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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Scientist (주간 영국판): 2019년 08월 24일 - 영어, 매주 발행
New Scientist / 2019년 9월
평점 :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2019.08.31호는 외계인의 있는지를 다루는 특집기사를 싣고 있다. 보통 외계인이라 부르는 지적인 외계 생명체가 우주에 얼마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많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정확한 답을 모른다. 똑똑하기로 정평이 났고, ‘대충 정확히’ 계산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우주에 외계인이 정말 있다면 우주의 나이와 과학이 발전하는 정도를 고려할 때 그들은 이미 우리 옆에 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계인이 우리 옆에 없는 것을 보면 우주에 외계인은 없다는 것이다. 과연 외계인은 없을까.
여기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고민하여 여러 대답을 내놨다. 첫 번째는 이미 그들은 우리 주위에 있지만 정부 등에서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음모론자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 언급되는 이유는 그들이 존재를 숨기고 우리를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종의 국립공원 내 보호종이라는 말이다. 세 번째는 과학문명이 발전해도 우리와 교신, 또는 우리를 찾아올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위의 주장이 모두 틀리고 페르미가 맞다면 정말 우주에는 우리 밖에 없는 것일까?
일찍이 1961년 미국의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는 이 문제를 좀 더 정확히 알아보고자 다음의 방정식을 고안했다. 보통 ‘드레이크 방정식’이라고 불리는 이 식은 다음과 같다.
N = R* x fp x ne x fl x fi x fc x L
N: 우리가 알고자 하는, 우주 통신이 가능한 문명의 숫자
R*: 별의 생성률
fp: 행성을 가지고 있는 별의 비율
ne: 이러한 별이 가지고 있는, 생명이 거주 가능한 행성의 숫자
fl: 이러한 행성에서 생명이 발생하는 비율
fi: 발생한 생명이 지적인 생명일 비율
fc: 지적인 생명이 우주 통신을 할 수 있는 문명일 비율
L: 이러한 문명의 수명
문제는 우리 지식의 한계로 아직 위의 각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값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위의 N 값은 1에서 40억까지 변한다! N이 1이라는 것은 이 우주에 과학기술이 충분히 발달한 문명이 우리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위의 식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고도의 과학문명이 지속하는 수명 L이다. 우리 밖에 예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따라가게 될까. 문명이 끝나게 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외계로부터 날아온 커다란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공룡과 같은 운명을 우리 문명이 맞게 될 수 있다. 또는 핵전쟁으로 우리 스스로 문명의 멸망을 자초할 수도 있다. 요새 많이 언급되는 가능성은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이다. 1880년 이후 약 섭씨 1도의 지구 온도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연구자들은 말한다. 문제는 요즘의 자원 사용 추세로 볼 때 이 경향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지구 온난화의 여러 징후들을 뉴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고 있으며 여름과 겨울의 극심한 기후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기후 협약 등을 통해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해도 국가간 이익 충돌로 인해 제대로 실행이 안 되고 있다는 것도 안다. <뉴사이언티스트> 이번 호에서도 아마존에서의 화재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p. 5), 아마존을 개발할 생각에 인위적으로 보이는 화재를 브라질 정부는 방관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모든 것 뒤에는 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있다. 선진국 사람들이 잘 살기 위해 브라질 사람들은 못살아도 되는 것인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선진국이 되고자 열망하는데, 선진국은 정말 인류의 모범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지구는 유한하다. 지구의 공간, 자원, 쾌적한 기후와 자연환경 모두 유한하다. 이제 인류는 이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됐다. 과연 지구를 이웃, 또는 다른 나라 사람들, 또는 다른 종과 합리적으로 나누어 쓸 수 있을까. 인류는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면 결국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생각이 든다. 지구 온난화 문제만 봐도, 계속 올라가는 온도를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제한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이 지구가 우리가 살 수 있는 지구가 아닌 순간이 올 것이다. 인류는 안일하게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의 온도 상승 후에는 더 이상 지구가 회복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가 올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이러한 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내버려 둘 것인가.
얼마 전 라디오 뉴스에서 우리의 합계출산율이 0명대(0.98명)로 떨어진 것에 대해 어느 인구학자와 한 인터뷰를 들었다. 우리는 정부에서 출산장려금을 포함한 막대한 돈을 써도 왜 여전히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지 안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애 낳아서 교육시키려면 한숨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 말씀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이 이 문제를 ‘인구 밀도’라는 지표로 설명한 것이다. 먹고 살기의 어려움이라는 막연함을 인구 밀도란 지표를 가지고 설명하면서, 인구 밀도가 높으면 식물이든 동물이든 다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얘기를 듣고 무릎을 쳤다. 이런 것이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문제를 파악하면 대책은 인구 밀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된다. 다들 수도권에만 모여 살려고 하니 수도권의 인구가 과밀하다. 인구대책이 단순한 출산장려금 지급만이 아니라 균형 발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과학만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까. 우리 욕망은 어떻게 제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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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 Scientist> 2019.08.31호가 알라딘에서 상품검색이 안 된다. 그래서 그 직전 최신호를 골랐다. [
이제 검색된다(09.25). 링크는 여기를 클릭]
** 사실 위에서 언급한 <뉴사이언티스트> 특집기사의 초점은 최근 발전한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내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는 것이다. 위의 글은 그냥 변죽만 울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