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1].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함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는 더 이상 히틀러의 야욕을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체코 병합도 커다란 문제였지만 그 이후의 폴란드 침공까지 용인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독일의 폴란드 침공과 그 이후의 유대인 탄압, 그리고 전쟁 당시 폴란드의 상황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에 잘 묘사되어 있다. 음악과 전쟁 당시의 극한 상황이 잘 어우러져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화이다. 















그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전쟁은 이듬해인 1940년 5월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함으로써 다시 불을 뿜었다. 여기서, 이른바 전격전blitzkrieg의 전설이 탄생했다. 기갑 부대와 이를 지원하는 항공 세력을 결합한 새로운 전술 앞에 프랑스 군은 추풍 낙엽으로 밀리게 되고, 단 6주만에 결국 굴욕적인 강화-사실상의 항복-을 하게 된다. 전격전을 실행한 전차전의 선구자로 보통 언급되는 독일 장군이 하인츠 구데리안이다. 구데리안의 회고록은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출간됐다. 
















프랑스를 돕기 위해 대륙으로 왔던 영국 원정군은 패퇴하여 덩케르크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다. 이 당시의 상황을 그린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The Epic of Dunkirk>라는 책이 <덩케르크>라는 이름을 달고 번역되어 있다. 항복한 프랑스는, 눈 먼 소녀와 점령군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All the Light We Cannot See>라는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된다[3].
















프랑스를 차지한 히틀러가, 이제 눈에 가시인 영국을 겁박하여 무력화시키려고 벌인 싸움이 바로 영국 전투이다. 영국 전투는 1940년 7월 독일 공군이 영국 선박과 항구를 공격함으로써 시작되어 10월 말까지 대략 4개월 동안 벌어졌다. 


영국은 섬나라이므로 침략하려면 배를 타고 가야 한다. 하지만 영국은 전통적인 해양 강국이어서 해군이 매우 강력했으나 독일은 해군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수상함은 비교가 되지 않았고 단지 '유보트U-boat'라 불리던 잠수함들이 미국으로부터 물자를 싣고 오던 수송선을 공격하여 영국의 숨통을 죄고 있었다. 전쟁의 진행에 따른 유보트의 공격 상황은 당시 잠수함 함장의 하나인 헤르베르트 베르너의 회고록 <강철의 관Iron Coffins>에 잘 나와 있다[2]. 
















유보트 관련해서는 유보트의 무선통신사였던 볼프강 히르쉬펠트가 쓴 회고록 <유보트 비밀일기>도 있으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볼프강 페테젠 감독의 영화 <특전 유보트Das Boot>도 있다.
















결국 영국 침공을 위해서는 제공권의 장악이 필수적이었는데, 이를 위해 히틀러는 영국 공군을 무력화시키라고 독일 공군에게 명령한다. 영국 전투는 오직 하늘에서만 벌어졌으므로 영국 항공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폭격으로 인해 지상의 군인과 민간인들도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1,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로는 켄 폴릿의 Century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의 2편 <세계의 겨울>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영국 항공전 당시의 상황이 일부 묘사된다. 

















제공권 장악을 위해 영국 공군을 굴복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였지만, 독일 공군은 결국 이에 성공하지 못한다. 지상군 간의 싸움은 아니었지만, 불패의 독일군 신화는 사실상 이때 깨졌으며, 처칠은 다음과 같은 말로 영국 공군 조종사들의 희생과 노고를 치하했다. 


Never in the field of human conflict was so much owed by so many to so few. 

인류의 분쟁에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렇게 적은 이들에게 그렇게 많이 빚진 적은 결코 없었다.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끈 처칠의 전기로는, 짧지만 좋은 평을 받는 폴 존슨의 책이 있다. 
















처칠이 얘기했던 few, 즉 영국 공군의 조종사들은 희생과 용기와 불굴의 의지로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이 영국 전투에 대한 책은 영미권에서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그 중 평이 괜찮은 몇 권을 다음에 리스트 한다.
























국내에서는 <With Wings Like Eagles>라는 책이 <영국 전투>로 번역되어 나온 바 있다. 


영국 전투는 항공기 간의 싸움이었으며 그 주역은 전투기였다. 당시 영국 공군에는 스핏파이어라는 걸출한 전투기가, 독일 공군에는 메서슈미트 Bf 109라는 이에 필적할 만한 전투기가 있었다. 이 둘을 비교하는 다음과 같은 책도 있다. 















영국 전투를 그린 영화도 있다. 그 중 2개를 다음에 리스트한다.
















영국 전투를 기념하는 다음과 같은 다이캐스트 모델(1/72 스케일)도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영국 공군의 수퍼마린 스핏파이어 Mk I 전투기, 독일 공군의 하인켈 HE 111H-3 폭격기, 메서슈미트 Bf 109E 전투기이다. 


https://www.flyingmule.com/products/CG-AA99127


한 마디로 엄청 사랑 받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 결론되시겠다. ㅎㅎ 태평양 전선에서 항공기가 핵심 역할을 하여 추축군을 처음으로 패퇴시킨 전투가 미드웨이 해전이라면, 유럽 전선에서는 영국 항공전이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미드웨이 해전에서 항공기를 사용한 교전은 단 하루만에 끝났지만, 영국 항공전은 석 달 이상 계속됐다는 차이가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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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언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는지에도 역사가에 따라 의견이 갈라지기도 한다. 보통 1939년 9월 1일에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포고 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고 보는 편이다. 

[2] 이 책은 전과에 대한 과장이 많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연합군의 대잠 전술이 발전함에 따라, 행복한 '사냥꾼'이던 잠수함이 어떻게 '사냥감'으로 전락하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이 책은 2014년 5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130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결국 2015년 퓰리처 상 소설 부문 수상작이 됐다. 국내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라는 제목으로 1,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됐는데, 번역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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