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푸르른 5월입니다.

가정의 달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바람도 향긋하고 햇살도 향긋한 5월입니다.

일주일의 전쟁터 같은 직장 생활을 잠시 쉬는 주말의 느긋한 시간을 샘터 5월호와 보냅니다.


'이달에 만난 사람'코너에서 꽃보다 할배에 나온 구야형 '신구'님을 인터뷰로 만나봅니다.

늘 묵묵히 자식들의 뒤에서 한결같은 웃음으로 자식을 응원해줄 만한 분이라는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분입니다. 엄격한 아버지보다는 자식의 길을 따뜻한 미소로 응원해주는 그런 모습이지요.

마침 대학생인 아들녀석이 이런저런 이유로 제 속을 많이 긁어놓는 요즘입니다.

일에 치대기도 하지만 커가는 아들이 왜 저렇게 변하나...라는 생각에 참 속상한 날이 많습니다.


'신구'님의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부모 역할은 자식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적성을 찾아주는 정도에 머물러야 해. 그런데 부모가 원하는 대로만 살기를 강요하다 보니 서른, 마흔이 다 돼서야 뒤늦게 자기가 원하는 삶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자식 입장에서는 그게 얼마나 불행하고 억울한 일인가 말이야. 나도 그런 부모는 아니었나 몰라"

이 말 한마디에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부모보다는 조금 더 많은 세상을 알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채찍질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아들에게 강요하는 것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문장을 남편에게도 보냈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아들이란 대화 아닌 대화를 했던 남편도 저와 같은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래서 샘터가 좋습니다.

그냥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샘터가 좋습니다.


샘터 5월 호의 특집은 "너는 사춘기냐? 나는 갱년기다!"입니다.

맞습니다. 갱년기에 들어섰습니다. 몸과 마음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이 벌써 오겠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떡~허니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딸아이도 사춘기입니다.

참. 볼만합니다.

시어머니랑 같이 사는 입장이라 말 그대로 내 성질대로 못하고 삽니다.

같이 사는 것도 싫고, 다른 아들들이 있는데 맏이라는 굴레 때문에 왜 내가 책임져야 하냐라는 생각에 서글프기만 합니다.

다른 시어머니들처럼 말이 고운 양반도 아닙니다. 젊어서는 감히 대꾸도 안 하던 그 모든 것이 이젠 툭~!! 입 밖으로 나옵니다.

네네,, 갱년기 맞습니다.

난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아직까지 내 어깨를 누르는 짐은 짐이다 못해 바위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나마 남편이 갱년기라는 것을 잘 알고, 저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터라 주말마다 멀리 드라이브도 하고 간단하지만 둘이서 오붓하게 저녁을 먹고 오는 일을 자주 만듭니다.

무뚝뚝한 남자이기 때문에 고맙다는 말은 안 하고 있지만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것이 고마워서 하는 것이겠지요??

나의 갱년기는 지금 이렇게 보내고 있다... 고 하고 싶습니다.


샘터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펼쳤을 때 내 마음에 와 닿은 주제는 딱 그거뿐입니다. 이번 5월호에서 나의 눈을 이끈 단어가 '부모'와 '갱년기'이네요.

물론 시간이 지나서 다시 5월호를 펼쳐본다면 그때는 행복일기나 이등병의 편지가 눈에 들어오겠지요.


샘터는 이런 책입니다.

편하게 가볍게 읽지만, 마음속의 이야기를 풀어주는, 또는 이웃 간의 수다와 같은 그런 책이지요.

아들녀석 때문에, 더구나 갱년기의 심적 변화 때문에 잠시 힘든 요즘... 샘터 덕택에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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