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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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해가 바뀔 때 대청소를 하게 됩니다.

집을 깨끗하게 하려고 시작한 청소지만, 이내 질려서 지치게 됩니다.

청소를 하기 위해 물건을 정리하는 단계부터 지치게 되죠. 이런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산뜻한 책을 받았습니다.


'미니멀 라이프'

단순하고, 심플한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더군요.

저야 처음 접하는 라이프 스타일이지만 벌써 이 미니멀 라이프를 충족하는 이들이 많은가 봅니다.

보통은 살면서 내가 좋아서 구입하는 물건이던, 모으는 물건이던 보관을 하게 됩니만 시간이 지날수록 추억과 손때묻은 정감을 나타낸다는 한계점을 지나서 점점 나에게 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건이든, 정보든, 또는 추억과 관련된 그 무엇이든간에 말이죠.


제게 심플한 생활이란 물건을 전부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건,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물건들을 집 안 곳곳에 조금씩 놓아두는 데서 오는 만족감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사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란 건 사실 뜻밖에 그리 많지 않아요. 가령 요리할 때 볼이 없으면 큰 사발을 대신 사용해도 되고, 가전제품의 사용설명서도 필요할 때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면 그만이거든요." -22

삶은 심플하게 살아보자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넘쳐나는 주변의 물건 때문에 심플은커녕 오히려 물건에 짓눌려사는 삶이 되었음을 한 번쯤은 느껴보게 됩니다.

물건이라는 것이 참 묘해서 내 손으로 구입하고, 내가 가꾸게 되는 모든 것에는 기억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정리한다는 의미는 기억을 버린다는 생각과 엇비슷하기도 하죠.

그래서 괜한 서운함, 아쉬움에 작은 물건도 더 보관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겟습니다.


정리의 시작은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다 -96

그러나 내 주변이 복잡하고 정리가 안되진다면 바쁘게 살지만 산뜻함보다는 무겁고 지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를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에 더 공감하게 되는데요. 이 책은 내 주변의 넘쳐나는 물건을 과감하게 정리함으로써 심플하게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에서 이 책을 만들었는데요,  ‘물건을 줄이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에서는 주부, 직장인, 작가등 여러 방면에서 각각의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고 있는 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개된 이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공간을 들여다보면서 독자들은 우리가 얼마나 물건에 치대고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삶 자체가 복잡해지고 있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들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차고 넘치는 물건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구석구석 쌓아놓고, 중복되는 물건을 가지고 있고, 정리를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이는 생활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과감하게 아끼던 물건을 정리하고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게 되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심플한 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단을 해야하는지, 어떤것부터 정리를 해야하는지 나름의 계획도 세워보게 합니다.


물론 내가 가진 물건을 정리한다. 참 어렵고 큰 고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손때가 묻는 물건, 애착을 주는 물건을 버리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에 소개된 이들 역시 이 점이 가장 힘들고 강한 결단력이 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자면 방을 치우려고 매일매일 전쟁 같은 청소를 하기보다는 방을 치울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죠.


어지럽혀진 방을 정리하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은 방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 즉 '불필요한 물건을 갖지 않는'것이야말로 방을 깨끗하게 하는 본질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31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통해서 나의 신분이나 지위, 또는 경제력을 보이고 싶어 하는,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물론 어렵게 사는 것보다는 여유 있고 즐길만한 위치와 생활환경을 가지면 좋습니다만. 신분이 높아진다고 더 많이 행복하거나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품 가방을 하나 장만해본들, 그 가방에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을까 떠받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마음에 드는데, 더불어 가격까지 괜찮다고 해서 그때의 기분으로 예쁜 옷을 삽니다만, 과연 그 옷을 얼마나 입을까요? 한 계절이 지나고 다음 해 유행이 달라지면 그 옷은 옷장 어느 구석에 처박혀있는지도 가물가물할 때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오늘날의 사회는 이런 기호성만을 보고 있죠. 하지만 저는 그런 기호 따위에 얽매인 생활은 싫습니다. 그보다는 더 자유롭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왜 모두들 신분을 높이려고만 하는 걸까요? 전 즐겁게 살 수 있다면 그런 것쯤은 낮아도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신분이 높고 남들 보기에 성공했다고 해서 행복하거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갖고 있는 물건으로 나의 가치를 과시하는 대신 물건이 없어도 자신과 자신의 생활을 긍정할 수 있다면 그걸로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물건이 없는 이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73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에 삽입된 미니멀리스트들의 공간을 보게 됩니다. 단순하다 못해 휑한 느낌이 처음에는 당황스럽습니다.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읽어보자면 아주 기본적인 몇 개만으로도 의식주가 충분히 해결됩니다. 가지고 있는 의식주도 넘쳐납니다만, 이 의식주를 정리하기 위해 괜한 시간도 낭비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먹고살기 위해서 준비한 물건들이 오히려 먹고사는 것에 불필요한 시간을 쓰게 한다는 것이죠.


덜 사용하는 물건을 분류하는 것, 과감하게 버리는 것, 다른 방법으로 보관하는 것. 중복되는 것을 버리는 것, 수납 정리는 제대로 하는 것 등등.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에서는 아주 심플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게 됩니다.


이번 주말에는 버리지도 못하고 입지도 않는 이매 한 옷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려고 합니다. 싼 맛에 잔뜩 샀던 옷들부터 시작해서 나이에 맞지 않게 화려한 옷들, 타이트한 옷들부터 과감하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추억이라고 보관했던 유치원 때의 그림이라던가, 학습 파일도 사진으로 남겨놓고 과감하게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동안 내 것이라고 열심히 쌓아두었던 책도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 정리를 해봐야겠습니다.

복잡하게 살 수밖에 없는 요즘이라면 내 주변부터 과감한 정리를 하고 아주 심플한 생각으로 봄을 맞이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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