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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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물오름달..

봄을 시작하는 3월의 우리말입니다.

뫼(산)과 들에 물 오르는 달이라는 뜻입니다.


어김없이 다가온 꽃샘추위지만, 그 속에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어릴적에는 잘 몰랐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봄의 향기를 물씬 느낍니다.

쌀쌀하지만 가슴이 시원해지는, 매캐한 먼지향보다는 시원한 향이 느껴지는 그런 느낌말이죠.


어김없이 샘터 3월호와 함께 합니다.

발행인 김성구님의 글에 공감을 합니다. '후회 없는 삶'이란 제목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요.

후회되는 삶이란 고마운 마음이 없는 삶이고, 반대로 후회 없는 삶이란 매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사는 삶이 아닐까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합니다.

나의 경우에도 완전히 후회하는 삶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후회 안 하는 삶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그 시간, 그 상황에서의 나의 삶은 최선이었다고 늘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과거의 그 시간에 조금 후회스럽더라도 당시에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했음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봄이 시작됩니다.

지난겨울까지 어쩌면 후회되는 결론을 내렸던 적도 분명 있을 겁니다만, 그만큼의 후회스러움을 지금 시작하는 봄에는 안 하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이 매 계절마다 생각하게 되고, 바뀌게 될지도 모르지만, 삶이라는 것이 이런 반복 속에서 점점 더 다져지는 것 아닐까라고 스스로 위안을 주면서 말이죠.


<이달에 만난 사람>에서 김정운 교수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열띤 강의를 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안 보인다 싶었더니 4년간을 일본에서 혼자 지내고 왔다고 합니다.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혼자서 4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사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내 삶에서 하고 싶은 일을 슬그머니 미뤄놓을 때가 많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인정받는 자리를 얻어내기 위해서, 그리고 남들보다 더 근사하게 보이기 위해서 우리는 간혹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모른척할 때가 있습니다.


김정운 교수가 하는 말이 남습니다.

"물론 사람이 어떻게 내켜서 하는 일만 하겠어요. 그러나 마음이라도 내켜서 하는 일을 한다는 태도를 취해야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거라는 말이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모험을 한 번도 안 하면 평생 그렇게 남의 돈이나 따 먹다가 가는 겁니다."

참 시원한 일갈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돈이나 따먹는 구질한 인생을 살지 말아야 하죠. 물론 지금의 행색은 그렇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나의 인생의 주인이 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때가 올 테니까 말입니다.


봄의 소식지에는 훈훈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가난한 삶이지만 그것을 당당하게 이해하고 살아가는 한 가족, 특히 아들의 이야기도 눈물이 나지만 그것은 참 고마운 마음, 기특한 마음에 흘리게 됩니다. 몇 번의 암 투병에도 사랑을 져버리지 않았던 멋진 남자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고, 나이 들어 뭔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엄마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딸의 이야기도 고맙기만 합니다.

부활의 리더 김태원의 이야기도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저 노래만 하고, 과거에 사고를 쳤던(^^;;) 기억만 있었다면, TV에서 보여주던 또 다른 모습에 어쩌면 평범하지 않으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가장의 모습, 아빠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서 친근하게도 느껴집니다. 물론 부활의 노래를 엄청 많이 따라불렀던 기억도 함께 떠올리면서 말이죠.


특집의 주제가 <처음 그 느낌처럼>입니다.

아마도 삶이라는 것은 매번, 매 순간 처음이고, 그 느낌은 전혀 잊히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일지는 몰라도 매월 만나게 되는 샘터이지만, 읽을 때마다 다른 이야기가 보이고, 다른 느낌을 떠올리게 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중요한 몇 가지 업무를 끝내고 잠시 머리를 식히는 와중에 샘터를 읽게 됩니다.

아마도 현 상황에서 내가 지금 이렇게 일을 하고 있지만, 그리고 나도 모르게 지쳐있었겠지만, 샘터의 이웃 이야기를 읽으면서 삶은 그래도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는 후회했겠지만, 오늘은 그 후회를 바탕으로 조금 더 발전된 나를 보게 되니까요.

샘터가 그런 느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꽃샘추위를 뿌리는 이 3월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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