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 어떤 과목 시간이 지루하게 지나갔나.. 생각을 해본다면 대부분 '지리'를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지리 과목에 대해 들여다본다면 무척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외울 것이 많았던(예를 들어 지역적 기후라던지, 특산품이라던지 지형의 발달 등등을 열심히 외웠었죠) 것만 기억하게 되지만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볼 때 문화지리학이라던가 인문지리학까지 아울러 볼 수 있습니다.


간혹 읽게 되는 여행서를 보면 지역의 관광을 알려주는 여행서도 있지만, 문화를 따라서 움직이는 로드 북이라던가, 문학적 의미를 둔다거나 힐링을 위한 감성적인 여행서적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틀어 문화지리학이라 일컬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샘터의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여섯 번째 이야기로 나온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이 책이 문화지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이라는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지리를 통해서 인생과 운명 또는 상상력을 동원한 멋진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않을까 짐작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문화지리학자입니다.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음식, 패션, 관광, 스포츠, 현대미술, 후각의 세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에 등장하는 지리적 상상력은 의외로 상당히 평범한 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시리즈로 일약 유명한 작자의 대열에 자리 잡은 조앤 K. 롤링의 이야기를 볼까요? 그녀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카페에서 글쓰기 작업을 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요. 그녀가 작가를 꿈꾸면서 런던에서 생활을 하지만 높은 물가는 결코 쉽지 않죠. 그래서 그녀는 포르투갈로 갑니다. 저렴한 생활비도 괜찮은 여건이었지만 어머니와의 갈등을 피할 수 있어서도 좋았고 그곳에서 영어 교사를 직업으로 일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지만 이후에는 아주 극도로 포르투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싫어할 정도의 결과를 낳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세계 사람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해리포터'의 무대가 포르투갈의 여러 곳과 비슷하다는 것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환경연구가이자 침팬지 연구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남들은 위험하고 척박하다고 멀리하는 아프리카의 대륙에서 그것도 침팬지의 영역에서 그녀가 이루어내는 기적은 많은 소식통을 통해서 알게 되는데요.. 이처럼 남들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무심히 보내는 공간과 지리적 배경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스며드느냐에 따라 큰 결과를 내게 됩니다.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프란치스코 교황, 버락 오바마 마윈, 안젤리나 졸리, 김수미, 김연아, 강수지. 무라카미 하루키 등등 각각의 분야에서 가장 전문인으로 각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이 살았던 상황의 이야기도 있겠지만 그들이 머물렀던 곳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느끼는가를 주목하면서 일독하면 좋겠습니다.


"나에게는 온통 불리한 조건뿐입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답답합니다"라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어떻게 말할까요?

"행복을 느끼는 장소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을세요.."라고 말이죠.


사실 요즘 세대들은 나만의 공간이 없습니다. 한 곳만 바라보고 살아가게끔 기성세대가 그렇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할 공간이 없습니다.

제대로 쉼을 누릴 줄도 모르고, 제대로 놀 줄도 모릅니다. 준비도 안된 상태에 세상의 전쟁터 같은 소굴로 밀어붙이기만 하죠.

그래서 희망도 없다고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희망이 없다고 다음 세대를 탓하기 전에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는 무엇을 원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틈을 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한 곳의 길만 따라가라고 등을 떠밀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를 읽으면서 세상에는 수많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고집하던 것에서 시선을 조금 돌려볼까 합니다.

저 역시도 기성세대처럼 변하는 세대라 큰 모험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다음 세대에게 길을 가르쳐주면서 저도 조금은 변화를 가져보는, 시선의 변화를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