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무기다 - 소리 없이 강한 사람들
다카시마 미사토 지음, 정혜지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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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쏟아지는 자기 계발서는 현대인의 필독서가 되었다.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습득하고 그 속에서 경쟁을 해 나가야 하는 현실에서 자기 계발서의 필독은 당연한 순서가 되어버렸고, 이런 자기 계발서를 통해서 가장 빨리 얻고 싶은 것이 사회에 맞는, 조직에 잘 적응하는 나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좀 더 빠른 처세술을 익히는 것이라던지,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조직 사회에 적응을 하는 법이라던지 등의 결론을 앞세우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절대적으로 변화시켜야만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 많다.

 

물론 내가 변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성공의 순서가 내 손에 쥐어지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나를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성격상 내성적인, 이를테면 낯을 가리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바꾸라는 것이 상당한 부담적 요인이 되는데, 그 부담을 안고 나를 변화 시키느냐, 아니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업그레이드하느냐의 갈등이 시작된다.

 

이런 성격을 내성적이라는 표현도 쓰겠지만, 낯가림이라는 표현도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낯가림이란 말은 아이들에게만 쓰는 표현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들과의 교류에 있어서 아주 적극적이고 활달한 이들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압도적인 사람들 이외에는 서로 어색한 것은 당연하고, 설사 그 자리가 상당히 중요한 장소이라 해도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서 그 자리가 무척 호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혼자서 살아간다면야 내성적이든, 낯가림이 심하든 상관이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수많은 성격의 수많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 속에서 어떻게든 적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낯가림에 대한 파악은 분명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은 모든 사람들과 얽힐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존재를 부각해야 하는 일도 필수이기 때문이다.

 

<낯가림이 무기다>

이제까지 낯가림이 있다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기 참 힘든 성격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낯가림을 극복하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도 물론 많다. 스피치 스터디를 한다던가, 모의 면접을 통한 훈련을 한다던가의 방법들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닐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낯가림이라는 성격을 무조건 낯가림을 고치려고만 했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것은 나의 무기로 삼는다는 것. 이 점이 참 신선하고 획기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낯가림이 무기다>의 저자 다카시마 미사토는 인기 있는 세미나 강사라고 한다. 1000명 규모의 세미나를 아주 잘 이끄는, 그리고 승승장구하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만으로 보면 저자는 상당히 활달하고 자기표현이 강한, 말하자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사람으로 연상이 되지만, 의외로 저자 역시 상당히 낯가림이 심한 성격을 가졌다고 한다.

 

이런 저자가 <낯가림이 무기다>라는 책에서 하는 한마디가 있다.

나의 낯가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

그리고 그것을 나만의 무기로 만들 것.

 

쉽게 말하자면 나의 약점이라고 여기는 부분을 잘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써먹자는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나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외부로부터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면 내부에서 인정을 하고 그 자체로 타인과의 소통을 해석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낯가림이란 성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약점이라는 것의 그 너머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낯을 가리는 사람은 동물이라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계심이 보통 수준보다 강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상대에게 무모하기 접근하지 않는 신중함이 있습니다. -p21

 

낯을 가리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단다. 그리고 사람들을 관찰하는 신중함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경청과 관찰은 사람을 꿰뚫어보는 기본이 된다. 사람을 제대로 본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그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여러 가지 표현으로 말하고 있는 것의 요점 아닐까?

사람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저런 방면으로 끝없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자기 계발서를 탐독하는 있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낯가림이 무기다>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임을 알 수 있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언변을 가지면 좋겠지요. 하지만 어느 조직에서든, 어느 무리에서든 언변이 뛰어나고 좌중을 휘어잡는 사람은 한두 명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결코 나의 미래에 도움을 준다는 보장도 없다. 물론 그들이 하는 방식을 내가 한다고 해서 똑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 역시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이다.

사람을 제대로 꿰뚫어보는 일. 이것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낯가림이 무기다>는 낯을 가리는 사람들이 세상을 접하는 처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일, 그리고 진정성으로 상대를 대하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억지로 말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낯가림이 덜 한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처세의 팁을 전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출간되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고 나서도 도무지 나에게 적용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독자에게 <낯가림이 무기다>를 권한다.

거창한 방법이 아닌 내가 납득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처세술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도 <낯가림이 무기다>를 통해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낯가림이 무기다>라는 책이 쉽게 표현이 되었고, 당장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빨리빨리 진행되는 사회의 룰 속에서 자신의 낯가림으로 자칫 주춤했던 독자들이 있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빠르게 움직이는 다른 이보다 충분히 신중하고, 충분히 남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임을 스스로 자각하면 된다.

조용한 성품이지만 결코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혹시 낯가림을 자신의 장점으로 습득한 사람 아닐까?

 

그만큼 자신에 대해 안다는 것이 정말 큰 무기가 되고,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낯가림이 무기다>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된다.

낯가림이 심한 저자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한다. 낯가림이 심한 번역자도 자신의 경험담을 떠올리면서 좋은 책을 번역하고 이름을 남긴다.

부족한 듯 보이지만 꽉 찬 느낌... 이것이 바로 당신의 낯가림 속에서 충분히 발견하고 나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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