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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날씨가 점점 더워집니다. 당연히 여름을 맞이하는데도 갑작스러운 더위에 지치는 날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요즘 잠시 일을 쉬고 있는 터라 시간적 여유가 많은데요..
쫓기듯 읽던 책을 조금은 여유롭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6월의 시작과 함께 읽게 된 책이 작은 행복과 넉넉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샘터>를 읽습니다.
<샘터 2015. 06>의 특집 주제는 '자기만의 방'입니다.
어릴 적 나만의 방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햇빛이 환하게 창으로 들어오던 내 방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가장 좋은 기억은 집 뒤편에 나지막한 산이 있어서 산책길이 있었지요(지금은 둘레길로 재정비되었더라고요..) 그 산에서 퍼져 나오는 라일락 향이 떠오릅니다.
사춘기의 여고 때는 밤을 꼬박 새면서 라디오도 듣고, 손편지도 쓰던 기억이 참 많습니다. 때론 시험기간에 어슴푸레 밝아오던 새벽의 빛이 떠오르네요..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어렵게 공부를 해서 글을 쓰는 작가로 다시 태어난 글쓴이는 시골 외양간을 1년 넘게 손수 고쳐 자기만의 집필실로 꾸몄다고 합니다. 또 어떤 지역 아동센터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방법으로 재활용 박스를 이용해서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그 속에서 느끼는 안락함과, 이어지는 아이들의 교류에 대해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뿐인가요? 살림에, 가족 뒷바라지에 나란 존재를 잊게 되는 우리 주부님들이 자신만의 공간, 자기만의 방이라는 이야기는 동네 도서관도 말하고, 때론 차 속에서 느끼는 안락함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월간 샘터를 읽을 때마다 얻게 되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웃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듣는 재미가 있지요.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조금 더 속을 들여다보면 나의 이야기, 내 가족의 이야기처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이런 공감되는 기분도 힐링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힐링이라고 하니까 샘터 6월호에도 그런 이야깃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바다를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인데요..
영화 <봄날은 간다>의 장소로 유명한 강원도 삼척과 통영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이야기입니다.
소개된 두 곳 모두 남편과 갔던 지역이라 좀 더 반갑게 여겨집니다.
넓은 바다도 떠오르고, 시원하게 먹었던 물회도 떠오르고, 혼잡한 것을 싫어해서 일부러 비수기 때 찾아가서 얻게 되는 여유로움도 떠오릅니다.
그리 바쁘게 살 일도 없는데, 도시에서 나도 모르게 바쁘게 살아가면서 머릿속이 복잡하다를 느끼고 있는 독자라면 주말에 잠시 달려가서 넓은 바다를 보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여럿이 뭉쳐서 다니는 여행도 좋겠지만, 이번에 소개된 장소는 부부끼리, 연인끼리 슬쩍 조용히 다녀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샘터에서 늘 눈여겨서 꼼꼼하게 읽는 코너가 있습니다.
<참살이 마음공부>라는 코너이죠.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그리고 들여다보게 하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수많은 일상의 번뇌 속에서 나를 비우고, 욕심 버리기를 진행 중으로 해야 함을 늘 깨치게 합니다.
이번에 소개된 사례자의 사연을 들으면서 사례자의 마음도 이해를 하지만, 나의 가장 단점, 또는 약점을 내가 인정한다는 것(정말 어려운 일이지요..)은 어렵지만 분명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사연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단점을 제대로 보고 있을까? 또는 인정하고 있을까라면 서 되물어 봅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를 덜 받고, 나란 존재를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힘은 이 감정 다스리기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샘터에는 많은 이웃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항 24시에서는 결혼, 신혼부부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군인들의 이야기인 청춘 스케치도 있습니다.
이제 곧 군대를 갈 아들이 있는 부모가 되어보니 청춘스케치의 사연도 지난 이야기보다는 더 꼼꼼하게 읽게 되는군요..
이번 6월호에는 '2015 샘터상'의 가작을 받은 작품이 있습니다.
샘터를 말하면서 저는 늘 삶의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이번 가작을 받은 작품은 힘듦, 고통, 버거움이라는 삶의 무게를 스스로 깨친 글쓴이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간 그 용기와 실천에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글이란, 좋은 책이란 독자의 마음에 감동을 흠뻑 주는 것이겠지요.
이번 '2015 샘터상'의 수상작들을 읽으면서 참 많은 마음의 따뜻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웃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그리고 잔잔한 삶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서 이번 온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찬다는 누리달의 의미처럼 삶의 소리를 가득 채우는 샘터 가족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