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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 - 수업론 :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 ㅣ 아우름 5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5년 4월
평점 :
수업.
우리는 수업이란 단어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까?
새로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앎의 장소와 시간을 떠올릴 수도 있고, 때론 전혀 이해하지 못함에 힘들어했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수업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앎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밝혀나가는 성취감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많이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라는 제목만으로는 배움의 깊이에 대해 겸손해지는, 뭐 그런 이야기를 내심 기대하게 된다.
부제로 붙은 '수업론 :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라는 것 역시 무언가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거쳐가는, 거기에 보탬을 하자면 그 난관을 극복한 그 무엇, 행하는 사람의 자세, 마음가짐, 긍정, 성취감 등등의 여러 긍정적인 결론을 내심 먼저 내렸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기대적인 결론 때문에, 기대감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산만함이 거슬리는 편이다.
난해하다고 하기에는 가벼운, 무엇인가 무척 많은 것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지만, 귀에 담아지는 것이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
저자는 어릴 적 신체의 약함에 강함을 주기 위해(또는 변화를 주기 위해) 합기도를 시작했고, 상당히 오랜 수련기간을 가져왔다.
수련을 하면서 얻게 되는 명상적인 내용이라던지, 수련을 통해 깨닫게 되는 육체와 정신의 가다 듦 등을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많은 사례와 종교적인 느낌을 주는 글, 그리고 때론 과학적인 견해에 반하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디서부터 어떤 줄기를 잡고 읽어야 할 것인가... 독서 내내 그것이 궁금하다.
다행히도 책의 마무리에 저자는 책의 구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나마 이것이라도 없었다면 당최 무슨 내용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오히려 독자인 내가 물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합기도 전문지에 2년간 연재했던 내용과 불교계 잡지의 특집에 기고한 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신교 신앙과 무도 수입의 본질적인 관계에 대해 쓴 기고문에 쓴 것이라고 한다.
글쎄...
물론 저자가 직접 경험을 하거나 자신의 깊은 신앙심이나 주관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독자가 이 책을 선택하고, 그 독자에게 들려줄 말이 있을 때는 어느 정도의 정리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읽기 쉬운 책이 좋은 책이라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라는 책이 너무 광범위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저자가 말한 강한 정신, 건강한 신체 등등에 대한 이야기나 배움에 대한 자세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은 짚어볼 수 있지만, 작가의 표현처럼 생각이 들 때마다 다시 책을 펼쳐보라고 하지만 그렇게는 손이 안 가는 책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내용 중에 밑줄을 긋고 한 번쯤 기억할 만한 내용도 분명 있다.
하지만 독서를 즐기는 독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을 구구절절 늘어놓은 모습만으로 비친다.
꼼꼼하게 읽어보려고 했지만, 산만해져서 읽기 힘든 책..
이 책의 결론을 이렇게 내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