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봄의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표지가 눈에 띕니다.

샘터 4월 호의 표지는 벚꽃을 연상하게 하는데요....

낮 시간의 햇빛이 제법 따사롭게 느껴지는 주말에 샘터 4월호에 푹 빠져봅니다.

 

샘터가 벌써 마흔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1970년이라고 하니까 저보다 두 살이 어린 거네요. 간혹 관공서나 병원, 은행 등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 무심결에 펼쳐봤던 것이 샘터입니다.

짧은 글 속에서 느끼게 되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 다른 공감을 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4월호에는 제가 관심을 두었던 주제들이 많이 실렸습니다.

최근 나온 <자스민 어디로 가니?>라는 책의 주인공인 강아지 자스민을 주제로 샘터 에세이를 읽게 되었고요, 6.25의 격동 시대를 겪으면서 척박한 시대를 살아간 부모님들의 기록을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 무척 눈길을 끌었었지요. 그런데 영화의 흥행도 주목을 받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국제 시장의 실질적인 이야기는 화려함 뒤에 남는 씁쓸함을 남긴 뉴스를 봤었는데요. 이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부산을 소개하는 글도 글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던 국제시장의 꽃분이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어떤 마무리를 해야 하는지.. 좀 더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여고시절, 단어의 섬세함과 아련함,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시어로 유명한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무척 좋아했었지요. 수녀님은 사람과 종교에 대한 글을 시어로 남겼지만, 사춘기의 우리들은 그 글을 첫사랑의 비유에 참 많이 남발(?) 했었습니다. 그런데 수녀님의 글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수녀님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건재하셔서 좋은 글을 많이 들려주셨으면 하는 독자의 마음을 전해보고 싶네요.

 

4월 호의 행복일기에는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잘 들리지 않는 할아버지를 위해 미사 시간에 맨 앞자리에서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신부님의 미사를 수화로 전해 주는 노부부의 이야기와 그 노부부를 특이하게 바라보는 이도 없는 성당의 사람들과 그렇게 마음 편하게 미사를 전달하도록 해준 성당 신부님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스물셋 청년이 시작한 이동시기 카페의 이야기 역시 빡빡한 세상에서 자신의 향기를 열심히 일궈나간 이야기에도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가진 재산이 없이 사랑과 믿음으로 결혼식을 한 신혼부부와 이 부부의 앞날을 믿고 맡겨 준 양가의 부모님의 이야기는 앞으로 이런 일을 겪어내야 할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남겨줍니다.

 

이번 샘터의 이야기는 무척 행복합니다.

어제도 전쟁이고, 내일도 전쟁인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이자 직장인이자, 그리고 장년의 저로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무척 냉정하고 딱딱하고 빡빡하게 살아가곤 합니다.

세상에서 나를 지키려면 그렇게 변해야 한다는 것을 수긍하면서도 때론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읽게 될 때면 아직도 세상에는 따뜻함이 존재해야 함을 확인하게 됩니다.

물론 내일 또 이런 생각이 변할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다시 한번 따뜻함과 행복감을 충분히 생각하고 베풀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한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웃는 그런 행복을 남겨보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고 싶습니다.

 

작은 책자에서 따뜻함을 얻을 수 있음이 행복이겠지요? 기억하지 못 했던 삶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도 행복이겠지요?

오늘은 유난히 행복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좋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게 된다는 것... 내일부터 이것을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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