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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한동안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퍼지더니, 언제부터인가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웰빙으로 건강한 삶을 찾고 보니 인간의 수명은 더 길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이겠다. 그리고 '웰다잉'의 삶까지 준비하는 그런 시대에 살게 되었다.
고령화의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열심히 달려온 이들이 맞게 되는 노후는 더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이어야 하지만 다가오는 100세 시대는 생각보다 만만한 것은 아닌가 보다.
우리가 맞게 될 100세 시대를 미리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는 책은 2012년 후반부터 일 년 넘게 동아일보에서 연재되었던 '한혜경의 100세 시대'를 기반으로 한 내용이다. 많은 노년층의 생생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인터뷰하고 사례조사를 해서 모은 것이다.
솔직히 100세 시대라는 것은 아직 멀리만 느끼게 된다.
막연한 상상으로 그저 나이 들어서 힘없고, 자신의 몸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그런 노인의 모습만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 보태서 치매나 노환으로 냄새나고 지저분한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는 제목에서 나이가 들어서 품위 있는 모습을 잃어가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였느냐는 우스운 생각도 해본다.
황혼이혼, 늙은 부모에게 가해지는 자식들의 학대, 노노 간병, 능력을 무시하는 조기 은퇴, 노인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의 피해 등 이는 심심치 않게 들리는 뉴스거리이기도 하다.
그뿐인가, 갱년기를 마주하게 되는 남자와 여자의 변화라던가, 은퇴 후에 겪게 되는 부부간의 갈등, 편안한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손자들의 양육에 또다시 얽매이게 되는 현실과 부양을 꺼려하는 자녀들로 인해 날로 늘어가는 요양원의 필요성 등은 결코 노후의 쉽지 않은 삶에 대해 조금씩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노인들도 감정이 있고, 아픔을 느끼고, 부족함을 느끼는 존재이다. 우리의 부모여서 강하고,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지만, 홀로 된 노인도 사랑하고 싶고, 여자로 보이고 싶고, 때론 온 정성을 다해 키운 자식들에게 돌봄을 다시 받고 싶기도 하다.
100세 시대.
우리는 이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당장은 나와는 먼 미래라는 생각도 하겠지만, 내 옆에 있는 부모님을 바라보게 되면 결코 먼 사실은 아니다.
제목에서처럼 우리는 100세 시대를 품위 있게 맞이해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 웰빙을 찾고, 웰다잉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인생에 대해 준비를 하곤 한다.
그렇다면 내가 맞이하게 될 100세 시대를 감정적으로 풍요롭게, 그리고 더 활기차게 준비함도 중요할 것이다.
각박한 현실이 인간관계를 원망하기 전에, 공동체의 일상을 계획하는 것도 좋고, 삶의 여정을 위해 살았던 도심을 과감히 떠나 귀촌이나 귀농으로 다시 살아봄도 좋다.
은퇴로 인해 밀려났다는 좌절감보다는 은퇴로 인해 또 다른 출발을 시작할 수 있는 계획을 미리 세워보고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 몸과 정신이 힘들어짐을 받아들이고 표현을 함으로 나의 마음에 남아있을 우울감과 좌절을 없애야 한다.
수많은 노인을 두고 노인 문제라 치부하는 경향으로 흐르는 것도 사실이다.
사회 복지적인 측면에서 100세 시대를 개선함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무엇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온다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 내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것 아닐까 싶다.
나이 들었다고 혼자 지내는 고독보다는 서로 교류하는 번거로움을 택하고, 자식에게만 모든 정성을 다하는 가족 관계를 나를 위한, 노부부 자신을 위한 관계로 변화를 시켜보자. 80세의 나이에도 충분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보고,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어울리는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미래형 인생을 계획함도 좋겠다.
100세 시대란 오랜 옛날처럼 뒷방에서 냄새나 풍기는 그런 세대가 아님을 독자들은 짚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를 나의 부모님에게도 권했으면 좋겠다.
시간이란 흐르게 되어있고, 나이란 먹게 되어있다. 알고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큰 준비임을 이 책을 통해서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