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
밈 아이클러 리바스.크리스 가드너 지음, 이다희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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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장년이라는 단어 앞에 서 있다.

더구나 지금 나이 앞에 우울해지려 할 때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것은 다른 이들의 성공이 상대적으로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노력과 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를 살면서 누구는 성공 가도의 길로 달려가고, 누구는 늘 여전히 똑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한 생각일 들 때면 그동안의 삶에 대한 나의 달리기는 과연 방향을 제대로 잡고 달렸는지, 열심히 달렸는데 남들은 더 빠른 방법으로 날아갔는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좌절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혼자의 생각만으로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다.

"늦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면 너는 절대로 늦지 않았다. 너는 절대로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위안의 말을 듣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겪었던 인생과 나의 인생을 다르다는 생각에, 쉽게 말하자면 너와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에 좋은 말은 지겹게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2007년 윌 스미스가 친아들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행복을 찾아서"가 무척 호평을 받았었는데 그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 바로 이 책의 저자 크리스 가드너이다.

크리스 가드너는 삶 자체가 무척 고단한 사람이었다. 폭력적인 계부 밑에서 불우한 시절을 보낸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학비가 없어서 대학 진학은 포기하게 되고. 해군 제대 후에 의료기 세일즈맨으로 일하지만, 그도 신통치 않다. 게다가 부인과의 결혼 생활은 가난 때문에 행복하지도 않다.

그는 주식 중개인의 인턴으로 일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돈으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 결국, 아내는 떠나고 가난과 아들만 크리스에게 남겨진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가 없었던 어린 시절을 아이에게 대물려주기 싫어서 아이의 손을 절대로 놓지 않는다. 잠을 잘 곳이 없어 지하철역 공중화장실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잠을 자기도 하고. 공중화장실 세면대에서 아들을 목욕시키는 절박함도 겪는다. 쉼터에서 제공하는 수프로 겨우 끼니를 때우지만, 크리스에게는 가장 큰 장점인 자신을 믿는 것 그리고 성실함이 있었다.

 

길거리 노숙자에서 투자회사의 CEO로 유명한 크리스 가드너.

그가 살아왔던 그 처절했던 삶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까.

 

크리스 가드너는 결코 다른 사람들보다 비범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독보적이고 천재적인 그 무엇도 없었다.

단지 그가 절대놓치지 않고, 절대 양보하지 않은 것은 자신 속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 것과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본 것(이것에는 아픔과 상처도 포함했다) 그리고 인정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인 것...한 줄로 정리하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절대 늦지 않았다.

그의 생생한 경험담과 그와 함께 인생을 이야기했던 수많은 사람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라는 책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문제점이 있었고, 지금도 그 문제점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는 이도 있다. 물론 그 문제점 때문에 아픈 과거를 치유하지 못하고 가슴속 깊이 꼭꼭 숨겨두기도 한다. 어느 누가 나의 상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리는 도망치기 바쁘다.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는 이론을 알면서도 우리는 먼저 도망부터 친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시점, '현재'이다.

크리스 가드너는 '현재'라는 소중한 기회를 깨달아야 함을 언급한다. 물론 그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서 과거의 아픔과 기쁨 모두 디디고 걸어가야 함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 조직을 벗어날 수 없다. 학교든. 직장이든, 때로는 동호회든 모든 조직 사회를 겪으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모든 관계의 끝을 '성공'이라는 선물로 받고 싶어한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서 달인이 되고 싶어 하고, 나의 인생을 술술 이어가게끔 인생의 달인이 되고 싶어한다.

우리가 이렇게 바라고 있는 것이 욕심일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에서는 절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잊고 있던 나만의 고유한 42가지의 방법을 다시 깨우치는 TIP을 주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나이가 들어서 늙어간다고, 세상이 내가 따라가기 버겁게 변했다고 후회하고 포기하기 이전에 이 책이 말하는 42가지의 나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물론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그대로 실천하기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 모든 것이 나를 제대로 알고, 나를 제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스스로 그것을 실행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또는 가슴에 와 닿는 화끈함이 없는 그 무엇 때문에 그럴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는 이런 독자들의 매너리즘을 충분히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자기계발서이다.

구구절절 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나와 내 가족에게 생길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고, 때론 저자가 겪었던 좌절이 지금 나의 상황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많은 좌절과 버거움을 아이를 위해서 버텼던 아빠의 모습, 어릴 적 가슴 아팠던 기억을 따라 하지 않고 전혀 다른 인생을 찾아 나가는 저자의 경험담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절절히 와 닿지 않겠냐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모습이 못났다는 생각을 하던, 너무나 약해빠져서 새로운 출발을 못 하겠다고 무릎을 꿇었던, 아니면 이제껏 해왔던 일에 비해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좌절하고 있는 인생이라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42가지>를 읽어보길 바란다.

 

때론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문학적인 감성으로 책을 읽다 보면 앞뒤가 이상하게 연결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쉽게 읽어보길 바란다.

크리스 가드너가 사랑하는 아들을 데리고 힘든 노숙 생활을 했음에도 그는 결코 Homeless지만, Hopeless는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그의 심저이 되어봤으면 좋겠다.

 

세상이 뭐 별다른 거 있을까?

그냥, 지금 이 순간,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뿐이다.

내가 나를 보듬고, 격려해보자.

그럼 절대 늦지 않았음을 곧 떠올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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