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모든 것
레오 보만스 엮음, 민영진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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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거의 모든 사람이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려나?)

따뜻함, 포근함, 달콤함, 뜨거움, 넉넉함, 부드러움, 자신감, 우월감, 아픔, 고통, 상처, 배려심, 질투심, 욕망 등..사랑을 표현하는 감정은 많다.

사랑으로 이어지는 감정이 있고, 사랑의 부족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 또는 병적인 증상까지 나타날 때가 있다.

 

연인 간의 사랑, 반려 동물과의 사랑,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인류애적인 의미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그리고 종교와의 사랑 등,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고 따져보자니 무척 많은 사랑이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사랑의 관계에 대해 여러가지 답이 나오는 것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의미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랑은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보이지 않는 감정의 기류라고만 정의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냥 그런 거'라는 모호한 답만 제시하는 나였다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읽으면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와 폭넓은 견해를 가지게 된다.

 

우선 이 책은 460여 페이지에 이르는 묵직한 책이다. 세계 100명의 전문가가 1000개의 단어로 사랑을 이야기  했다고 하니 묵직한 양은 당연하다고 해도 감성적으로만 사랑을 표현하고,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는 그 양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만들어진 과정을 본다면 이것은 사랑에 대해, 사랑의 현상에 대해, 사랑의 과정에 대해, 즉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에 대해 가장 간략하게, 그리고 핵심만 골라놓은 책이라고 여겨도 좋겠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레오 보만스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루어졌다. 레오 보만스는 <세상 모든 행복>이란 책에서 행복학 전문가들의 연구를 집대성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전작이 있었는데, 유럽연합 상임의장이 그 책을 각국 정상들에게 선물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전작을 가진 레오 보만스가 이번에는 '사랑'을 주제로 각계 각층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리했다. 심리학자, 성과학자, 경제학자, 인류학자, 신경과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심리치료자, 부부관계상담사, NGO활동가 등등..

사랑이 감정적으로만 기억되고 있는 독자들에게 수많은 전문가의 전문적인 견해를 읽어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사랑을 해석해 볼 수 있고, 사랑에 대한 전혀 다른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학습했고, 경험했기 때문에 나의 시선과 삶에 한정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에 다른 모습의 사랑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면도 생긴다.

사랑의 행위나 감정에 대해 정작 본인들은 가장 뜨거운 열정으로 하겠지만,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이방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사랑이 아니다라고 배척하는 것도 내 사랑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독신주의나 동성애 간의 사랑, 양성애라든지, 또는 무성애를 비롯한, 욕망이 우선이 되는 하룻밤 풋사랑(원 나잇 스탠드라는 표현이 맘에 안들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혼외자와의 불륜 등의 사랑은 되도록 언급하고 싶지 않은,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라고 표현 하는 부분은 전혀 다른 감정과 관습이라고 나름의 선을 긋게 된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사랑 그 자체를 말하기 때문에 보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그들 역시 사랑도 사랑이기 때문이다.

 

독자의 성향에 따라 받아들일 수도 있고, 껄끄럽게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 또 다른 성향의 사랑, 다른 집단의 사랑등에 대해  한 번쯤은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이 책의 효과라고 할까? 

사랑이라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한다면, 다른 쪽에서 추구하는 것도 옳은 것이라 생각은 해줘야 할까? 결론은 독자들이 내릴 부분이다. 깊이 있게 다가가지는 못한다면 이 부분들은 살짝 지나가도 무방하다.

 

다만 사랑이라는 의미가 주는 견해는 무궁무진하다.

수많은 사랑 이야기 중에서 옳고 그름이 아닌, 정상과 비정상이 아닌 오로지 사랑에 대한 견해만 말하는 책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랑에 대해 조금씩 눈을 돌려보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사랑의 세 가지 요소는 열정, 친밀감, 헌신이라고 한다.

사랑에 대해 막연히 알았던 것이 한 줄로 정의되는 마침표를 찍는 기분이다.

사랑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고, 나의 사랑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결론 내리고 싶다면 사랑의 요소를 적절하게 요리해야 한다.

마치 빵을 만들기 위해 재료가 적절한 온도, 적절한 습도, 그리고 반죽의 강도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열정, 친밀감, 헌신의 최대 효율은 서로의 사랑을 공유하고자 하는 성향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상대방에 대한 상냥함은 물론이거니와 정서적인 안정감, 그리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이들은 자존감이 높고, 이런 이들이 사랑의 조화를 잘 이루어 나가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이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결코 그냥 나에게 잡히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때론 집착을 보이기도 하고, 지독한 아픔에 좌절감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잊기 위해서 또는 내 것으로 다시 만들기 위해서 당사자는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달콤함과 다정함 그리고 뜨거움을 퍼부어댄다. 이것도 역시 노력이다. 사랑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수많은 결핍과 집착을 통해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인간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이 책에서 주장한 여러 전문가들의 집약적인 결론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겨우 읽었다.

난 '겨우'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사랑에 대해서는 늘 부드럽고 따뜻하게 이어지는 글과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열정적이고, 눈물 나는 그런 글들만 찾아서 읽은 터라 이렇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정의를 읽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사랑이란 낭만적이고 열정적이라는 확고한 견해를 가진 나로서는 이 책이 상당히 딱딱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겨우 읽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전의 사랑에 대한 결론이 감정으로는 풍부하지만 두루뭉술하다는 결론을 가졌다고 말한다면 이 책의 결론을 딱딱하지만, 선이 분명한 결론을 가져볼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한꺼번에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를 들으니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면, 잠시 텀을 두고 조금씩 더 읽어보길 권한다.

사랑은 결코 한 줄, 한 페이지로 정의할 수 없는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온 학습이자 감정이자 소통 그리고 문화와 관습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분명한 것은 있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랑을 한다.

나는 이 사랑을 위해 늘 노력을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그리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안아주려고 한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나의 사랑이 잠시 주춤하고, 잠시 권태기를 맞을 즈음에 열정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시간을 터준다.

 

 

 

 

 

 

 

 

위의 리뷰는 해당 출판사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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