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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 <열하일기> 박지원과 함께한 청나라 기행 ㅣ 샘터역사동화 4
김종광 지음, 김옥재 그림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조선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온 이야기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열하일기>입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 본다면 <열하일기>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문체와 서술로 지금의 말로 표현하지만 핫이슈가 되었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조 1780년(정조 4년) 박지원은 청나라 건륭황제의 70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외교사절단 자격으로 중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 북경에 도착하고, 예기치 않던 건륭황제의 특명이 내려져 만리장성 넘어 열하까지 다녀오게 됩니다. 이 긴 시간 동안 보고 느낀 청나라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한 여행기가 바로 <열하일기>입니다.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는 이 열하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화입니다.
저자는 열하일기를 바탕으로 연암 박지원의 하인으로 따라가게 된 장복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여행기를 들려줍니다. 장복이는 뚱선비(연암 박지원)를 모시고 여행길에 오르기로 되어 있었지만, 병이 나고 맙니다. 병든 아버지 대신 장복이는 뚱선비를 모시고 여행길에 동참하게 됩니다.
장복이의 여행은 양반들과는 다릅니다. 말을 타고 편안하고 하인들의 수발을 받으면서 여행하는 양반네와는 달리, 짐도 지고, 양반들의 끼니도 챙겨야 하고, 때론 배를 먼저 타서 자리도 잡아야 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점심밥을 얻으려고 달음박질치기도 하고, 나이 많은 다른 하인들한테 시비가 붙어 얻어맞기도 하고, 때론 바닷가에서 알몸뚱이로 온갖 헤엄을 치는 자유도 장복이를 통해서 느끼게 되고, 여행길에서 만난 역관 학생 조수삼한테 언문도 배워 부모님께 언문으로 된 편지도 써보고 오랜 시간 사람들을 태우고, 짐을 싣고 같이 와준 말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마음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장복이의 역할 때문에 독자들은 장복이를 통해서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도 있습니다. 최상위의 양반들만이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하는 다듬어진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독자들은 장복이의 시선을 통해서 연암 박지원의 성품도 엿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느리고 게으른 뚱선비이지만, 장복이와 창대를 여행 끝까지 데리고 가는 정 많은 모습도 보여주고, 중국사람과 밤새도록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신문물에 대한 열의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양반네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도시의 모습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실학자의 모습도 볼 수 있죠.
역사 이야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시대의 배경도 다르고, 쓰인 문체나 감성 등이 지금과는 다른 면이 많아서 어렵죠. 그런데 어쩌면 이런 장복이의 역할 때문에 독자들은 장복이를 통해서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도 있습니다.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를 읽는 독자들은 당시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에서 배웠던 문물과 경험에 대해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게 당시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동화를 통해서 어린이 독자들도 고전의 묘미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독서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