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 - 마음 둘 곳 없는 당신에게 보내는 윤대현의 심리 편지
윤대현 지음 / 예담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일이 많고 챙겨야 할 사람이 많아, 어깨가 무겁고 다리가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일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해서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인정받고 있긴 하지만, 웬일인지 해야 할 일은 계속 늘어난다.
가정이 화목해야 하니 가족을 위해 기꺼이 희생했다.
덕분에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이 남는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 배려하고 친절을 베풀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지만 내 감정을 감추어야 하는 게 답답하다.
그렇게 힘들어도 괜찮은 척, 외로워도 아무렇지 않은 척, 화가 나도 의연한 척, 슬퍼도 덤덤한 척 참 잘해왔다.
그래야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음만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불안해하지 마’ 하면 불안이 사라지고, ‘행복하자’ 하면 행복한 마음이 들면 좋을 텐데……. 
 
 
참 열심히 살아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열심히 살아온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성공이 아닐지라도 그 순간에, 그 상황에서 제일 나은 방법을 선택하고, 나와 가족이 대부분 인정하는 결론을 내리게 되고, 또 다른 날을 시작하고, 또 다른 갈등을 해결하고 지금까지 별다른 풍파없이 살아왔다면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참 힘들다.
나의 위치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남편의 뒷바라지를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계획과 희망대로 잘 커주고 있고, 남편도 별 문제없이, 더이상의 시행착오없이 지금까지 달려오면 잘 사는 거다. 큰며느리로 집안의 큰일을 주관하고 고부간의 관계도 이만하면 평범하지만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힘들다.
 
 
이유도 없이 화가 나고, 이유도 없이 서럽다.
흔히 말하는 갱년기 증상이라고 가볍게 치부를 하지만, 그게 맞는 답일까? 쉽게 인정할 수가 없다. 그렇게 인정하기에는 내 자신을 너무 늙어버리는 느낌이 든다.
'갱년기' '중년'이라는 단어로만 지금의 내 마음을 설명할 수 밖에 없을까? 이런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이 아깝다.
 
 
<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의 책 소개에서 이런 글을 본다.
윤대현 교수는 마음은 언제나 자신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하며, 이제라도 인정받는 사람, 목표를 이룬 인생, 행복한 삶을 위해 달리느라 방치해둔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권한다. 내 마음이 왜 힘든지, 얼마나 외로운지, 무슨 일로 화가 나는지 의문에 답을 찾아가라고. 방법은 ‘하루 3분이라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나를 위해 누군가 보내준 한 통의 반가운 편지를 읽듯, 이 책을 읽으며 하루 3분 만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자. 마음 둘 곳 없는, 가까운 사람에게 지친, 세련된 가식에 상처받은,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당신에게 감성 에너지가 가득 충전될 것이다.
 
​그렇구나.
내가 나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며느리, 한 가정의 일원으로 살아온 것을 내 인생이라고만 했었구나.
그렇다고 이런 감정의 문제를, 또래의 중년이 겪어볼 만한 감정을 가지고 병원 상담 운운하기에는 너무 일을 크게 만드는것 같다.
저자의 말을 다시 읽어본다. 나를 위해 누군가 보내준 한 통의 반가운 편지를 읽듯...당신에게 감성 에너지가 가득 충전될 것이다.
그래 책 한 권으로 해보자. 읽다 보면, 뭔가 답이 보이겠지.
 
 
마음을 둘 곳 없는 당신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지쳐가는 당신에게,
세련된 가식에 상처받은 당신에게,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당신에게,
그리고 방법을 몰라서 주춤거리는 당신에게 이 책이 과연 어떤 치유를 돌려줄까.
 
 
우리는 행복을 강요하는 시간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반드시 행복해야만 한다는 막연한 목표를 저 멀리 앞에 두고 달리고 있다.
지금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것도, 지금 이렇게 마음이 빡빡해지는 것도 다 행복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하면서, 그런것으로 자신을 위로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마음의 아픔을 모른척하고 있다.
그래야만 언젠가는 저 행복이 내 손에 잡힐 거라는 확인이 검증 안된 결론을 미리 손에 쥐고서 말이다.
 
 
<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를 읽으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행복을 찾기 위해 그렇게 힘들게 달리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내가 이렇게 힘들고, 가족이나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이 어긋나는데도 '행복'을 위해서라고만 우겨야만 할까?
 
 
<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은 이런 혼란함을 겪는 나에게, 나의 아픔을 쓰다듬어주는 그런 책이다.
거창하게 심리학적 해석을 말하지 않아도 좋다.
당신이 지금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때론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모두 나의 속에 있는 상처와 아픔과 외로움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모든 것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것이란다. 나 혼자만의 잘못됨이 아니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위로를 받지 않아도 내가 나를 쓰다듬어 주는 것, 내가 나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 내가 나의 외로움을 들어주는 것.
이것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얻고. 진정한 나를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나는 불안증이 참 많은 사람이다. 까칠한 사람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은 매사에 흥미가 없이 우울함에 버둥대고 있다.
나도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나의 감정은 겉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고 가족들은 나의 표현에 당황한다.
지병 때문이라는 것도 한두 번의 핑계이지,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나의 요즘 모습에 가족의 분위기는 냉랭해진다.
이런 집안 분위기를 만들기 싫어서 억지로 마음을 다스려보곤 한다.
책도 읽어보고, TV 드라마를 뚫어져라, 보면서 다른 곳으로 나의 감정을 흩뜨려버리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그때뿐이다. 뭔가는 해야 하는데 그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나의 상황을 <하루 3분, 나만 생각하는 시간>에서 답을 찾아본다.
자존감의 이유이고, 결핍의 이유이다. 그리고 트라우마 때문이다. 나에게 따뜻함을 보내질 않는데 내가 무슨 행복함을 느낄까.
나는 나를 소중히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을 거창하게 우리 가족을 위해서 참아야 한다라는 말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나를 위해서 답을 말하고 싶다.
내가 화를 자주 내는 것은 전문적인 말로 하자면 뇌의 '관계 예민도'가 증가했을 뿐이다. 이것은 뇌가 전투 상태라는 것이다.
뇌를 쉬게 해야 한다.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던지, 예쁜 딸아이와 영화를 보러 가던지, 듬직한 아들이랑 둘만 나가서 피자를 사먹던지. 때론 남편을 졸라 잠시 일을 쉬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여유를 느끼러 나가던지..쉬어야 한단다.
팔자 좋은 소리라고? 그렇단다. 뇌가 '팔자가 좋구나'하고 느껴야 화를 내지 않는단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불만의 소리, 불만의 감정등을 숨기려고 한다. 이 감정들이 나쁘다, 옳지 않다는 편견때문에 일부러 숨기려하고, 부끄러워하고, 창피해 한다.
그런데 이것은 옳지 않은 감정이 아니다. 단지 나를 좀 아프게 하는 감정일 뿐이다. 그리고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똑같은 감정이다. 단지 관계와 관계에서 어긋나는 시점에 표현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뿐이다.
 
'그래..그동안 너 참 고생했다. 여기까지 살아오느라 참 애썼고 고생했다'는 말로 나를 보듬어 본다.
묘하다.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하니까 그냥 좋다.
 
 
우리는 무의식중에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살아오고 있다. 물론 사회적인 관계를 위해서는 이 규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나를 그 규칙이나 규범에 억지로 집어넣을 필요는 없다. 그 억지스러움이 나를 화나게 하고, 지치게 한다. 겉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또 다른 규칙, 참아야 좋은 사람이라는 규칙 때문에 나의 마음은 상처를 받아가고 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는 것, 마음이 불편하면 때론 거절할 줄 아는 것이 나를 챙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의 며느리라는 타이틀에 나의 존재를 잊고 살았던 시간이 있다면 조금씩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챙겨주는 시간은 어떨까?
 
 
가뜩이나 마음의 힘듦 때문에 이 책이 궁금한 독자라면 그냥 쉽게 쉽게 읽어나가면 좋다.
저자도 그랬다.
좋은 이야기에 줄 그어가면 삶에 적용해 열심히 살아야지 하지 마시고, 그냥 쭉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줄을 그었다. 내가 또 나를 주체 못할 때 딱 적용하는 한 구절을 빨리 찾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말하는 책이니 그냥 쉽게 쉽게 읽으면 좋다.
읽고 또 다른 이유로 마음이 쳐졌을 때 읽으면 좋다.
하루 3분이라는 시간이 짧지만, 눈을 감고 심호흡하는 시간으론 충분하다.
나를 잠시 나른하게 하는 것.
이것이 필요한 나에게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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