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흔들어! Shake - 말하지 않아도 당신을 웃게 해줄 거예요
칼리 데이비슨 지음, 김수림 옮김 / 미디어샘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말하지 않아도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당신을

웃게 해줄 거예요

 

웃을 일이 없다?

그렇다. 요즘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사회적인 분위기든, 개인적인 이유이든 심적으로 지친 요즘 "당신을 웃게 해줄 거예요."라는 문구에 이 책을 선택했다.

 

 

한쪽 눈을 윙크하며 '힘차게 흔들어'를 눈으로 가르켜주는 견공의 표정부터 미소 짓게 한다.

나는 견공을 좋아한다.

지금은 집이 좁은 이유로 키우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면 첫 번째 할 일이 자~~알 생긴 녀석 하나 데려올 계획이다. 간혹 충성하고 반겨주는 견공을 두고 사람보다 낫다고 한다.

 

그렇다.

때론 매정한 사람보다 무한 애정을 표현하는 견공들이 더 좋을 때가 있다.

비록 주고받는 대화는 없어도 견공과 느끼게 되는 정은 아는 사람은 안다.

이런 견공을 모델로 한 사진집을 보게 되었다.

 

구구절절한 설명도 없다.

책을 펼치자마자 각각의 표정으로 몸을 터는 찰나의 모습을 찍은 견공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하지만 말이 없어도, 설명이 없어도 읽는 내내 웃음이 터진다.

침을 흘리고 털이 날리는 지저분한 모습도 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견공들의 순간의 모습은 호탕한 웃음을 연발하게 한다.

 

 

견공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정은 참 묘하다.

식구들이 잠을 자는 늦은 시간에 집에 돌아와 어두운 현관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견공은 잠을 안 자고 꼬리를 흔들며 반겨준다.

오랜만에 찾아가는 시골집에 도착하면 차가 보일 때부터 세울 때까지 꼬리를 흔들며 기다리는 녀석도 있다. 때론 울적한 마음에 꼼짝 안 하고 있으면 바닥에 배를 깔고 짧은 뒷다리를 쭉 뻗으면서 사람보다 더 불쌍한 표정으로 배를 밀면서 다가온다.

사람들은 견공을 키우면서 사랑도 느끼고, 정도 느끼고, 그리고 웃음도 한껏 얻게 된다.

<힘차게 흔들어>는 이런 견공들의 모습을 글보다, 말보다 사진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저자 칼리 데이비스는 사진작가자 동물 조련사이다.

그녀는 이 작업을 하기 전에 강아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놀이를 하고, 사진 작업도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진행했다. 작가는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 견공들을 조련하기 보다는 마음을 얻는 신뢰를 먼저 쌓고 그들과의 교감을 보이면서 작업을 했다.

여기에 모델로 서게 된 견공들은 유기견으로 포틀랜드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인 판다 포즈 동물구호센터가 구조한 아이들이다.

시작은 사람이 했으면서도 버려지고 고통을 받는 것은 견공들의 몫이 되어 버린 현실을 보게 됨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책은 전 세계 동물 애호가들에게 부치는 편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물 애호가들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책임지지 못 하고 버려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들을 다시 구조하는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순종견보다는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어떠한지 조금씩 돌아봄은 어떨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무심히 넘기기에는 세상에 버려지는 유기견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싶다.

 

 

작은 생명과 더불어 가는 것.

작가가 이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을 사진 작업은 바로 이 작은 생명과 함께 더불어 가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 아닐까?

재미있는 웃음과 함께 따뜻함도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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