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당신의 직장 생활은 어떠한지요?

좋은 직장이라서 오래오래 다닐만 합니까?

아니면 지금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박차고 나와 더 나은 곳을 찾으려고 합니까?

그도 아니라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은데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도 잘 버티고 퇴근하셨습니까?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쳇바퀴 직장인의 삶은 그냥 그렇게 평범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나름의 애환이 무척이나 많다.

직장 동료와의 갈등도 분명 있고, 상사와의 갈등도 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지금 이 일을 과연 나의 노후까지 책임질 수 있게, 그때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경우도 많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은 이런 직장인의 고민들을 함께 읽어보고 그 속에 담겨진 인생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는 책이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이라는 제목만으로 이 무슨 자기계발서냐..라는 반발(?)심이 생긴다.

언제부터인가 자기계발서는 직장인들이 필수로 읽어야하는 하나의 숙제가 되어버렸다. 물론 읽어서 나쁠것은 없다. 하지만 구구절절한 이야기 끝에 나오는 결론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꿈을 포기 하지 말아라' '꿈을 향해 뛰어가는 자만이 나중에 성공을 하게 된다' 등등 너무나도 긍정적인 마인드만 강조하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야 솔깃해서 책 속에 소개한 긍정을 모방하려고도 했지만 솔직히 지겹다.

누군들 그걸 모르나. 모르니까 책이라도 파보면 답을 얻을까 싶지만, 사실 직장인들이 책을 읽어가면서 마음의 여유를 부려가면서 나의 훗날을 찾아가기란 버거운것도 사실이다.

왜냐고? 직장생활은 전쟁터이기 때문이고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책을 읽고 마음의 여유를 찾기란 솔직히 부담스럽다.

 

남들보다 좋은 스펙을 가져보겠다고 전쟁같은 학교 생활을 해대고, 전쟁같은 수능을 보고, 그리고 졸업해서 직장을 구하는 것도 전쟁처럼 덤볐다. 이런 시절을 보냈기에 직장에 들어가면 정말 그렇게 그리던 신의 직장이 되어야 저축도 하고, 좋은 반려자도 만나고, 노후를 대비할텐데, 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가 않다.

전혀 다른 사람들, 전혀 다른 업무들, 전혀 다른 성향의 상사들과 부대끼다보면 내가 직장을 다니는게 잘하는 건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나라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그냥 이렇게 참아야 하는가, 아님 사표 던질 생각을 하고 저 밉상이랑 한 판 붙어야 하는가라는 갈등을 하곤 한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그리고 하나하나 마음에 드는 문장에 줄을 그어가면서 읽게 되는 것은 직장인의 전후 상황만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직장의 일이 결국 인생의 일, 삶의 일도 함께 연관된 우리의 인생과 한 줄로 연결되었음일 글에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는 처세와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는 철학과 명상 없이 행복할 수 없다.

 

나 역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워킹맘이다.

경력년수가 늘어갈수록 수월하게, 요령있게, 군더더기 없이 마무리하는 일처리 능력은 인정을 받고 있다. 분명 나도 초년 시절에 열정이 있었고, 새로운 업무를 맡을때 목적의식이 분명 있었다. 관리자로 업무를 할때는 오너가 너무나도 좋아할  주인 의식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이 풋풋함, 꿋꿋함, 뜨거움은 옅어지고 지금은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잘 참다가도 느닷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 놈의 회사 때려치운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다음날이면 다시 나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괜찮아. 다른 회사도 별 다르지 않을거야. 그냥 여기서 버텨보자'라는 자조적인 결론을 내릴때도 있다.

'꿈의 직장? 미래의 계획?'은 진즉에 버렸졌다. 꿈을 꾸기는 커녕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상황에 고민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것뿐인가. 직장에서의 연봉이 내년에 단 몇%라도 인상되면 정말 감사땡큐이다. 왜냐고? 나는 나이가 들어서 점점 퇴직 명단으로 걸어가고 있는 반면 실력있고 쌩쌩한 후배들은 자꾸 치고 올라온다.

내 경력에 한줄이라도 보탬이 되려면 저 밉상스러운 팀장의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다. 잦은 야근에, 지겨운 회식에도  '싫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결론은 '그래...참자'

밉상인 사수의 웃기지도 않는 유머에 리액션도 열심히 해줘야 한다.

욱하는 성격을 훅~하는 한숨과 함께 억지로라도 벗어야 다. 왜? 다음달 청구될 지출금액이 머리속에서 맴맴 돈다. 욱하는 성격으로 사표를 던지는 상황을 만들수는 없다. 또 참자를 연발한다.

이런게 바로 지금 직장인들의 얼굴이다.

이게 바로 직장인들의 마음이다.

 

 

 

 

이런 직장인들의 고민을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에서 함께 들여다보면 어떨까?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면을 고민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책 속에 나온 답변처럼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고 하는 것인지, 오로지 나만의 감정과 힘듬을 주장하면서 더 큰 세상을 안보고, 지금 이 시점에 주저앉아 있는지 나에게 되물어 보면 어떨까?

 

저자는 고등학교 선생님을 했었고, 교육 기업의 창립 멤버로 승승장구하는 경력도 있다.

잘 나가던 회사에서 조기 퇴직도 해봤고, 작가로써 책도 써보고, 물론 지금은 귀농인으로 농사도 짓고 있다.

또한 저자는 저자가 커리어 컨설턴트로 라디오 방송에서 직장인과 관련된 코너를 맡아 6년째 방송도 하고 있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은 저자의 경험담도 있고, 방송에 고민을 의뢰한 직장인들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뻔한 자기계발서라고 말하기에는 인생의 또 다른 고민과 해결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식구들보다 더 오랫동안 얼굴을 맞대고, 성격을 부대껴가면서 지내는 직장은 '직장, 회사'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에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그리고 인간적인 관계가 어우러져있다.

인생의 선배를 만나기도 하고, 내 인생에 괜히 끼어든 진상을 만나기도 하고, 나의 회사를 위해 내가 주인처럼 움직여야 할때가 있고, 반대로 내가 주인이 되어 하나라도 더 이익을 내야하는 때도 있다.

이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그저 가족대신에 직장 동료이고, 나의 집 대신에 회사라는 공간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멀리 가야 하는가, 높이 올라가야 하는가?

불려야 하는가, 줄여야 하는가?

섞일 것인가, 구별될 것인가?

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밖으로 나가야 하나?

유연해야 하는가, 강직해야 하는가?

이끌 것인가, 따를 것인가?

참아야 하는가, 맞서야 하는가?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은 이렇게 8가지의 꼭지로 정리를 해본다.

짧은 문장만으로도 직장에서나 삶에거 가지고 있는 고민을 다 내뱉은 것 같다.

저자는 고민자에게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해결점을 일러준다.

이런 점은 초심을 잊었던 직장인들에게 지금 현재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생각하게 하고, 저자의 오랜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는 사회 초년생들이 미리 알고 있으며 조직 생활에서 더욱 열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조직에서 리더의 자리오 올라가는 승진 심사를 할 때는 실적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그 사람의 화합력을 중시한다. 즉 혼자서도 잘하지만 남들하고도 잘하는가, 또는 남들도 잘하게 만드는가를 중시한다는것이다(p31)

 

실제로 회사의 고위직을 보면 극도로 말을 아낀다. 또한 고위직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명한 사람들은 섣불리 나대지 않고 침묵의 성전에 칩거하는 경우가 많다(p90)

 

칭찬은 잘한 결과를 가지고 '잘했다'라고 하는 것이요, 인정은 결과에 상관없이 정말 잘하려고 애썼던 그 마음과 노력만은 '알아주라는 것'이다. 공부를 못해서, 취업을 못해서, 승진을 못 해서, 떼돈을 못 벌어서 어깨가 처져 있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가? 인정해주어라. 그러면 그는 힘을 얻을 것이다(p105)

 

나는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을 직장인의 관점 보다는 엄마, 아내, 그리고 오너로써의 시선으로 읽었다.

앞으로 취업을 앞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회초년생으로 세상에 발을 디딜때 조금이라도 조언을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얼마전 자신의 일을 시작한 남편에게 또 다른 관점으로 지혜를 찾고, 처세를 해야하는 아내의 마음으로, 그리고 남편과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될 수 많은 사람들과의 처세와 사업적 협력을 해야하는 오너의 마음으로 읽어보게 된다.

 

물론 오랜 직장 생활로 얻게 된것도 많다.

하지만 그때는 '월급쟁이'로써만 지내온 시간이었다면, 얼마후 시작하는 내 사업, 내 직장, 내 일터라는 의식이 투철(과감하게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해야 하는 두려움과 꼭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 책의 내용을 더욱 공감하게 만들었다고 해야할까?

시선을 달리하고 읽어보니 하나하나 내가 알아아 하고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많음을 느낀다.

그동안 내가 툴툴거리면서 다녔던 직장의 경험도 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노하우가 되었음을 다시 일깨우는 독서가 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 홀로 살아갈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 직장에서 이직이나 퇴직을 고려하고 있는 독자라면 그 전에 책의 일독을 권한다.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줄을 그어가면서 읽어본다면 내가 놓치고 있던, 무심결에 버렸던 직장과 삶의 이야기를 다시 재활용해서 나의 노하우로 만들 수 있는 팁을 주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인생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생각만 하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삶을 열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길로 가지 않으면 정말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 해도 누구든지 과감하게 그 길로 나서지 않겠는가?(p227)

 

그래.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쥐고 있던 불안감을 과감하게 떨쳐보려고 한다.

이 책 읽고 무슨 다짐이 거창하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책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절대 안 읽을것 같은 주제의 책도 나의 절박함에 하나하나 머리속에 각인이 될 때도 있고, 도움을 받으리라 하는 책이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이야기할 때도 있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은 전자에 속한다.

시덥잖게 시작한 독서였지만, 나에게는 결론과 미래에 대한 확신을 다져보는 그런 책이었다.

물론 나에게는 도움이 되었기에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제 겨우 초년생의 딱지를 뗀 직장인들에게 권해보고 싶다.

 

"여보세요..후배님들..직장이라는 것이 다 그렇단다. 뻔한 말 같겠지만, 다 길이 있고 답이 있단다.

오늘도 사표를 던지려고 했던 분들..나의 꿈을 찾고 싶은 분들..이 책을 통해서 단 몇개의 팁이라도 얻는다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