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미틈달 11월 샘터를 만났다.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미틈달.

"햇빛이 달라졌는지 산이 어느틈엔가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습니다"라는  표지 그림에서 가을이 벌서 왔구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릴적 기억에 어른들을 따라 관공서나 은행에 가서 기다릴때 내 손에 잡히던 작은 책자가 샘터였다.

분량도 작고 크기도 작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던 이야기들은 어린 내가 읽어도 정겹고, 따뜻함이 남았던 기억이 있다.

정말 오랫만에 샘터를 읽어본다.

그동안 뭐에 그리 바빴는지 오랜 시간 샘터를 잊고 지내다가 오랫만에 만나게 된 샘터로 어릴적 읽으면서 느꼈던 이웃이야기의 정겨움을 다시 만나게 된다.


무심코 지나치는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와 내 이웃의 이야기,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삶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들이 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인생의 중반에 서 있는 나의 현재 때문이가 싶기도 하다.

나와 비슷하게, 무던하면서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느껴보는 것. 이것의 샘터의 매력이 아닐까?

 

 

  

 

 '악법도 법이다'라도 열심히 외웠던(?) 고대 철학자의 말은 시대적 불이익의 또 다른 결과라는 것을 샘터 에세이에서 읽게 된다.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수 많은 여행중에서 주부이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코너가 사시사철 기차여행이었다.
할머니의 부엌수업 코너에서 정겨움이 그득한 건강음식 레시피도 얻고, 음식속에서 만나는 또다른 삶의 이야기가 참 좋다. 나도 저런 정을 남편과 오랫동안 나눠야지라고 생각도 해본다.

 

 

그중에서 반가움이 앞섰던 코너가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이다.

난 불자는 아니다.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과 아들 녀석의 담임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정토회의 소식지를 통해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알게 되었고, 인터넷을 통해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한다(이건 남편이 잘 찾아서 듣는 편이지만^^)
그냥 그렇게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고, 고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은 무척 힘들고 괴로워하는 문제를 스님은 어쩜 저렇게 시원하고 간단 명료하게 답변을 내주는지 참 통쾌하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런 스님의 즉문즉설을 샘터에서 만나니 반가움이 더해진다고 할까나?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60%이상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행복함을 느끼는 글을 무의식중에 찾곤 한다. 내가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에 다른이들의 행복한 방법을 읽어보고, 때론 따라해보고, 때론 내 인생에 참고를 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샘터는 그런점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이웃과의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작은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가봤던 고장에 사는 이들의 글도 있고, 내가 여행하면서 좋다라고 느꼈던 곳의 이야기도 있다. 내가 맛있다고 느꼈던 음식을 자랑하는 이도 있고, 나도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겼던 장소가 글에서 표현되기도 한다.
이것이 샘터의 매력이라고 꼽고 싶다. 평범한 사람들과 느끼는 함께하는 공감...그것이 말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많은 사람들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자만 분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이해는 한다. 하지만 문장의 연결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독자로써 불편했다.
청개구리 드라큘라를 위한 '특급칭찬'에서 그런 점을 느꼈다. 뮤지컬에 대한 설명도 해야 하고, 작은 사건의 발단과 해결도 얘기해야 하고, 주연 배우의 대처를 칭찬하는 감독의 이야기도 있어야 하고, 실력파인 감독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점도 이해를 하지만, 너무 나열하고 싶은 것이 많아 오히려 뭉텅뭉텅 줄이고 잘려버린 문장이라고 느끼게 된다.
글의 모든 것을 욕심내기 보다는 특급 칭찬으로 어떤 결론을 얻게 되었는지, 또는 어떤 사건 해결을 해서 감독의 특급 칭찬으로 이어지게 되었는지, 감독이나 배우의 어떤 면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는지 말하고 싶었다면, 자연스러우면서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해줬더라면 하는 부분이 내가 꼽는 아쉬움이다.

 

 

 

소설가 최인호 작가와 고흐 그리고 쉬잔 발라동과 그의 연인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잠시 가을에 어울리는구나라는 생각에 젖어본다.
샘터 11월호에서 가을을 느낀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오랫동안 독서를 접고 있다가 이 가을에 시작하는 첫 글읽기였다.
미틈달.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온 자연이 부지런을 떠는 지금 , 높아진 하늘도 올려다보고, 색도 진하게 변해가는 가을 뒷산도 돌아보고, 선선한 바람속에서 따사롭게 느껴지는 햇살도 느껴봄이 좋다.
올해의 가을은 어느때보다 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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