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 보물창고 47
루이스 캐럴 지음, 황윤영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끼를 입고 회중시계를 연신 들여다보면서 뭔가를 재촉하는 토끼가 앞을 지나갑니다. 

갑자기 내 몸이 집을 부숴 버릴 만큼 커지기도 하고, 내 눈물에 흘러갈 만큼 작아지기도 합니다.

 늘 내 손으로 쓰다듬고 예뻐하던 강아지가 갑자기 망아지처럼 커져 버립니다.

 

하루를 심심하게 보내던 앨리스는 어느 날 갑자기 이 황당한 일을 겪게 됩니다.

담배 피우는 애벌레를 만나기도 하고, 가발 쓴 두꺼비를 만나기도 합니다. 채셔 고양이처럼 희한한 동물을 만나기도 하고, 트럼프 나라에서 여왕이랑 크로키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미국에서 처음 발표된 소설입니다. 작가 루이스 캐럴은 자신이 머물던 옥스퍼드 대학에서 학장의 딸에게 영감을 얻어 발표한 작품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특징은 언어의 반복적인 말장난이 눈에 띕니다. 때론 아무 의미 없는 언어의 반복과 동의어의 반복 때문에 해석하기 난해하다는 이유로 1800년대에는 비평을 받았던 적도 있지만, 여전히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읽히고, 영화나 만화로도 만들어지는 세계 명작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농담, 즉 즐겁고 유쾌한 농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본다면 반복적인 언어의 표현과 의미 없는 듯한 표현은 아이들의 정서와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만 굳이 이 소설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끝없는 상상력을 기억한다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펼쳐내는 것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입니다.

아마도 이 책의 가장 많은 독자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싶어하는 정서를 다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 하면 반드시 교훈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하나의 틀일지도 모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런 틀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어른이 원하는 교훈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낯선 토끼를 따라나서도 안 되고, 좁은 굴을 따라 들어가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어떤 맛인지도 모르는 액체를 마셔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앨리스는 일단 용기를 내어 행동합니다. 때론 무책임하고 무의식에 움직인 행동이라고 해석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앨리스가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호기심과 용기가 아닐까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어린이 친구들을 좋아했던 루이스 캐럴

루이스 캐럴은 어린이를 어른에게 부속된 존재로 여기지 않고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였답니다. 풍부하고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인 이상한 나라는 어린이의 내면에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을 글로써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린이들이 그 새로운 세상에서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쳐 또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두고 초현실주의자 앙드레 브레통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두고 “어린이들의 신비한 왕국으로 어른들을 다시 한 번 초대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어린이들보다는 세상살이에 닳고 닳아버린 어른들을 위한 교육적인 책이라는 것이죠. 때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인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사회적 계층에 대한 풍자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과 비평가들의 어려운 해석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순진한 생각에 눈을 맞춰 이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어른들을 아이들의 세계로 초대하는 작품이라는 이야기처럼 아이들의 세계에서 아이들의 언어와 아이들의 표현을 함께 공감하면서 읽는 것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상상하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