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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ㅣ 올 에이지 클래식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2월
평점 :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처음 만나는 책이었습니다.
책소개를 살펴보니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어릴 적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꼽았구요. '곰돌이 푸우'의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 역시 이 책의 열렬한 팬임을 공언한 바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극찬을 하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궁금해집니다.
이 작품은 1908년에 출간되어 100년간의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번역을 하고 출간을 하지 않은다음에는 오랜 시간 인기를 얻는 작품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어릴적 명작전집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책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읽어본 기억이 없기 때문에 궁금함이 더해집니다.
호기심 많은 두더지는 영리한 물쥐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두더지와 물쥐 주변에 있는 두꺼비, 오소리 아저씨. 수달등과 함께 동물의 세계, 자연의 세계속에서 하루하루 변화무쌍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동물들을 의인화 시킨 동화는 무척 많습니다. 그들이 사람처럼 행동하고 생활하는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 풍부하게 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역시 그런 의인화된 동화입니다.
사실 100년전의 작품을 현대의 시각을 가지고 읽기란 좀 느린감이 있다고 해야할까요? 빠른 전개의 이야기에 익숙한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을 읽을때 느릿함, 또는 지루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현대 독자들이 고전을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는 지금처럼 정보의 홍수를 알지도 못하던 시대라 오로지 책을 통해, 또는 지면을 통해 전해지기 마련이었거든요. 오락거리가 별로 없던 시대에 책을 통해 아름다움을 더 아름답게 표현을 하고,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못하는 동물의 세계를 꼼꼼하게 표현하던 작가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읽어가면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고전을 읽는 맛이 어떤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작가 케네스 그레이엄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들에게 작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호기심 많고 순수한 두더지를 통해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영리하고 사교적인 물쥐를 통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부자이지만 사고뭉치인 두꺼비를 통해서 모험심을 들려주고 싶고. 마음 따뜻하고 현명한 오소리 아저씨를 통해 지혜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책이 출간되게 된 사연을 알고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읽으니 초반의 지루함이 조근조근 들려주는 부모님의 목소리처럼 여겨집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하는 약한 아들에게 세상의 두려움도 가르쳐주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용기와 모험심도 일러주는 동화가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해리포터'의 모험심이 어른의 마음까지 동요하게 만드는 것처럼 이 책은 조앤 롤링의 마음을 움직여 더욱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로 성장하게 한 것 아닐까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들의 이야기와 자연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혹여 지나칠 수 있는 행복과 사랑, 그리고 자연의 풍부함을 충분히 느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