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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믿음 쿠폰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34
신지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평점 :
부모들이 내 아이에게 가장 많이 가르쳐주는 교훈이 무엇일까요?
빨리 성공하는 방법? 공부를 잘하는 방법? 이런 것도 가르쳐주지만 가장 먼저 꼽는 순서는 바로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대하는 인성이 좋은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되고, 약속은 지켜야 하고, 질서도 지켜야 하고..늘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지만 이 잔소리는 우리 아이들이 커서 아주아주 멋진 어른으로, 속이 넓은 어른으로 그리고 남을 이해하는 속 깊은 어른으로 자라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친구들이 모두 '엄친아'는 아닐 겁니다. 개구쟁이도 있고, 늘 말썽만 피우는 얄미운 아이들도 있죠. 때론 소심해서 절대로 남한테 눈의 안 띄려고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과 늘 함께 생활하는 동안 과연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요?
<안믿음 쿠폰>은 네버엔딩스토리에서 나온 단편집입니다. 신지영 작가의 첫 '동화집'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이의 시선에 맞춰 예쁜 동화를 만들었답니다. 더구나 첫 동화집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신선한 이야기들이 많을지 기대를 해봅니다.
타이틀인 <안믿음 쿠폰>은 원래 이름이 '최믿음'이 '안믿음'으로 불리는 까닭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별명만으로도 감을 잡을 수 있겠죠? 얼마나 믿음을 주지 않았으면 친구들이 '안믿음'이라고 부를까요? <안믿음 쿠폰>이란 동화와 함께 모두 6편의 단편 동화를 묶었습니다.
두부공장을 운영하느라 늘 바쁜 엄마와 아빠를 대신해서 동생을 돌보는 기준이(야단법석 가출 소동), 준오는 그린맨을 봤다고 터무니없는 뻥을 칩니다. 아닌 것이 분명한데 아이들은 준오의 말을 믿어버리네요. 태민이는 준오의 거짓말을 밝히려고 합니다만 준오가 멋진 그린맨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똑같은 뻥쟁이가 될 수밖에 없답니다(그린맨의 찢어진 슈퍼타이즈), 성연이의 새엄마는 멀리 몽골에서 왔습니다. 난 아직도 새엄마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아빠는 전혀 그렇지 않은가 봐요. 어째 웃음이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괜한 섭섭함에 새엄마한테 짜증을 내는데요, 짜증 내는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초원을 찾아서) 친구는 차별하지 말라고 가르쳐주신 엄마가 오히려 내 친구를 차별합니다. 아빠 없는 아이라는 이유로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놀지 말래요. 저는 속상하고 화가 나서 엄마의 말을 안 듣는 문제아로 변하려고 합니다.(우주 최강 문제아) 거짓말은 절대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자존심 상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요, 아 글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답니다. 거짓말을 하면 그냥 손들고 벌을 서면 되는데 왜 춤을 추게 만드냐구요.(춤추는 거짓말) 난 우리 엄마를 봤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우리 엄마와 똑같은 아줌마를 봤습니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자꾸 그 아줌마를 만나기 위해 아줌마네 집 담에 낙서를 해버립니다.(담벼락에 그린 마음)
우리 친구들의 마음이 매일매일 웃고, 기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슬픈 일도 있고, 창피한 일도 있고, 때론 부모님 때문에 속상하고 섭섭해서 우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랍니다.
어른들은 우리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매일 공부하고, 반듯하게만 생활하라고 합니다.
<안믿음 쿠폰>은 아이들이 동화 속의 주인공과 똑같은 마음이 되어 우울함을 함께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단편입니다. 아이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똑같은 학교 친구들과 만나는 동화 속 배경은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바로 그것이거든요.
<안믿음 쿠폰>을 통해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위해 더 큰마음을 가지는 지혜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