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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의 병 23가지 - 숨 막히는 영혼의 그림자를 상쾌하게 걷어내는 법
보르빈 반델로 지음, 김태희 옮김 / 교양인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질병,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기란 문구가 눈에 띕니다.
나루터 끝에 얼굴을 가리고 위태롭게 앉아 있는 뒷모습이 있습니다. 일어서기도 위태로워 보이고 앉아 있는 모습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여차하면 깊은 강물 속으로 빠질 것 같습니다. 옆에 올라오는 간이 사다리가 있지만, 얼굴에 양동이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올라오는 유일한 사다리를 찾을수 있을까?' 바라보는 사람이 오히려 더 불안합니다.
마음의 병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마음의 병에 갇히면 그 사람은 주변을 바라볼 수도 없습니다.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깊은 수렁 앞에 위태롭게 서 있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길이 있지만 제대로 발견하기도 어렵습니다.
현대인은 누구나 강약의 차이가 있지만,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치매, 또는 완벽해야 마음이 놓이는 강박증까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든, 유전적이든 마음의 병을 제대로 알려고 하는 인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선은 마음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인생의 한 면을 이루지 못한 실패자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마음의 병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의 병은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가 꼭 필요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저 세월이 지나고 환자 스스로 마음을 추스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해결될 수도 없습니다.
모 드라마에서는 남주인공이 공황장애를 앓아 대중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 가수는 본인이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선택한 연예인들이 사실은 우울증을 혼자서 앓고 있다가 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뉴스를 보게 됩니다.
전체 인구의 17%가 가지고 있다는 마음의 병은 어떤 것을 말할까요?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울증, 조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불안증,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경계선장애, 알코올 중독, 진정제 중독, 진통제 중독, 강성 마약, 하시시, 병적 도벽,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치매, 거식증, 폭식증, 심리적 비만, 신체형장애, 해리성장애, 수면장애..아마 이 중에서 한두 개 정도는 내가 그런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의 병 23가지>에서 다루고 있는 마음의 병입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마음의 병 23가지>에서 우선 각각의 병에 대한 자가 진단을 언급합니다. 과연 이것이 마음의 병으로 결론을 내리고 치료를 해야 하는지, 단순한 심리적 변화인지 자가 진단 부분을 읽으면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치료방법도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자기 치유법, 심리 치료, 약물 치료, 신종 치료법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료를 위한 가족들의 이해까지 언급합니다.
저자의 이력 또한 독자들의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저자 보르빈 반델로는 심리학과 의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독일 괴팅겐 의과대학 정신의학교 교수이고, 신경과 및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무엇보다 불안증과 공포증, 정신분열증, 우울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관련 지식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주고 있기 때문에 책에 언급한 임상 보고가 정확하다고 생각해도 좋겠습니다. 단지 아쉬움이라면 언급한 약물이나 효능에 대해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정신 건강에 대해 알려고 하는 독자들에게는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지금 현재 본인이나 주변인의 치료에 동참하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말입니다.
마음의 병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었다 할지라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의사와의 꾸준한 치료는 필수입니다. 마음의 병을 정신병이라고 무조건 선을 긋기 전에 어떤 시각으로 파악하고 치료해야 하는지, 대처해야 하는지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