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 예루살렘 왕국과 멜리장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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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이야기3-예루살렘 왕국과 멜리장드>에 들어갑니다.

1차 십자군 전쟁으로 에뎃사 백작령, 안티오키아 공국, 트리폴리 백작령, 그리고 예루살렘 왕국 이렇게 4개의 국가가 새로 생겼습니다. 바로 '십자군 국가'라고 말합니다.

1차 십자군 원정이 1096년~1099년까지 진행되었고, 2차 십자군 원정이 1147년~1148년에 진행됩니다.

3권에서 다루게 되는 예루살렘 왕국은 1126년~1144년의 기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즉, 1차 십자군 원정이 남긴 학살과 약탈로 모든 민족과 나라는 어수선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혼란한 시기에도 그들의 영토 확장에 대한 야욕은 끝을 모르고 항상 진행형입니다.

 

예루살렘의 초대 통치자 고드푸르아 뒤를 이어 보두엥 1세, 보두엥 2세의 통치가 이어집니다. 보두엥 2세에게는 아들이 없고 딸만 있었습니다. 맏딸 멜리장드를 풀크 공작과 정략결혼을 시킵니다. 멜리장드는 이듬해 아들 보두엥을 낳습니다. 장인 보두엥 2세가 죽자 풀크는 멜리장드와 공동으로 예루살렘의 왕위에 오릅니다만 그는 멜리장드를 배제하고 자신의 친정(親政)을 강화했고 앙주 출신의 귀족들을 선호하며 다른 십자군 국가에 대한 예루살렘의 종주권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즉위 초기, 풀크는 귀족들과 세력들의 저항을 받습니다. 아내 멜리장드의 동생 알리스가 안티오키아에서 문제를 일으켰고, 멜리장드에게만 충성을 맹세하는 위그가 반란을 일으켜 이슬람과 손을 잡는데, 이때 풀크는 위그와 멜리장드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여깁니다. 마침 위그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 배후에 풀크가 있다고 의심받았기 때문에 풀크는 급속하게 왕국 내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멜리장드를 따르는 분파가 권력을 잡게 됩니다

이후 풀크 공작이 죽고 나자 멜리장드는 왕위에 오릅니다. 멜리장드는 그동안 보았던 평화를 가장한 전쟁을 탈피하고자 합니다. 멜리장드는 '공존'을 선택하게 되죠. 즉 무슬림과 십자군의 공존을 모색하게 되지만, 그동안의 핍박으로 무슬림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3권에서는 멜리장드를 내세워 '적대와 공존'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서유럽의 혈통으로 침략자의 자손이지만 멜리장드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예루살렘의 정서가 있었다고 생각을 해봅니다. 멜리장드가 시도하려고 했던 무슬림과 기독교의 공존은 아마 이런 정서 때문이었으리라 여겨봅니다.

사실 십자군과 예루살렘 왕국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멜리장드 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한두 줄에 그칩니다. 음. 이것은 또 다른 문제(역사에서 여성의 지위를 상당히 얕보는)가 나타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3권에서 읽는 역사를 통해 무지막지한 전쟁과 권력을 향한 야욕 등의 혼란 속에서도 공존을 꾀하는 이들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물론 현대의 역사에서도 전쟁의 양국 사이에서 공존을 외치는 세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2권의 주제에서 말했듯이 힘이 곧 정의라는 공식이 어지간해서 바뀌지 않겠다는 확인을 3권에서 다시 하는 느낌이 들어 역사와 전쟁, 힘과 권력에 대한 씁쓸함을 가져보게 됩니다.

 

<김태권의 십자군이야기>는 표면으로는 종교적 이견에 따른 싸움입니다만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새로운 영토를 갖기 위한 야망,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세력의 욕망, 그리고 봉건 사회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희망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진 약탈과 학살이 또 다른 반목과 또 다른 반복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3권에서는 '들어가며'에서는 무함마드의 등장, 메카와 메디나, 순니파와 시아파 등 십자군전쟁 이전 이슬람 세계의 탄생과 역사적 과정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책의 후반에 '박물관 탐방' 코너는 현대에 느끼는 이민자, 다문화 정책 그리고 그와 연관되는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내가 자국인이 될 수 있고, 외국인이 될 수도 있는 현대입니다. 외국인을 두고 동화 정책이니 이화 정책이니 논하는 것은 어쩌면 오래전 십자군 원정의 배경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십자군이 성지 탈환, 성지 순례 등등의 평화로운 단어 아래 어떤 동화 정책과 이화 정책을 적용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중세 시대, 특히 십자군의 역사입니다만 여러 곳의 추천을 받은 책 인만큼 청소년부터 CEO까지 두루두루 읽을만한 지식 교양서이기 때문에 꼭 일독하기를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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