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이렇게 얇은 만화책이 진한 감정을 전해주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일본은 만화를 즐겨 읽죠. 그래서 그런가. 만화의 내용이 생각보다 참 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바라기가 가득한 꽃밭 한가운데 귀여운 미소를 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독자들에게 따뜻한 눈빛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소녀 미쿠는 강아지 한 마리를 집에 데리고 옵니다.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목욕도 하고 고소한 우유도 마셨습니다. 포근한 타월에 싸여 살포시 잠이 든 주인공은 해피라는 강아지입니다.

가끔 놀아주고 가끔 맛있는 간식을 주는 미쿠와 매일 밥을 주는 엄마와 그리고 매일 산책을 시켜주는 아빠는 해피의 가족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이 지났습니다. 해피도 컸고, 미쿠도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는 나이가 들었습니다.

어느날 아빠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해피는 이유를 모릅니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와 미쿠는 집에서 짐과 함께 없어졌습니다. 아빠는 늘 하던 것처럼 해피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갑니다. 이번에는 차로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이 평소와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별을 지키는 개>는 갑자기 모든 것을 잃어버린 중년의 남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그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표현이 서투르다거나, 무심해 보이는 것은 아마 그의 성격 자체가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그에게 더 많은 정을 원했던 것일까요?

 

산림도로 옆의 방치된 차량 안에서 남성으로 보이는 유체가 발견됩니다. 감정 결과 사후 1년에서 1년 반이 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개의 사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는 사후 3개월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자가 죽은 뒤에도 개가 그 옆을 지켰다는 말인가요? 왜 남아 있었을까요? 그 오랜 세월을 어떻게 살았을까요? 죽은 남자의 옆에서 그 개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죽은 이들의 장례 절차를 위해 사회복지사가 등장합니다. 사회복지사도 개를 키웠습니다. 외로움에 키웠던 개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개는 관심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가 장례를 치루어 줘야하는 남자와 개의 죽음 앞에서 잊혔던 자신의 강아지가 떠오릅니다.

<별을 지키는 개>는 개의 시점에서 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나온 여행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마음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해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만화 속에서 행복한 얼굴로 주인인 아빠를 바라보는 해피를 지금 눈앞에 당장이라도 보일 듯합니다.

 

개가 마치 별을 가지고 싶은 것처럼 계속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에서 유래된 말이 <별을 지키는 개>입니다.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갈구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빠와 해피는 가졌습니다. 하늘을 쳐다보세요. 별을 가진 아빠와 해피가 보일 겁니다. 둘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노란 해바라기가 가득한 세상을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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