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가디언 푸른도서관 44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 SF 장르를 살펴보면 의외로 국내 소설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면 대부분 정서적인 안정감과 미래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하는 주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멋진 상상력을 동원하는 SF는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SF소설은 외국의 것을 번역되어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에서는 이미 1950년대부터 SF 소설이 붐을 일으켰는데 말입니다.

 

푸른책들의 <타임가디언>은 새로운 소재로 새로운 상상력을 동원하는 청소년 SF 소설입니다.

2060년에 사는 아라는 타임 가디언의 졸업시험을 치르게 되지만 마더콤의 오류로 2030년 한국에 좌초하게 됩니다. 가지 말아야 하는 시공간에 도착한 아라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머물게 된 과거의 이유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2030년 한국에서 아라는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동시에 보였던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됩니다. 아버지의 과거 속에 머물고 있는 여동생 최소영과 또 다른 인물 진서는 아라네를 예정되지 않은 한국에 끌어들인 과거의 원인이라는 것을 차차 알아가게 됩니다.

 

<타임가디언>은 지금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의 연관성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딸인 아라에게 지독하게 냉정한 최명호는 과거에 어떤 충격이 있었기에 악마처럼 변했을까요? 과거에 풀어내지 못한 매듭이 얼마나 강했기에 미래의 아라를 지금 2030년의 시간으로 불러냈을까요? 그리고 누가 불러냈을까요?

사실 <타임가디언>은 생소한 단어와 표현 때문에 읽기가 좀 부담스럽습니다. <타임가디언>는 시공간의 분류와 동시 존재에 대한, 이를테면 4차원 세계를 향한 시공간이동에 관한 내용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라와 아버지 최명호, 그리고 최소영, 진서라는 인물을 이어주게 되는 끈은 바로 인류가 저지른 재앙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기 위한다는 표현 뒤에는 기업의 욕심 때문에 인류가 파괴되고, 변형되고, 이어지는 미래의 존재 여부까지 좌우하는 크나큰 재앙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타임가디언>을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읽기 위해서는 이야기 속에 나와 있는 과학적 표현에 대한 설명이 첨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임 홀' 'D-포인트' '수리남 바이러스' '역폭풍' 등 이야기의 진행상 첨부의 설명이 좀 더 자세히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시간의 구분을 조금 더 명확히 표현하는 부분이 첨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결국 등장인물은 자신이 어느 시간에서 왔는지를 밝히고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전개가 오히려 읽기에 방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과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나는 우연.

<타임가디언>은 필연과 우연의 법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필연과 우연이 늘 공존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필연으로 이어져야 하는 운명은 어떻게든 이어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는 이해의 과정이 있으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타임가디언>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흥미 위주의 SF라는 소재 속에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참인간의 모습, 인류에 대한 옳은 시선, 그리고 나와 가족, 그리고 친구를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아직은 발전을 더 많이 해야 하는 SF 분야라 완성도에 대한 독자의 만족감은 조금 덜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지금 현재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행위에 대한 언급과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 넓은 안목을 이야기 속에 펼쳐진 작가의 과감한 전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청소년 소설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연과 우연이라는 법칙 아래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이 책을 통해 가져보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