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 유년의 상처를 끌어안는 치유의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구판절판

"당신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수긍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어른이 되어서도 숨기고 싶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자신과의 무언의 약속 같은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싶은 어린 시절이라 하더라도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상처의 흔적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완전한, 진정한 어른이라 할 수 없다라고 언급한다. 속으로 감추었지만 결코 치유되지 못한 상처이기 때문에 아픈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원제:어린 시절의 경험에 매달리지 말라)는 어른의 심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고 제대로 된 성인으로 되게끔 설명하는 심리학 책으로 여러 심리서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본격적으로,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우르술라 누버는 독일 최고의 심리상담사 겸 부부치료 전문가. 뮌헨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바이에른 라디오?텔레비전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1983년부터 『현대심리학』에디터를 거쳐 1996년부터는 편집장을 맡고 있다.
유년시절의 상처는 부모의 이혼, 죽음, 폭력, 학대 뿐만 아니라 무관심, 편애, 과잉 보호, 간섭, 부모의 권위 의식으로도 상처를 받게 된다. 이 책에서는 메릴린 먼로, 오프라 윈프리, 엘턴 존, 마이클 잭슨, 스티브 마틴, 영국의 전 수상 대처의 딸인 캐롤 대처, 로미 슈나이더(독일의 유명한 여배우로, 알랭 드롱과의 스캔들로 잘 알려진 인물) 등의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끈다.
어린아이라는 존재는 주위에 있는 가장 가까운 어른에게 의지한다. 그들의 보호속에 충분히 보호받는 다는 느낌을 갖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됨을 느끼는 감정과 방법은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대해 모든 육아서에서 언급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어떻게 성장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원론을 서술하고 있는데 다소 딱딱한 내용이 조금의 지루함을 준다.
독자의 입장에서 책 속에 언급한 유명인의 이야기나,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그 과정이 궁금하다.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 중 자신의 어린 시절의 상처에 대해 고민을 했다던가, 그것에 대해 전혀 다른 반전을 갖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의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소상한 내용이 언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이 가장 우선이어야 한다는 이론은 알고 있다. 그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멘토의 역할이 분명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주변의 사람이 되었던, 책이었던, 또는 사회활동이었던, 그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 있었다면 더 큰 공감을 얻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불우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여러 설을 다루더니 갑자기 글의 전개가 그것에 대한 반론을 펼치는 부분은 다소 혼란스러움도 있다. 과연 어떤 말이 옳다는거야?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어린시절에 대한 두가지 이론이 있다라는 것을 언급하고, 비교 설명으로 전개를 했다면 좀 더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상처받은 어린 시절에 대해 정면으로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 말이 쉽지 자신의 과거와 맞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멘토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함을 기억하길 바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새을 위한..이란 말로 결론을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책을 선택한 독자는 그것에 대해 충분히 생각을 하는 이들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과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은 의외로 쉬울지도 모른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들어주는 멘토의 역할이 될지도 모른다.
현재의 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졌지만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르다고 말한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치유되지 못한 상처때문에 내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면을 이 책을 통해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어린 시절을 과감하게 보내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