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의 수요일 -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외치는 당당한 희망
윤미향 지음 / 웅진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비 오는 날에도, 눈 오는 날에도 변함없는 하루가 있다.

20년 동안 이어져 온 하루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위, 수요시위.

사람들이 그 한결같은 하루를 가르치는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은 이 수요시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20년간의 수요일』은 우리가 감히 위로를 해줄 수 없는 풀어지지 않을 한을 가진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허리 굽고, 얼굴과 손이 주름으로 가득 얻은 그 세월을 살아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진  있는 상처와 아픔에 대해 우리가 무엇이라 감히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위안부'에 대해 정확히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20년간의 수요일』은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가 20년간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해온 수요시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7개의 여성. 시민단체가 중심으로 1990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결성, 일본 정부의 위안부 범죄 인정과 진상규명,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일본 역사교과서 기록, 위령탑과 사료관 건설,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였다. 그러던 중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1992년 1월8일 종로의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강제연행 인정과 희생자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수요시위가 시작되었다. 그것이 20년이란 세월을 함께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은 조선의 모든 것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우리 조선의 여인들을 강제로 끌고 가 일본군의 성노예 생활을 강요한다.

이 무슨 짐승만도 못한 일인가.

'위안부'들이 겪었던 일들은 『20년간의 수요일』에서 생생한 기록으로 남겨져 있다.

그 오랜 세월 가족에게 버림받고, 조국에 버림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 할머니들이 노구의 몸을 이끌고, 병마의 몸을 이끌고 그토록 외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20년간의 수요일』에서 윤미향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가 왜 생겨났으며, 그 끔찍한 범죄가 45년 해방이 된 후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힘없는 몸으로 사람들 앞에 용기를 내어 일본의 죄를 낱낱이 고발하는 할머니들에 대해 사실 기록과 증언 그리고 사진을 첨부하여 기록하고 있다.

할머니들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차마 말로 표현 못할 아픔을 용기를 내어 사람들에게 말한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각지를 돌아다니며 일본군들이 저질렀던 만행을 낱낱이 고한다. 그리고 아직도 '위안부'라는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전쟁 때문에 다시는 할머니들처럼 불행한 삶을 사는 이들이 없기를 간절히 원하며 평화의 연설을 하고, 외면하는 일본 정부를 향해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위해 자신을 고통을 다시한번 감수하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할머니들의 행보가 독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아픔과 우리가 함께 해나가야 하는 책임감을 잔잔하게 퍼뜨린다.

 

『20년간의 수요일』은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는다. 오래전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 사람들이 똑같이 저질렀던 과거와 그리고 해결해야 할 숙제를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 전쟁으로 고통받는 나라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여성들의 고통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나의 아픔이 아니면, 그리고 가족의 아픔이 아니면 너무나도 객관적으로만 판단하고 결론 내리려고 한다. '위안부'의 문제도 그렇다. 내가 겪지 않은 시대의 일이고, 이젠 나이가 들어 멀리 떠나야 하는 노인들의 문제로만 여기고 있다. 내 가족이 아니고, 내 주변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러한 반응이 오히려 그 할머니들을 더 힘들게 하고, 외롭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성폭행이라는 것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여자를 한낱 도구로만 생각하는 남자들, 그리고 시대의 잘못된 인식이 문제이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할머니들이 겪었던 일을 왜 지금 우리가, 이 시대가 저지르고 있을까? 왜 다른 나라의 소녀들이 당하고 있는데도 먼 산 불구경 하듯이 만 있는 것일까?

 

『20년간의 수요일』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위안부' 문제는 거론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한 페이지씩 읽어가면서 얼마나 비겁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를 깨닫게 한다.

늦은 법은 없다. 지금 이 순간 '위안부'의 문제가 바로 우리나라의 일이고, 우리 여성들의 일이고, 그리고 우리의 형제, 부모의 일이라는 인식을 하는 시점부터 독자는 용기있는 후손이라 다독이고 싶다.

20년간의 외침이 끝나는 날까지 작은 힘이겠지만 나도 동참을 한다.

그리고 나의 딸에게도 무섭지만, 결코 피하면 안 되는 이 일을, '위안부'의 일을 알려주려고 한다.

한 명의 독자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길 바라면서 모든 부모들, 그리고 청소년들이 꼭 읽기를 추천한다.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 협의회 홈페이지 www.womenandw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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