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 -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화의 진실
볼프강 코른 지음, 이수영 옮김, 김은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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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절대 아니었다! 빨간색 인조 양털 조끼는 어린 소녀들이나 빨간색 유니폼을 입는 바이에른 뮌헨 킴의 축구 팬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나처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팀을 응원하는 냉철한 학술 전문 기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라고 작가의 빨간색 양털 조끼에 대한 반론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시청하던 TV의 한 프로에서 얼마 전 헌옷 수거함에 넣었던 빨간 양털 조끼를 입은 아프리카 난민을 보게 된 작가는 자신이 사는 독일에서 어떻게 저 먼 아프리카까지 저 조끼가 갔을까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독자들은 빨간 양털 조끼가 자신의 손안에 들어오는 과정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됩니다.

 

인조 양털 섬유를 만들기 위해 석유 부국 두바이에서 원유가 들어옵니다.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석유화합물은 2억 년에서 9억 년 전부터 진행되어온 지구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이런 석유 화합물을 뽑아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작업을 합니다. 채굴 현장, 중간 저장실로 옮기는 송유관, 저압 탱크에서의 작업등을 통해 우리가 쓰는 석유를 뽑아냅니다. 유조선에 실린 석유는 방글라데시를 향합니다. 독한 화합물 사이에서 원단을 뽑아내는 일은 사람들이 합니다. 적은 임금이고, 혹독한 노동이라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는 몸이 아파도, 다쳐도, 노동력의 대가가 터무니없이 싸더라도 묵묵히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원단을 갖고 어마어마한 수출량을 맞추기 위해 또 다른 노동자들은 식사 시간도, 용변 시간도 자유롭지 못한 열악한 환경을 견디면서 재봉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고,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얼룩진 옷들은 느릿느릿 다른 세계를 향합니다. 유럽의 독일을 비롯한 여러 곳으로 말입니다.

 

독일의 물류센터에 도착한 빨간 양털 조끼는 사실 주문서에는 없던 제품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났을까요?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은 두바이를 거쳐 방글라데시에서 옷이 나오고 독일에서 판매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독일에서 빨간 양털 조끼를 사입었는데 왜 사막의 나라 두바이가 나오고 방글라데시의 노동자들이 등장하고 운송수단인 배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요? 이는 바로 세계화의 물결 때문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하나이면서 둘인 공존하는 관계입니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싼 노동력, 더 싼 유통로를 찾고, 개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욱 부를 축적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렇게 새롭게 만들어진 빨간 양털 조끼가 있다면 입다 버린 헌옷을 수입하는 가난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옷을 입고 망망대해를 목숨 걸고 건너는 이들도 있습니다.

빨간 양털 조끼가 보여주는 것이 경제 흐름에만 있지 않습니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은 세계화와 공정무역에 대해 어린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책입니다. 저자의 손에 있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난민이 입게 된 빨간 양털 조끼를 통해 광범위하지만 일목요연하게 적어가고 있는 그런 책입니다. 그저 지구의 여러 나라가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간단한 말로 표현하기에는 세계화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서구화된 세계화는 다른 이면에 있는 열악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란 무엇일까요?

세계화란 국가 간의 필요에 의해 단일한 사회 체제로 나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국가나 지역 간 존재하는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정보 등에 대해 일종의 단일 시장으로 변모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화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서로 상호 관계가 되고, 공통적인 관심사를 두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국가 간, 개인 간의 빈부격차가 심하고, 자신들의 고유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잃게 되고, 서구화를 의미하는 세계화를 통해 인종 간의 갈등과 차별, 그리고 지구환경 파괴, 생태계 훼손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무역정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인 '공정무역'이라는 것이 바로 세계화를 통해 인식되는 새로운 개념입니다. 세계화는 빈부의 격차를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 간에도 적용되는데 이를 바로 잡고자 '공정무역'을 진행하게 됩니다. 못사는 나라에 돈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고 공정한 거래를 통해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무역 방식이랍니다.

 

어려운가요?

사실 '세계화'와 '공정무역'은 무척 복잡한 현실입니다.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엔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세계의 변화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성장해서 후에 '공정무역'의 주인공이 되기 때문이죠.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은 독일 뮌헨국제청소년도서관에서 선정하는 <화이트 레이븐스> 2009 우수청소년도서 수상, 세계 평화에 기여한 우수 청소년 도서에게 주는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2009 노미네이트 된 도서입니다.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은 경제와 세계화에 대해 아주 정확하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독자들이 경제와 무역에 대한 그리고 세계화에 대한 , 공정무역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이랍니다.

세계는 하나라는 모토아래 숨겨진 세계화의 이면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을 읽으면서 세계화에 대한 어려움을 조금 더 풀어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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