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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 공주 - 그림 형제의 기묘한 이야기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9
그림 형제 지음, 김양미 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0년 9월
평점 :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틈틈이 모으게 되는 아이템이 되었다. 한 권의 고전 시리즈를 읽으면서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책은 마치 어릴 적 잊었던 감성이 또다시 내 손안에 들어오는 듯하다.
현대인의 시선과 어른들의 시선에도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는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기다리게 하는 하나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중 그림 형제의 작품이 의외로 많다. '브레멘 음악대' '헨젤과 그레텔' '황금 거위' 등등 어른이 되고, 아이들을 키우고 또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찾으면서 여전히 읽히는 그림 형제의 업적이 대단함을 새삼스럽게 느낄 때가 있다.
독일인 그림 형제는 둘 다 독일의 언어학자·문헌학자로 모두 괴팅겐대학교의 교수를 지냈으며 베를린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천되었다. 그림 형제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높인 '그림동화'를 만들었다.
그림동화 대부분은 전해오는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다듬어 오늘까지 읽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다.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의 최신판인 『백설공주:그림형제의 기묘한 이야기』를 만났다.
'백설공주' '빨간 모자' ' 신데렐라' 등등 이 동화에 나온 줄거리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각색하여 아름답고 순한 이야기로 알고 있다.
『백설공주:그림형제의 기묘한 이야기』에는 모두 15편의 동화를 싣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착한 동화'에서 벗어나 그림 형제의 원본에 충실한 번역으로 독자들에게 익숙한 동화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흔히 알고 있던 내용과도 상당히 다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어린이 동화에서 보이는 '착한 사람' 과 '나쁜 사람'의 두 개념만을 말하기보다는 등장인물의 독특한 개성과 묘한 인간성을 새롭게 느껴보는 동화책이다.
'신데렐라'는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와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어 전혀 다른 신데렐라를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동화 속에서 신데렐라는 마녀와 생쥐, 호박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마차를 타는 공주로 변신하지만, 원작에서 신데렐라는 무도회를 가고 싶어 새어머니에게 무척 조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마법은 죽은 어머니의 무덤에서 일어나는 일로 표현하고 있다. 신데렐라를 찾기 위해 남겨진 신발 한 짝을 신기 위해 신데렐라의 의붓 큰언니는 엄지발가락을 자르고, 둘째 의붓 언니는 발꿈치를 자르는 끔찍함이 있다. 다른 아가씨를 찾는 왕자에게 친아버지는 신데렐라는 볼품없는 아이라고 하면서 소재를 시키지 않는다.
'백설공주'는 또 어떤 인물인가. 동화 속의 백설공주는 아름답고 착한 모습만 보이지만 원작에서는 자신의 위험에 처한 상황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는 가벼운 생각의 소유자로 여겨진다.
'헨젤과 그레텔'에서 흉년이 들어 먹고살 것이 없어 걱정하는 나무꾼에게 새 부인은 아이들을 숲 속에 떼어놓고 오자고 채근하고 결국 새 아내의 말을 따르는 무능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백설공주:그림형제의 기묘한 이야기』에는 이렇듯 부정적인 인물들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나쁜 인물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원작에 충실했다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내용이 이렇기에 어린아이들이 읽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중고등 학생부터 동화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느낌이 드는 독일 소설을 읽어봄이 어떨까?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오랜 기억 속에 남는 고전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이 가을에 참 독특한 매력을 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