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체 (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합체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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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에게 말한다.

세상은 할 일이 많고, 너희의 꿈은 무궁무진할 거다.

하지만, 1318의 청소년들은 미래의 큰 꿈과 용기를 먼저 보기보다는 지금 눈 앞에 있는 나의 고민이 가장 큰 문제이고 가장 큰 산이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그것이다.

그중 가장 큰 고민이 외모이다. 당장 중학생으로 올라가면서 머리며 옷차림이며 신경 쓰게 되니까.

평범한 외모로도 이리 꾸미고, 저리 꾸미느라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당연한 모습이다.

그런데 그 평범한 외모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되돌아본 적이 있을까?

 

사계절 출판사의 '1318 문고' 시리즈는 청소년의 성장통을 재미있고,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책들이 많아 청소년의 시선으로 그들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지는 느낌이 드는 시리즈이다.

『합★체』는 일단 외모지상주의가 퍼져버린 세상의 관점을 다시 돌아보는 큰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청소년들..., 너희들은 아직 한창 성장해야 하는 멋진 아이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으로 해석하고 싶다.

 

『합★체』는 전혀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고1 두 아이의 이름이다.

합,체라는 이름처럼 둘이 합해져야 하는 운명이지만 둘은 형제이면서 경쟁자이면서 앙숙이기도 하다.

공부 잘하는 녀석과 운동을 잘하는 녀석, 표면에 드러나는 성격과 속을 알 수 없는 녀석. 하지만 둘이 숨기고 있는 가장 큰 속마음은 바로 '키 크기'이다.

공굴리기 쇼를 보여주는 것이 직업인 아버지는 그래도 긍정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기 때문일까? 키가 작아서 속상하기보다는 키가 작아서 보여줄 수 있는 그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오합.오체 형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상 최대의 쇼...가 아닌 지상 최대의 소원이 바로 '키 크기' 이다.

어느 날 오체는 우연히 키가 크게 되는 비기를 알아낸다. 그것을 알려주는 '계도사'가 어떤 사람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여름 방학의 시간을 투자하면 키가 큰단다. 그것이면 된다. 한번 해보자. 해볼 만하다.

체는 행동한다. 그리고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오합을 꼬드기고 애원을 하면서 동참시킨다. 집을 떠나 계룡산의 깊은 산 속에 있는 비기의 장소를 찾아간다. 지상 최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합★체』를 읽는 내내 참 재미있고 즐거웠다.

"와우..이 녀석들 정말 재미있네,,"

" 너희가 멋있는 녀석들이다.."

"그렇지..그렇지..그렇게 하면 너희가 이기는거다.."

"와~!!! 드디어 합.체 너희가 해냈구나.."

이런 감탄사와 응원을 합.체에게 보내고 있었다.

거창하게 '외모지상주의'가 어떻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합★체』는 그 자체만으로도 '외모지상주의'를 훌쩍 뛰어넘는 멋있는 녀석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신인 작가의 말이 참 기특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이 공감하면서 '나도 해보자'라는 뿌듯함을 안겨주는 소설 『합★체』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언급하는 '난쏘공'이라는 오래된 소설 제목의 등장 때문에 혹여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지에 대한 잠깐의 걱정도 들었지만 읽는 내내 유쾌함을 한껏 얻는 그런 소설이라 나는 작가에게 그리고 『합★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외모지상주의'를 운운하면서 세상의 어두운 면을 자꾸 보여주는 것도 일침의 한 방법이겠지만, 청소년이라는 시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합★체』같은 소설이 예쁨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닐까?

무거운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긍정적으로 그리고 용기 있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하고 싶다.

 

서로 투닥거리는 쌍둥이 형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독자들도 알듯 모를 듯 지나온다. 투닥거리다가 서로 작은 일에 배려하는 모습에 웃음을 짓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등굣길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일러주는 그 한마디로 독자들은 "와아~"라고 함께 웃게 된다.

마치 내 자식들이 어느덧 훌쩍 커버린 그런 든든함과 뿌듯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청소년들이 세상을 향해 나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다. 우선 공부에 시달리는 이 시기를 원망도 하게 되고, 불만도 터뜨리게 된다. 하지만 『합★체』와 함께 커보면 어떨까?

"세상은 말이다... 바로 너희 발아래 있게 된단다... 너희가 간절한 마음으로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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