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도망쳤다! 미래의 고전 19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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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판타지 동화나, 소설 등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집이 도망쳤다』란 동화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뻔한 스토리의 뻔한 모험담을 그린 이야기로 진행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답니다.

하지만, 독서 편식이란 표현처럼 정말 독서에 관해서는 편식을 하면 안되는구나를 절실하게 느낀 동화책이 바로 『집이 도망쳤다』입니다.

 

푸른책들에서 나온 『집이 도망쳤다』의 작가는 2005년 ‘샘터문학상’ 수상에 이어 2006년 ‘MBC 창작동화 대상’과푸른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제4회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에 수상한 경력은 작가의 숨은 저력을 대변해 준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집이 도망쳤다』는 현실세계와 다른 판타지 세계를 표현하면서 그 속에서 진정한 친구와 그 친구를 얻기 위해 독자 스스로 가져야 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움직이는 집에 각각 갇히게 된 재민, 범수, 원호는 같은 학년이며 친구입니다. 하지만, 친구라는 말로 서로를 묶기에는 조금 어색한 면이 있습니다. 재민이와 원호는 단짝입니다. 늘 씩씩한 재민이와 여린 마음을 가진 원호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듯한 친구 사이입니다. 이들 사이에 범수가 있습니다. 중학생 형들과 불량하게 어울려 다니는 범수는 학교에서 기피대상입니다. 아이들은 범수와 그 뒤에 서 있는 중학생 형들이 무서워 눈도 마주치려고 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재민이와 범수 사이에는 오래전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습니다.

방과 후 소문나게 맛있는 떡꼬치 때문에 움직이는 집과 배꽃 아줌마를 알게 되고, 길 위의 집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여리기만 하고 소심할 줄 알았던 원호와 거친 모습만 보이던 범수는 어쩔 수 없이 같은 편이 되어서 재민이를 구하러 나서게 됩니다.

 

 『집이 도망쳤다』에서는 도시가 세워지기 이전의 모습이라 생각할 수 있는 유목민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던 하지만 그것이 불편한지도 모르던 순수한 시절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가진 욕심과 욕심 때문에 서서히 괴물로 변해버린 왕빛나와 괴물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늘 거칠고 불량스럽게만 하던 범수에게 가슴 아픈 상처가 있고 그 상처 때문에 자신을 꽁꽁 묶어버린 가식적인 면이 어떻게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어린이 독자들은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입니다.

범수의 상처를 알게 되고, 가슴 아파하고 그리고 그것을 감싸 안아주는 원호를 보면서 독자들은 가슴 찡함과 함께 반갑고 고마움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릅니다.

 『집이 도망쳤다』의 주된 내용은 재민이와 범수와 원호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옳은 것을 위해 몸을 다치면서도 무서운 형들에게 과감하게 대응하던 재민이와 그것이 늘 마음속에 남아 결국 착한 친구로 남게 되는 범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원호는 재민이를 찾아 나서고 범수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를 보여준답니다.

 

우리 어린이 독자들이 이렇게 깊이 있는 동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언제든지 옳음을 향해 움직이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때문입니다. 비록 지금 조금 게으르고, 친구들을 괴롭히고, 소심한 어린이 독자들이 있다면 여러분 가슴속 깊이 있는 용기를 꺼내보길 바랍니다.

그것을 절대로 어려운 일이 아니랍니다.

늘 재민이 곁에서 보호받는 듯한 원호였지만, 범수의 아픔을 보듬어주기 위해 스스로 위험을 자처하기도 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잠깐의 아픔이지만 결과는 큰 사람이 된다는 스스로 성취감과 함께 진한 우정을 가질 수 있답니다.

가슴 속 깊이 느껴지는 진한 우정과 가슴 아픈 상처를 함께 보듬을 수 있는 재민이와 범수와 원호를 보면서 어른인 저도 무척 감동이 오래오래 남는 그런 동화이기 때문에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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