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8
프란시스코 X. 스토크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자폐의 성향을 가진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있다. <포레스트 검프>나 <말아톤> <레인맨>처럼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성향을 보이지만 그들은 나름의 멋진 능력을 갖고 있음을 영화를 결말에서 알게된다.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는 이런 자폐적 증상이 있는 마르셀로의 일상을 그려낸 소설이다.

 

마르셀로가 갖고 있는 병명은(병명이라고 굳이 선을 긋기에는 너무 평범한 보통의 아이겠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하나로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관심사와 활동에 상동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ASD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언어지체나 인지발달의 지연은 발생하지 않으며 표준 진단 기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서투른 동작과 특이한 언어사용이 자주 보고되었다.(출처-워키백과)

 

굳이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설명을 붙이는 이유는 자폐적이란 단어에 중점을 두면 마르셀로의 성향을 이해하기에 헷갈릴것 같기에 적어본다.

말하자면 마르셀로는 언어의 어눌함도 전혀 없어보이고, 행동의 늦음도 없어보인다. 정상 수준의 지능은 있지만 의사소통 능력이 좀 결핍된다는 정도이다.

이런 애매모한..(정상인이라고 하기엔 좀 어눌하고, 장애인이라고 하기엔 극히 정상적인) 마르셀로이기 때문에 어쩌면 사회적응에 대해 본인의 생각과 타인의 편견에서 더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속의 마르셀로는 오랜 시간 특수학교에 다니고, 상담을 받으며 보호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만의 세계에서는 어려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지만 일반적인 사회에서 마르셀로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마르셀로를 보면서 그의 아버지는 그냥 둘 수가 없다. 어차피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사회로 끌어내려고 한다.

첫번째 시도로 마르셀로는 아버지의 회사(법률회사)의 우편실에서 일을 하게 된다.

매일매일 시간과의 부딪힘, 장소와의 부딪힘, 그리고 사람들과의 부딪힘을 겪으면서 마르셀로 스스로 사회인

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마르셀로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오랜 시간 특수학교에서 훈련받은 것은 사회인으로써 적응해나가는 방법이었다. 싫은 마음과 해야하는 의무감에 마르셀로는 어느덧 자신만의 감정만을 고집하는 점을 버리고 사회인으로서 싫어도 하는것, 두려워도 부딪히는 것을 익히게 된다. 하나씩 하나씩 사회라는 것을 배우는 마르셀로는 자신의 생각과 고민 끝에 판단을 하기도 하고, 결정을 내리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우편실 동료 재스민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을 배우고, 인간의 참됨을 배우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는 주인공이 눈에 띄는 장애를 갖고 있었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책은 아니다. 오히려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상인같은..정상인 같으면서도 뭔가 이해가 안되는 성향을 가진 중간적인 성격의 17세 소년이 느끼게 되는 사람과, 감정과, 또래의 생각을 접해 나가는 미묘한 차이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보물창고-청소년문학"시리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기에 청소년기의 성장소설로 생각했지만 간간이 표현되는 성적 표현은 아직 우리나라 청소년이 읽어도 괜찮다라는 추천을 하기엔 망설여진다.

전개되는 내용만 생각한다면 아직 중간자적인 입장인 청소년이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기에 느껴지는 두려움과 마르셀로가 느끼는 두려움이 비슷한 면이 많아 함께 읽어도 좋겠지만, 섹스, 성교, 욕망, 여성을 육체적으로 비하하는 표현등은 우리나라 청소년이 읽기엔 참 껄끄럽다는 점이 아쉽다.

 

마르셀로는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과 사람간의 대화를 하나하나 꼽아본다. 하나하나 두들겨보고 건너고 있다. 이것이 마르셀로가 갖고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에 따른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모르는 세계를 항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작가가 사회복귀 훈련시설에서 인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세계에서 나와 거칠고 험한 현실 세계로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기까지 마르셀로의 다양한 심리 변화를 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책인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는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가장 편안하고 가장 정직하게 그려낸 작가의 시선 담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들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해주는 감동이라 하겠다.

 

내일을 향해, 조금씩 어른들의 세계를 향해 가고 있는 청소년을 둔 부모들이 있다면, 또는 주변에 일반인들과 조금 다른 아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시선을 갖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