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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우연찮게 스님과 인연이 되고 시어머니가 담양에 있는 절에 계시기도 하고 아이들은 방학동안 그곳에서 깨끗한 공기를 느끼는 방학생활을 하곤 한다.
그곳을 향하는 시간은 여유를 갖을 수 있는 시간이고, 가족 여행을 하는 시간이고, 잠깐씩 떨어져 있는 어머님과의 정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초도 밝히고 향도 사르고 다기물도 올리고 상단, 중단, 하단에 순서대로 3배도 올리고 이젠 제법 순서도 틀리지 않고 법당에서 삼배를 올리고 나오게 된다. 아직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잠시의 삼배 합장으로 왠지 모른 평안함을 조금이나마 느낄때가 있고
법문에 귀 기울이는 틈도 있다.
어느 사람이던모든 사람은 삶이 버거울때가 있고 힘듬에 지칠때가 있다. 그것을 힘들지 않으려고 피한다고 피해질 일도 아니다. 힘든 시간 속에서 조금만 더 마음속에 가르침을 담는다면, 그리고 법문에 전해주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려고 한다면 아마도 괴롭고 고통의 시간은 조금은 누그러뜨리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는 불광출판사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이다. 천진 스님과 현현 스님은 지리산 홍서원에서 정봉무무 스님을 모시고 산의 기운을 받고, 땅의 기운을 받으면서 부처님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 말씀하진 그것을 모아모아 책으로 펴냈다.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좀 더 빨리 행복해질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은 모두 갖고 있다. 우리가 아등바등 살아가는 이유도, 때론 욕심을 부리는 이유도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지리산 홍서원에 찾아온 사람들이 풀어놓은 가지각색의 사연에 따라 설해 주신 법문집이다. 전편(지리산 스님들의 못말리는 수행이야기)을 읽지 않아도 한 장 한 장 읽어가면 나도 모르는 불가의 가르침을 알게 된다. 어려운 말이라 하더라도 그저 묵묵하게 읽어 나가다보면 또 하나의 선지식을 알게 된다.
사람은 그렇다. 내가 사는 방법이나 당신이 사는 방법이나 다 거기서 거기다. 40대가 되고 몇살이 더 보태지고 나니 나도 이런 소리가 술술 나온다.
이집 인생이나 그집 인생이나 별반 다를 거 없더라...돈?? 조금 더 있고 조금 덜 있는 차이더라..밥?? 세끼 다 먹고 살아야 하더라..어느집이나 건강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고, 인간때문에 고민하는 집이 있더라..
책 속에 모델이 되는 인간사는 모두 똑같이 경험하고 똑같이 느끼는 그런 고통이다.
이런 인간사의 모습을 불교의 가르침인 '사성제'와 '팔정도'에 맞춰 법문을 말씀하신 것을 모았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네 가지 진리, 고제, 집제,멸제,도제를 일컫는 '사성제'와 정견(올바른 견해), 정사유(올바른 생각), 정어(올바른 말), 정업(올바른 행위), 정명(올바른 생활수단), 정정진(올바른 노력), 정념(바른 생각), 정정(바르게 집중)의 '팔정도'는 불가에 속한 이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인간사를 살아가는데 꾸준히 노력하고 지쳐야 하는..어쩌면 잊혀지는 순수한 인간성..본연의 인간의 모습으로 가는 길이라 할 수 있다.
고통으로 자살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도 하고, 신뢰가 없어져 죽일듯이 부부싸움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부모자식간에도 이해부족으로 서먹함을 보이는 가족이 있을 것이고, 내가 갖은 행복은 작다고 생각하고 남의 행복만을 따라하려고 발버둥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보자.
모든 것은 내가 있음으로 시작된다. 모든 욕심은 내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모든 갈등과 미움 역시 나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인정해보자. 이것은 나를 지키려는 보호라기 보다는 나만 위하려는 욕심에서 나오는 행동과 생각이 아닐까.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를 읽다보면 좀 어렵운 단어들이 곳곳에 있어서(법문을 그대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잘 모르는 법문이라 하더라도, 불가의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 전해지는 옳은 것에 대한 길은 느낄 수 있다.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속에는 자연의 자연스러움이 담겨있다. 소박한 시골의 인심이 담겨있다. 나를 감싸고 있는 가식을 버리고 나만을 보여주는 깨끗함이 있다.
인간
문득 새벽안개가 자욱하던 사찰의 아침이 떠오른다.
핸드폰도 제대로 터지지 않던 그곳에서의 하루는 참...고요하게 만드는 강함이 있었다. '시간이 멈춘듯한'이란 문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던 아침이었다.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 바로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아닐까싶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옳음을 일깨울 수 있다면 독자는 행복을 향해 더 나아간 것이다.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두 스님의 모습에서 행복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스님이 남겨주신 법문에서 또한번 나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인생의 방향을 다져볼 수 있었다.
천진 스님,,현현 스님..그리고 정봉무무 스님,,,성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