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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7
샤론 크리치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한 가족이 이루고 있는 중심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 중심을 이루는 것이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중심이 흔들리면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아이들의 생각과 정서는 어떨까? 그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까??
'늘 새로운 기회'를 찾는 아빠 덕분에 디니는 항상 새로운 곳으로 옮기고 적응하고 또다시 떠나서 적응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그것이 옳은 생활 방식인지 아닌지를 따질 겨를도 없이..아니 인식할 틈도 없이 '디니'는 이모와 이모부가 있는 스위스의 국제학교로 가게 된다.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말 그대로 납치되듯 멀리 떨어진 스위스에 도착한 '디니'가 중요하다.
배경은 스위스이다. 얼마나 멋진 나라인지..얼마나 가고 싶은 나라인지 갈망하는 독자를 비웃듯이 '디니'는 스위스의 풍경등이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저 자신은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게 된다.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그려가는 성장소설은 내가 즐겨읽는 류의 소설이기도 하다. 나의 글속에서 늘 등장하는 나의 아이들은 한창 자신의 주관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좌충우돌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의 매력은 '샤론 크리치'란 작가 때문에 더욱 기대감을 갖었다.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라는 소설속에서 보여지던 소녀의 성장과 소녀가 이해하게 되는 어른의 세계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소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같은 저자의 또다른 성장소설에 대해 갖는 기대감은 어쩌면 당연하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디니의 아빠는 자유롭다 못해 자신의 2세들을 너무 방임형으로 키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이것은 현대..지금 교육이 우선인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나만의 시선이지만 말이다.
아빠의 행동 때문에 좋은 재주를 펼쳐보지도 못하는 엄마와 디니처럼 적응하느라 버거웠을까 사고를 친 오빠, 그리고 너무 일찍 결혼을 해버린 언니..이것은 분명 부모의 잘못된 선택으로 등떠밀린 주변 가족의 인생이다.
어찌어찌해서 그래도 조금은 안정적이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하는 이모와 이모부와 함께 디니는 스위스에서 또다른 새로운 환경을 적응하게 된다. 13살 디니에게 자초지종을 말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디니의 부모는 아주 간단한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디니는 오로지 가족에게서 자신만 버림을 받았다는 느낌때문에 새로운 스위스 국제학교에서의 모든 생활이 그저 남의일처럼 느끼고 있게 된다.
하지만 성장소설의 뿌듯한 묘미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국제학교라는 명성답게 세계 모든 아이들이 모이게 되고, 아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 당연한 일은 여기에서는 전혀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다.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서툰 외국어를 말할때 전혀 거리낌없이 한다던지. 또는 자신의 감정의 숨겨야 한다던지..등등의 고민은 정말정말 쓸데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디니는 또다른 생각을 가진 또 다른 아이로 한 뼘씩 커가고 있다.
스위스란 나라가 배경인 점은 어쩌면 하얀 눈속에, 그리고 때묻지 않은 자연속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환경은 디니가 새로운 새상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있는, 그리고 그 곳에 하나하나 자신의 기록을 만들고 남겨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듯 하다.
자신보다 더 불행한 가족사를 가진 친구들을 보기도 하면서, 때론 새로운 언어를 표현하면서 익히게 되는 감정의 조절이나, 멀리서 보내오는 가족들의 편지를 통해 디니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하는 자신을 차곡차곡 만들어가게 된다.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타인을 사랑하는 것, 타인을 배려하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조금 더 어른스러워졌음을 청소년 독자들은 느끼게 될 것이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더 눈부시게 빛나는 산 위의 눈들..그리고 차가운 바람을 들이마실때 느껴지는 시원함은 디니와 그리고 친구들과 이 책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한 컷이라 생각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