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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이야기 ㅣ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5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4월
평점 :
역사를 배워 나가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반드시 해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역사서를 소개 할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옳은 역사던, 틀린 역사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이것은 미래를 위한 준비와 계획을 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지식 성장의 한 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서는 꾸준히 읽으려는 노력을 한다.
수 많은 역사서가 나름의 해석하는 관점대로 출간되고 있다. 이번에 읽었던 <예술가 이야기>는 역사속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무엇보다 예술이라는 주제속의 역사 인물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박윤규 작가는 문예창작을 공부하였고,'계산 아침햇살'에 동화를 발표하면서 동화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보물창고에서 펴낸 <예술가 이야기>는 우리 역사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잘못 알려졌거나 숨겨진 우리 역사를 바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쓰고있다.
예술은 그 시대의 문화가 종합된 단면도라고 한다.예술가들이 온몸과 정신을 태워 남긴 보석이다. 그 결과물인 작품이 역사의 증언과 증거가 되고, 오늘날 문화재가 된 것이다. 그 작품을 통해 우리를 그들이 가려고 했던, 혹인 만들려고 했던 세계를 상상해 볼 수 있다(작가의말 중에서)
모두 14장으로 나누고 예술로써 표현을 담당했던 역사인물을 다룬다.
1장에서는 거문고로 방아 찧은 백결선생, 살아 있는 그림을 그린 솔거, 영원한 가야인의 영혼 우륵, 왕희지를 넘어선 신필 김생
2장 해와 달을 움직인 시인 월명사,
3장 불국사와 석굴암을 지은 김대성,
4장 노래하는 생불 균여,
5장 천 년 절창의 시인 정지상,
6장 암흑시대의 대문호 이규보,
7장 소설 문학의 북두성 김시습,
8장 지지 않는 선계의 꽃 황진이,
9장 전인적 화가 사임당 신인선,
10장 천하제일 명필 석봉 한호,
11장 승천을 꿈꾼 이무기 허균,
12장 조선을 그린 신선의 붓 김홍도,
13장 삿갓 쓴 방랑신인 김병연,
14장 판소리의 아버지 신재효 까지 다루고 있다.
어쩌면 역사의 큰 사건속에(주로 정치적 사건) 묻혀 많은 "그저 그림그리고 건축물을 세우고, 글을 남기고, 소리를 남겼던 예술가였다"라고 간단하게 설명으로 남아있을 역사속의 인물을 더 넓은 시각으로 다뤘기 때문에 그들이 표현하던 예술과 그 속에 담겨진 시대를 표현하는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예술가 이야기>이다.
월명사의 경우를 살펴보자.
"신은 다만 국선지도(國仙之徒:국선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 혹인 제자)에 속하므로 향가를 지을 줄은 아나 범패는 모릅니다."이에 왕이 대답했다."이미 인연이 있는 승려로 지목되었으니 향가를 써도 좋다."(삼국유사)
월명사를 기억하기에는 신라시대의 중으로 알고 있으나 월명사는 자신을 부처의 제자라 하지 않고 다만 국선지도에 속한다고 밝힌다. 국선이란 화랑의 다른 말이니 곧 현묘지도를 익히던 수도자란 뜻이다. 또 범패를 모른다고 하였으니 비록 사천왕사에 머물지만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월명사는 그것을 뚜렷하게 밝혔고, 우리 겨레에게 고유한 가르침이 있음을 증언한 셈이지(본문중에서p45)
이런 국선지도의 뜻을 제대로 이해를 한다면 이들을 낭승(郎僧:화랑이며 승려인 사람, 즉 현모지와 불도를 함께 익히던 사람)이란 말을 이해하고 낭승의 전통이 이어진 신라말의 도선이나 고려시대의 묘청, 승장 김윤호,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의 행적이 훨씬 쉽게 이해된다.
역사만을 볼 때 왜 중들이 굳이 나라의 일에 뛰어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정의감이라는 말이 가장 대표적 표현이었지만 그들이 갖고 있던 정신은 불교와 현묘지도의 가르침을 같이 익혔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본문의 설명에 역사의 진리를 다시 깨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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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역사를 바라볼때 전체적인 안목을 아울러 두루두루 살펴봐야함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고려시대의 승려 균여가 권장했던 '팔관회'는 단순한 불교의 행사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하늘을 섬기는 제천행사로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인 현묘지도를 장려하는 행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이것을 주장한 균여는 단순한 불교의 승려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되찾고자 하는 민족주의자임을 알려주는 것도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예술가 이야기>에서는 예술적인 사상과 예술작품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 예술가들의 전반적인 사상과 우리 역사와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표현하려했던 역사에 대해 아주 조목조목 알 수 있는 책이다.
이규보의 동명왕편은 우리 문학사상 최초의 서사시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면 외에 우리 겨레의 기원을 신라가 아닌 고구려에 두고 그 자부심과 기상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노래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고 배우게 된다.
이처럼 <예술가 이야기> 속의 예술가들은 그들의 재능과 갖고 있는 뚜렷한 주관을 통해 좀 더 나은 세계, 또는 꿈을 갖을 수 있는 미래를 꿈꿔오고 그것을 널리 전파하려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갖고 싶었던 나라에 대한 희망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의 역사속에서 그 자취만을 갖고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갖으려 했던 그 정신은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는 모두 5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예술가 이야기>를 먼저 읽게 되었지만 1권 첫 임금 이야기, 2권 명재상 이야기, 3권 전쟁영웅 이야기, 4권 선비학자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읽어봐야겠다라는 계획을 세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