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 ‘국제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수상작 동심원 1
이준관 지음, 최혜란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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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예쁜 동시집 하나를 만났다.

 

어린이를 좋아하고 어린이와 함께 어울려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한다는 시인 이준관의 동시집 <쑥쑥>

어린이들과 친구가 되어 어느덧 어린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예쁜 말로 적어내려간 시집이다.

<쑥쑥>이라는 동시집 제목답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쑥쑥 자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시집이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무럭무럭 쑥쑥 자라는 마음을 그리고 있는 시집이기도 하다.

 

푸른책들의 <동심원 시리즈>의 1편인 동시집 <쑥쑥>

더구나 이준관 시인의 동시가 교과서에 4편이나 실렸다고 하니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가장 아이답게 그려낸 시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먼지떨이처럼 털이 너덜너덜한

떠돌이 개야

 

싫증이 나고 보기 싫어졌다고

주인한테서 버림받았니?

짓궂은 아이들한테서

시달림을 당했니?

 

겁먹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떠돌이 개야

 

-중략-

 

이리 와, 착하지

우리 집에 가서

나와 함께 살자

내가 먹는 밥

함께 나누어 먹자

 

(-골목길의 떠돌이 개- 중에서)

 

동네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 잃은..아니 주인 잃은 불쌍한 개..어른들은 그런 개를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저 개는 예방접종 했었을까? 또는 저 개는 하도 씻지 않아서 털 속에 벌레가 있을텐데..라는 싫은 표현만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주인 잃고, 집도 잃고 떠돌아 다니는 개에게 과자라도 던져주고, 빵이라도 던져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순수하고 여린 마음의 아이를 보여준다.

 

키가 작아 교탁 앞 첫 번재

그게 내 자리다

 

-중략-

 

선생님 말씀이 가까이 들려

내가 혼자 선생님 사랑을 다 차지한 것 같다.

 

-중략-

 

그러면 문득 선생님이 된 것 같아

교탁 앞에 우쭐 서 본다

 

(-교탁 앞 첫 번째 자리- 중에서)

 

참으로 귀여운 동시이다.

키가 작은 친구의 가장 큰 고민이지만 이 친구는 아주 긍정적인 방법으로 키작음을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비록 키가 작아 교탁 앞 첫 번째 자리에 앉게 되었지만 칠판이 가까워서 내가 혼자 칠판을 다 차지한 듯 하고, 선생님 말씀을 가장 가까이 듣기에 선생님의 사랑을 혼자 다 독차지한 것 같은 내 속마음을 보여준다.

칠판을 지워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나만 이뻐해서 부탁했다라는 생각에 칠판을 지우면서, 비록 걸상을 밟고 올라서서 칠판을 지우지만 마치 내가 키큰 선생님이 되어 교탁앞에서 우쭐대고 서있는 듯하다고 고백한다.

 

<쑥쑥>인간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골목에서 만나는 잠자리도 있고, 뭐든지 아끼고 버리지 않는 할머니도 있고, 반에서 너무 얌전해서 존재감이 없이 눈에 안 띄는 친구도 있고, 그 친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친구도 있다.

<쑥쑥>이라는 시처럼 완두콩 싹이 완두콩이 되고, 송아지가 의젓한 뿔을 가진 소가 되는 것처럼..이 세상은 매일매일 쑥쑥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 소리는 가장 듣기 좋은 소리라고 시인은 말했다.

 

이래서 내가 이 책이 참으로 예쁜 동시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짧은 시어속에 아이의 마음과 어른의 마음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어서 좋다.

아이들에게 오랫동안 쑥쑥 자라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게 되어서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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