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소녀
빅토리아 포레스터 지음, 황윤영 옮김, 박희정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을 키우면서 인정하고 싶고, 항상 염두에 두고 싶은 말이 있다.

"아이의 능력은 천차만별이고 각각의 능력은 훌륭하다"라는 것이다.

EQ(감성지능)라는 척도기준을 눈여겨 보게되는 이유도 아마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무한대의 감성은 후에 더 나은 능력을 개발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뭐..이런 거창한 학술적인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청소년 아이들을 둘이나 키우고 있는 나로써는 아이들의 감성이 풍부해지도록, 또는 아이들의 생각과 조금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감대가 바로 성장소설을 통한 대화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감성이 메말라가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겠지만, 난 그렇다.

성장소설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느낌이 좋고, 때론 내가 잊고 있던 나의 어릴적 감성을 떠올려서 좋고, 또 때론 무한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가 듬뿍 들어있는 이런 소설이 좋다.

 

<하늘을 나는 소녀>는 캐나다 작가의 성장소설이다. 작가의 태생이 캐나다라는 점도 소설의 자연과 동화되는, 자연적인 느낌을 충분히 살리는데 한 몫 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이 소설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지만 이 이야기가 너무 사랑스러워 소설로 먼저 출판되었다고 하니 작가의 애착이 모두 담긴 이야기라 기대를 갖어본다.

 

첫 장부터 시작해서 독서는 순식간에 이뤄진다. 그만큼 속도감이 있는 전개도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가 무척 재미있다. 일단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그래야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고 또 읽게 된다.

정말 재미있는 성장소설이다.

 

평범하기만 한 시골 농장에서 태어난 파이퍼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모른채 자란다. 파이퍼의 능력은 단지 늘 해오던 버릇처럼, 습관처럼 그저 일상의 한 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의 사람들은(심지어 파이퍼를 사랑하는 부모님조차) 그 능력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만약 이러한 능력이 중세시대에 나타났다면 당연히 마녀 사냥감이 되어야 할 그런 엄청난 능력이다.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능력은 신의 영역이라 감히 침범하면 안되는 것일까?

여기에서부터 능력을 잠식시켜야 하는 무언의 압력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이것은 신의섭리를 꾸준히 되뇌이는 엄마의 행동에서도 보여지는 점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은 어쩌면 신의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파이퍼는 이 능력때문에 비밀 연구소에 들어가게 된다. 자신의 능력으로 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애쓰는 소녀 파이퍼였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는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때론 부딪혀보기에는 무척 단단한 벽이다.

연구소에서 책임자 헬리언 박사의 지시와 규칙을 따르게 된다. 그녀는 완벽한 여성이며, 완벽한 책임자였다. 파이퍼는 그녀를 무척이나 신뢰하고 믿고 헬리언 박사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감안하고 더욱 키워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파이퍼는 연구소에서 또 다른 능력의 소유자들을 만난다. 최고의 두뇌를 가진 아이, 염력을 쓰는 아이, 투시력을 지닌 아이, 몸에서 전기를 만드는 아이, 세상에서 가장 힘쎈 아이와 가장 빠른 아이, 몸을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듣게 된다.

이 아이들 역시 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 아이들은 비정상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처음에 파이퍼에게 짖궂게 하는 것도 어쩌면 알게 모르게 받아온 상처와 불신의 표출이기도 하다. 하지만 파이퍼의 진실된 마음과 사랑스러움 그리고 씩씩함은 아이들 모두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알려진 사실대로 아이들의 능력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연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어른들의 잣대는 비열하다. 그것을 눈치챈 천재 소년 콘래드와 자유로운 소녀 파이퍼는 연구소의 비밀을 하나둘 알아가고 그것을 피해 탈출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늘을 나는 소녀>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견해를 두고 이야기 하게 된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정상이라고 선을 그어놓고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기준은 정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정상은 무엇일까? 비정상의 잣대로 본다면 정상은 또 다른 비정상일텐데 말이다.

 

또한 소설 속의 아이들은 최고 능력을 가진 명석한 아이들이지만 마음은 아직 여리디 여린 아이들이다. 부모에게 버림을 받을까봐 속으로만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능력을 없애려는 어른들의 비열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아이도 있다.

두려움으로 인해 배신을 하게 되고,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고통을 받는 사건이 생긴다.

하지만 아이들이 갖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어느 것보다 큰 용기이고 진실이다.

 

<하늘은 나는 소녀>는 해리 포터와 빨강머리 그리고 엑스맨의 캐릭터를 모두 볼 수 있는 소설이다.

해리 포터에서 볼 수 있는 진한 우정, 빨강머리 이 보여주는 밝은 마음과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용기, 그리고 엑스맨에서 볼 수 있던 흥미진진한 초능력이야기를 똘똘 뭉쳐놓은 소설이다.

 

유명한 소설 트와일라잇의 저자 스테프티 메이어가 이렇게 극찬을 했다

"기묘하고 감미로운 이야기!

눈물이 맺힐 때를 빼면 한순간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정말 적절한 평이다.

 

책을 읽는 내내 흐뭇한 마음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갖고 있던 순수한 용기는 배신도 용서를 하게 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또한  파이어의 농장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진한 우정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예감하게 된다.

사랑스런 파이퍼의 모습은 푸른 하늘위에서  펄럭이는 원피스를 입고 마음껏 날아다니는 싱그러운 소녀일 것이다. 때론 미지의 사건이 또 생기고,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능력을 더 알아내기 위해 연구하고 모험을 하겠지만, 이들의 사랑스러움과 우정은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는 오래오래 이어지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맑은 하늘에 마음껏 날아다니고, 마음껏 상상하는 우리 아이들이 그런 능력을 오랫동안 간직하길 바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하늘을 나는 소녀>를 선물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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