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 1 - 원시 사회와 삼국 시대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 1
김찬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하는 자세는 우리 어린이들이 필히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중의 하나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왜 중요하냐..라는 질문에는 우리의 뿌리를 제대로 아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져온 "우리"라는 민족의 개념을 정리할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의 저자 김찬곤 선생님은 역사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게 된다고 말한다. 역사 공부를 할 때 역사 상식을 어느 정도 알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렇다고 지식만 강조하는 즉 지식에 너무 기대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한다.

구텐베르크보다 78년 앞서 세계에서 최초로 <직지심체요절>같은 활판 인쇄를 햇는데도 왜 고려에서는 서양에서처럼 인쇄 혁명이 안 일어났는지, 조선 세종 때 비가 온 양을 정확히 잴 수 있는 측우기를 만들었는데 과연 이 측우기가 농사에 도움이 되었는지, 또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시계와 물시계를 만들었는데 당시 백성들에게 시간을 아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는지, 바로 이런 것을 상상하고 따져보는 생각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아마 우리가 갖고 있던 역사 지식 너머의 또다른 지식을 알 수 있게된다.

 

대부분의 역사책은 역사를 쓰고 나서 적당한 자리에 참고용으로 사진과 그림을 첨부한다.

하지만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에서는 애당초 글을 쓸 때부터 사진과 그림을 중심에 놓고 거기에 맞춰 써 내려간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역사 유물의 사진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보여지는 모든 것을 꼼꼼히 살펴보고 유물의 비밀을 찾아내는 재미도 갖을 수 있는 책이다.

 

1권에서는 원시 사회와 삼국 시대의 대표적 역사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석기 시대의 질그릇, 청동기 시대의 비파형동검,세형동검,청동거울, 선사시대의 고인돌, 고구려의 옛 무덤 벽화, 백제의 불상, 익산 미륵사지 석탑, 백제금동대향로, 신라의 금관, 첨성대, 반가사유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15종류의 유물을 소개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유물과 더불어 서로 연관되는 세계의 유물(예를들면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던 여자 상을 이야기하면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나 네페르티티 왕비의 가면등)까지 함께 체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유물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자세히 살필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교과서 등에서 보던 유물의 사진은 전시장에서 보여지는 한면 또는 전면만을 찍어 보여주기 때문에 유물의 사진은 지루한 그림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토기의 전반적인 모습과 바닥의 모습을 찍은 사진, 지방별로 분류된 토기의 사진, 청동거울의 부분 부분을 확대한 사진, 고구려 벽화의 일부를 자세히 확대 해석한 것, '명적'이란 이름의 화살을 크게 확대한 사진등은 우리가 알면서도 정작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부분을 설명해준다.

 

역사는 지금도 연구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또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 일컫는 첨성대에 대한 관점이 눈에 띈다.

'첨성대'란 이름과 "천문을 물었다"라는 구절의 해석을 통해 첨성대가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일본 기상학자 와다 유지 이후 우리 학자들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첨성대'라는이름과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구절 "천문을 물었다(以候天文)."를 근거로 삼아 첨성대를 별을 관측했던 천문대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천문을 물었다(以候天文)."는 구절이에요. 지금까지의 학자들은 이 구절을 그냥 쉽게 "천문을 관측했다"로 풀이햇어요 하지만 "이후천문(以候天文써 이. 물을 후. 하늘천. 무늬 문)은 분명히 "천문을 관측했다."가 아니라 "천문을 물었다."로 풀이해야 해요.

그렇다면 첨성대는 별을 관측하던 구조물이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천문(하늘의 뜻을 헤아리는 일. 이 세상에 곧 일어날 일 또는 어떤 징조)을 물었던 상징물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러요. 그러니까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중심이 되었던 '제단'일 수도 있다는 거지요.(P142)

 

아직도 연구중인 첨성대를 보면서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유물이지만, 이러한 역사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 뮤물을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에는 <역사는 흐른다>라는 Tip도 함께 구성되어 있다. 유물이지만 중요 유물의 순서에 밀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한 유물의 또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윤복의 미인도, 신석기 시대 빗살무늬토기 문화권, 선사 시대 사람들의 무덤, 새만금 해창 갯벌 장승과 솟대, 삼국사기보다 700년 앞선 광개토대왕비가 전하는 역사기록, 삼국유사 기록의 진실성,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해온 봉황, 왕의 복장 구장복과 면류관에 숨어있는 의미, 천문학이 존재해야 했던 이유등..이 이야기들은 이미 밝혀진 역사의 결과를 다시 이해할 수 있는,그리고 당시의 정서와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또하나의 부록이라 할 수 있다.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은 옛 사람들의 생각과 삶이 깃들여 있는 우리 문화사 이야기이다. 사진과 그림이 중심이 되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문화이야기, 역사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물관의 관람보다 더욱 자세하게 살펴보는 유물이야기라 말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역사를 이해하는데,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후손을 위해 존재를 남겨준 유물을 살펴볼 수 있던 아주 재미있고, 사실적인 책이라 초등 고학년은 물론, 청소년과 학부모가 함께 읽을만한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