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이강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품절


"참 좋을 때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때 듣던 말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나름의 멋을 내고 다닐때 듣던 말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하루하루 준비를 하던 때 듣던 말이었다.

청춘이었던 그때..나는 이 소리의 깊은 맛을 모르면서 듣곤 했다.

예쁜 꽃신과 함께 진달래꽃이라고 하고 싶은 예쁜 꽃비를 맞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저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잎속에 내가 서 있다면,

저 꽃잎이 내 아이들이 삶을 이끌어가는 내내 축복처럼 내릴 수 있다면..

그리고 이 세상의 청춘들이 저 꽃비가 주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청춘이 예쁘고 아름답고, 참 좋은 때인가보다.



'온 세상이 다 내 편이다. 난관이 닥쳐도 이겨내겠다는 본인 의지만 강하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난관을 극복하는 순간 기대 이상의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청춘이란 그렇다. 때론 무모해보일지 몰라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점을 기특하게 봐줘야 할 것이고, 때론 이기적이라고 할지 몰라도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과정이라 여겨줘야 할 것이다. 어제는 실망으로 가득찬 하루라 할지라도 오늘은 친구에 의해서, 자신의 용기에 의해서 때론 미래에 대한 포부심에 의해서 불끈 일어설 수 있는 그 발랄함과 힘찬 기운을 다독여줘야 한다.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청춘에게 들려주는 아주아주 편안하면서 세상의 이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주는 책이다. 더구나 그것을 오래 전해내려오는 옛이야기에서 찾고 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던, 허름한 삼베옷을 입고 농사를 짓던 시절의 이야기던, 도깨비 방망이를 뚝딱거리던 그때의 이야기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그리고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옛이야기가 지금까지 살아남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가늠해본다.



구구절절, 고리타분한 옛이야기가 아니다. 옛이야기와 맞불려 들려주는 저자의 에세이는 독자들보다 조금 더 인생과 삶에 대해 청춘을 바친 선배로서의 지혜를 보여주는 경험담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로 태어나서 각각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인생의 산을 넘어야 한다. 아들로. 딸로, 때론 아내로, 남편으로 그리고 사위로 며느리고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로 1인 몇 역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에 맞는 지혜를 바로바로 꺼내기란 사실 쉽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후회하는 것이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좀 더 잘해볼껄. 좀 더 신중할껄. 다른 결론을 선택할껄..나름의 최선을 다한 삶이라고 하지만 분명 아쉬움은 항상 남기 마련이다.

그런 삶을 겪고 있는 독자들, 그리고 아직은 탄탄한 주춧돌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귀에 쏙쏙들어오는 인생의 이야기는 사뭇 정감어린 할아버지의 구수한 이야기처럼 들려온다.




옛날 어떤 지관의 아내가 병으로 죽자 자식들은 좋은 묏자리를 찾아야했다. 시아버지의 직업이

지관이니 묏자리를 알려달라 했지만 시아버지는 왠일인지 뜸을 들인다. 첫째며느리는 시아버지를 업고 산을 오르고, 목이 마르다는 시아버지를 샘터에서 잠시 쉬게 하지만 왠일인지 시아버지는

업혀서 가는 것도 힘에 부치다고하여 결국 포기하고 내려온다. 둘째 며느리도 나서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셋째며느리 역시 시아버지를 업고 산을 헤매고 시아버지가 힘들다하여 샘터에서

쉬는데 셋째며느리는 시아버지에게 마련해온 술병을 내놓으면서

"아버님, 목이 컬컬하실 텐데 이것 좀 드셔 보세요, 어머님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버님 상심이 크신 줄 알면서도 이런 일로 여기까지 모시게 되어 송구스럽네요"라고 말한다.

지관은 울컥하는 감동을 받고 그 자리가 바로 명당이라 일러준다.

그곳에 시어머니 묘를 쓰고 묏자리 덕분에 셋째며느리는 대대손손 아주 잘 살았다고 한다.

시아버지가 알고 있는 좋은 묏자리를 기를 쓰고 알아내고 싶었던 것은 효심 반, 그리고 후손이 받을 도움을 생각하는 잇속 반으로 행해지는 행동이다. 셋째 며느리 역시 그러한 마음이 있었지만 하나 더 보태어 시아버지의 마음까지 헤아렸기 때문에 묏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모든 난관에는 해답이 있기 마련이다. 방법이 있기 마련이다.

말로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지혜를 볼 수 있는 이야기 한 대목이다. 또한 모든 일은 결을 따라하라는 어르신의 말이 떠오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사물이 갖고 있는 결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생겼는지 세심하게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는 저자의 가르침도 적고 있는 이야기이다.

결대로 따라가면 화를 낼 일도, 서로 부딪힐 일도 없는 것이다.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내 인생을 봄처럼 늘 싱싱한 모습으로 이끌기 위해 용기를 내야할 때와 어질고 향기로운 선비의 기를 뿜어내야 할때가 있다. 다 내어주고도 내게 남게 하는 하늘의 이치를 잘 생각해봐야하고 스스로 개척의 길을 용감하게 나아갈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청춘이고 인생이다.

가진것 없어도 내세울 것 없어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넓은 마음과 지금을 포기하도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멀리보는 시선도 청춘이 배워야 하는 인생이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렵지도 않다. 작은 일에 대한 깊이를 읽어낸다면 그리고 마음이 동하는 뜨거움을 갖고 있다면 청춘은 정말 멋지게 준비하는 그런 삶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청춘이다.

행복은 자신에게 있다. 지금 이순간에도 행복을 위한 행동을 독자는 하고 있다. 내가 몰랐던 내 인생의 묘미를 찾아갈 수 있는 이야기가 바로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에 실려있다.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청소년들이..지금 사회속에서 열심인 젊은이들이 가끔은 지칠때 용기를 주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책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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