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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니쩌
레이너 더 펠스니어르 지음, 정신재 옮김, 힐더 스퀴르만스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12월
평점 :
<고마워 니쩌>라는 제목만으로는 저학년에게 권장할만한 동화책으로만 여겼다. 분홍색 표지에 그려져있는 하트 그리고 커다란 연필, 모자와 안경을 쓰고 있는 작은 생쥐 한마리.. 궁금해진다.
독일 문학을 전공하고 어린이를 위한 책을 주로 쓰고 있는 저자 레이너 더 펠스니어르는 처음 만나보는 작가이다.
한 소녀와 소녀가 알아가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고, 소녀의 변화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작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정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자신의 주장이 뚜렷해지는 고학년의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주인공 페이는 무척이나 내성적인 여자아이다. 다른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기도 어색하고, 선생님과의 소통도 어색하기만 하다. 친구들과의 공통 과제를 하기 위해 토론하는 것도 피하고 싶다. 선생님의 오해에 대해 변명조차 하는 것도 어렵다. 몸이 아픈 아빠에 대해 정확히 물어보는 것도 흐지부지하게 알고 있을 뿐이다.
때론 할머니나 엄마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것도 부담스러울때가 있다.
페이는 자신감이 없다. 너무나 내성적인 성격에 주변 친구들과들도 속속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지는 듯 하다.
페이는 스스로 친구가 없다고 말을 한다. 이런 페이에게 니쩌는 친구를 만들어주겠노라고 한다.
<고마워 니쩌>는 니쩌가 페이 앞에 나타나게 된 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페이가 학교에서 그리고 집에서의 일상을 소소하게 적어내려가지 않는다.
페이의 소심한 성격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리고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부모들은 과연 내 아이가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또 알고 싶어한다. 부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씩씩하고 활달한 아이일까? 또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말할 줄 아는 똘똘한 아이일까? 아니면 친구들과의 운동을 열심히 하고 리더십을 갖고 있는 아이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이 세상 모든 부모는 나의 아이가 최고의 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페이처럼 가정이나 학교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들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른들과의 생각이 다를 때도 있고.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격외의 또 다른 성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듯 하다.
페이의 성격을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되는 니쩌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니쩌는 누가 될 수 있을까?
<고마워 니쩌>는 이런 관점에서 생각을 해봐야하는 과제를 준다.
항상 격려하고 옆에 있어주는 그 든든함을 줄 수 있는 니쩌는 엄마도 될 수 있고, 친구들도 될 수 있고, 선생님도 될 수 있음을 떠올려본다.
커다란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닌 작은 마음이라도 함께 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격려가 아닐까.
페이는 니쩌와 할머니의 격려로 좋은 남자친구와의 감정도 확인하다. 또한 병에 걸렸던 아빠를 보면서 죽음을 떠올리는 두려움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마음을 스스로 찾게 된다. 부끄럽게 생각되던 할머니의 멋을 진정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어느날 우연히 시작된 니쩌 페이의 만남을 바라보면서 나와 또는 내 아이들이 늘 어느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니쩌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또다른 나를 찾아가는 페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것이 <고마워 니쩌>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분홍색의 고운 생각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