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이외수님의 지명도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책을 들여다보기는 <글쓰기의 공중부양>과 <하악하악>이후 세번째이다. 이외수님이 풍기는 포스 덕택에 기이한 양반, 괴짜인 양반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래전 한 TV프로에서 나오는 이외수님의 평범한 일상,,특히나 안주인의 평범하면서도 꿋꿋한 일상을 보게 되면서 이외수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이외수님이 펴낸 책은 글씨 하나, 토시 하나까지 외운다는 인터뷰를 기억하고, 점점 더 이외수님을 찾게 된다. 그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웃대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기도 한다.

<외뿔>을 만난것은 처음으로 나만의 이외수 작가의 책을 가져본 셈이다.
짧은 글과 해학적인 그림은 이외수 작가만의 개성이고, 매력이고, 보여지는 명함이 아닐까 싶다.
나는 <외뿔>을 장식하고 있는 호수 밑바닥에서 쌔빠지게 기어다니는 물벌레보다는 나은 존재라고 우기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겉모습을 자랑하는 것뿐이고. 나의 이면은 아마도 물벌레가 먹고 토해내는 플랑크톤 만큼의 존재감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자문을 하게 된다.
자만심에 가득찬 나의 한켠의 모습은 이런 자문을 하는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다.
"야~야~ 그래도 너는 삶이라는거, 인생의 본질이라는거 생각한다야~ 아직 그렇게 생각 못하는 인간도 많어야~그러니까 너 대단해~!!"
이것이 바로 미련곰탱이의 우둔한 인간만이 갖을 수 있는 쥐뿔도 없는 자만심이라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되새김질을 하게끔 하는 것이 바로 <외뿔>이라는 것이다.
 

춘천~! 하면 어릴적 설레발치고 여행삼아 갔다왔던 춘천호반이 떠오른다. 대학시절 있는 멋을 내면서 친구들과 낭만을 찾아 떠났던 춘천~, 하지만 에라이~~이게 뭐다냐~를 연발하게 만든 춘천.
휙 둘러보고..꼬질꼬질하던 호반 레스토랑에서 그래도 멀리서 왔다고 기분내서 먹었던 맛은 싸구려였지만 값은 비쌌던 커피...그래서 난 춘천에 대한 기억이 별로다.
하지만 춘천에 대한 기억이..그리고 언뜻 지나쳤던 의암호에 대한 기억이, 더불어 쟁반국수를 처음 먹어봤던 기억이.. <외뿔>로 인해 다시금 바라보게 되는, 이를테면 색안경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게되는 그런 느낌을 준다.
이것이 책에서 말하는 외적인 아름다움에 열렬하게 매달리는 인간의 미련곰탱이 짓이 아닌가 싶다.

사랑을 하고 싶다라고 외친다.
행복하고 싶다라고 외친다.
잘 살고 싶다라고 외친다.
<외뿔>에서는 쉬운듯하지만 정말 어려운 해답을 준다. 어렵지만 어찌보면 굉장히 쉬운 정답을 준다.
그래서 <외뿔>을 읽는 내내 키득거림이 이어진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표지는 무엇을 뜻하는 바일까. 모든것을 흡수하라는 말일까? 아니면 모든것에 대해 평범하게 바라보는, 진심으로 바라보는 그것을 갖으라는 말일까?
아흐~고민스럽다..분명 뭔가를 말했는데 딱~ 그 화두에 대한 결말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다.
이외수 작가는 많이도 생각을 요구한다. 아니면 나의 지식의 한계인가??
장면 장면 등장하는 그림은 참 간단명료하다. 하지만 재미있다. 귀엽다. 그리고 이야기가 있고 뜻이 있다.
그게 뭐~!! 무슨 뜻이 있는데? 라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당신의 화두이다.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당신만의 화두~!!

참으로 내게는 소중한 한 권의 책이라 여겨지는 <외뿔>이다.
내 눈으로 확인하기전까지는 아무리 소문난 작가의 책이라 할지라도 소장하기가 참 망설여지는데 <외뿔>은 정말 내 손에 들어와서 다행이다.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외뿔>을 찾으면 좋겠다.
세상이 복잡하고, 생각이 복잡할 때 <외뿔>을 찾으면 좋겠다.
인간이 관심이 두지 않지만 결국 찾아내려고 애쓰는 본질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할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