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밀레니엄 북스 99
한비자 지음, 김동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한비자에 대해 정리해야 했다.
전국시대(BC 475~221)의 약소국이었던 한韓나라의 귀족 출신이다. 귀족이라고는 하나 서공자라 불리는 미천한 신분이었다. 그리고 한비가 태어난 한나라 역시 전국 7울 중 가작 작고 가장 약한 나라였다. 강대국 진나라 때문에 위태로운 조국의 현실을 한탄하고 나라의 부흥을 위해 여러 학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만들었으며 이것이 <한비자>이다.
학문을 완성했지만 실제 정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고 왕의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한비는 말더듬이라는 장애로 언변이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한비는 오직 문장으로만 자기의 이론을 말했고 이에 대한 반론에 대한 논박까지 글로 썼다.
한비 사상의 핵심은  법술法術이다. 법술의 법이란 법령法令을 말한다. 법이야 말로 모든 국민이 복종해야 할 유일하고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한다.
이 법을 운용하는 기술이 바로 술術이다. 정치는 인간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주가 직접 상대하는 것이 신하다.  술術이란 바로 군주의 신하 조정법이다. 

<한비자>의 문장은 모두 55편이다.
고전이라함은 방대한 내용에서도 주눅이 들지만 문구를 이해하기에도 무척 어렵다. 하지만 밀레니엄북스에서 나온 <한비자>는 55편 중 현대적인 의의가 있으며, 원전의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 20편을 골라 펴낸 책이기에 이것만으로도 한비자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무척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병편> <십과편> <고분편> <세난편> <화씨편> <망징편> <비내편> <설림상편> <설림하편> <내저설상편> <내저설하편> <외저설편> <난편> <오두편>의 20편을 살펴보자.

이병편한비의 가장 기본적인 이론인 임금의 신하 통솔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십과편은 임금이 몸을 망치고 나라를 잃게 되는 잘못 열 가지의 이야기를,
고분편 고분孤憤이란 말은 '외롭게 홀로 울분에 가득 차 있다'는 뜻으로 한비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토로하고 있는 장으로 권신들의 방해를 받아서 자신의 재주와 지혜를 중용받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세난편 세난說難(설득의 어려움)은 신하로서의 한비가 약자의 입장에서 쓴 문장으로 한비만이 지을 수 있었던 최고의 문장으로 꼽힌다.
화씨편 한비는 대신과 귀족들이 실권을 쥐고 사리사욕을 꾀하는 정치에 맞서, 그들의 권리를 누르는 군권 강화 정치를 주창했다.

망징편 한비자는 나라가 망할 수도 있는 여러가지 징조를 제시한다.
비내편 내부를 방비하라. 즉 군주의 재난은 사람을 믿는데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설림상편, 설림하편 옛날의 일화나 사화등을 추려 모은 것이다.  '설림'이란 이야기의 숲이란 뜻으로 곧 설화집이란 말이다.
내저설편은 상편과 하편으로 나뉘어져 잇다. 이병편에서 말한 임금이 신하를 조종하는 법을 다시 설명한다
외저설편 역시 내저설과 마찬가지로 자기주장의 증명을 위한 설화집이다.
난편에서의 난은 캐고 따지고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한비는 그의 독특한 논리로 유교적 미신을 깨뜨려 보이고 있다.
오두  한비자는 당시 나라를 좀 먹는 다섯 부류를 두고 오두(五)라 하고 그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 많은 이야기를 어찌 다 설명을 하고 조목조목 따질 수 있을까.
단지 읽어가면서 현대인들이 주목해야 하는 사상임을 새삼 깨닫는 이유는 이 시대가 난세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든것이 법령위에서 이루어져야 함은 현대인이 충분히 몸에 배어 익숙한 습관처럼 지키고 있는 상황에 법을 운용하고 신하를 운용하고 임금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는 현대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백성과 신하에게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지. 선과 악에 따라 화복이 제대로 보이는지. 죽이고 살림이 법에 따라 내려졌는지. 덕을 판단할때 애정과 증오에 따르지 않는지. 어리석음과 지혜를 가릴 때 다른이의 비난과 칭찬에 좌우되지 않는지.  기준에 있어 마음대로 헤아리는 일이 없는지. 법의 집행에 신뢰가 있어 사기치지 않는지..이것은 크게는 군주와 신하와의 되돌아 봐야할 문제이고, 작게는 한 무리의 수장의 숙제이다.

한두번의 독서로는 그 사상의 깊이를 파악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하지만 쉬운 글로, 더구나 현대의 시대상과 너무 잘 맞는 추려낸 사상은 한비자의 사상이 요즘들이 눈에 띄는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한다.
<한비자>를 읽고 짧은 소견에 정리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어렵게만 느꼈던 고전을 이토록 쉽게 접할 수 있던 이 책은 나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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