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비밀 정원 레인보우 북클럽 12
T. H. 화이트 지음, 김영선 옮김, 신윤화 그림 / 을파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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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플라크 저택에 살고 있는 고아 마리아는 외로운 아이다. 못된 가정교사 브라운 양, 브라운양과 한통속인 헤이터 목사, 요리사와 괴짜 교수만이 마리아 주변의 사람들이다. 어느날 우연히 비밀정원에서 만나게 된 소인국 사람 릴리퍼트인들을 만나면서 마리아의 모험은 시작된다. 릴리퍼트인이 누구일까? 바로  '걸리버 여행기'에서 나왔던 그 소인국 사람들이다.

우리는 동화를 읽고나서 재미있으면서도 이야기가 좀더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마리아의 비밀정원>은 바로 그런 아쉬움을 대신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바로 한번쯤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를 패러디한 동화이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한 소인국 사람들이 진짜였다는 가정하에  시작하는 동화이기 때문에 하나의 책으로 두가지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게 한다.

내 눈앞에 작은 소인국 사람들이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나와 말이 통할까? 마리아는 릴리퍼트가 자기의 작은 인형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의 생활방식과 언어와 역사를 가진 한 종족임을 알게 된다. 물론 괴짜 교수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수님의 충고가 있었지만 아직 어린 마리아는 그들의 여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덕분에 그들의 친절과 그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주 커다란 실수를 하고 만다. 릴리퍼트인들은 인간 산 마리아에게 등을 돌리고 마리아는 그때서야 자기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실수가 소인국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깨닫게 된다. 마리아의 진심어린 사과로 릴리퍼트인들은 마음을 조금씩 풀게 되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우연히 릴리퍼트인을 발견하게 된 가정교사와 후원자인 목사는 이들을 팔아넘기려는 못된 계획을 세우고 마리아와 릴리퍼트는 서로 협동하여 이 어려움을 이겨 낸다.

<마리아의 비밀정원>은 마리아의 성장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모험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보였던 세상에 대한 풍자도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더욱 맛깔나게 하는 마법적인 배경도 있고, 고아지만 씩씩하고 당찬 마리아의 용감함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곳곳에 보여지는 소품들에 대한 설명, 대저택 말플라크를 둘러싼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 마리아의 조상들에 대한 과장된 묘사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조금은 어려운 면이 있기도 하다. 권장 연령이 10세 이상이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토론을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나마 이 책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바로 <마리아의 비밀정원>이 끝난 뒷부분에 있는 마리아의 비밀 정원 들여다보기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한 이야기와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또 하나의 이야기꺼리가 될 수 있다. 작품 깊이 보기에서는 이 소설의 특징인 패러디 문학에 대한 설명과 마리아의 성장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는 배우는 마리아의 행동에서 다른 이들을 위한다는 것은 그들을 제대로 알고 그 모습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는 커다란 의미를 우리 아이들은 서서히 익히게 될 것이다.

관련 지식 쌓기를 통해 풍자소설이란 장르와 그것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환타지 소설이라해서 단순한 재미와 환상을 기대했던 독자들은 조금 버겁게 느낄 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타지 소설속에 세상을 향한 풍자 소설을 그려내려 했다는 점을 염두고 두고 읽는다면 아이들과 많은 토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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