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와 정글의 소리
프레데릭 르파주 지음, 이세진 옮김 / 끌레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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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청소년들이 직접 뽑은 2008년의 책이라는 선전답게 청소년들을 위한 추리소설로서도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다.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뻔한 스토리에 가끔은 지루함을 느낄때가 있지만 <미카와 정글의 소리>는 성장소설속에 보여지는 추리력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마음껏 접할 수 있는 책이다.

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프랑스로 입양된 미카.  

12살이 된 미카는 모습은 태국인이면서 정신은 프랑스인으로 살고 있다.

정작 본인은 자기를 입양시켜 버린 태국이란 나라를 싫어하지만 미카의 주변 사람들은 모든 것을 태국과 연관짓고 있다. 젓가락질을 하게 될때나 동양을 배우는 수업시간이나 더구나 어이 없는 것은 성룡이 주연하는 중국 영화를 보고 미카를 "떼놈"이라고 놀림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기에 어쩌면 프랑스인보다 더 프랑스인이 고자 하는 미카이기도 하다. 

어느날 미카와 그의 프랑스 가족은 미카에게 유산으로 남겨진 태국의 정글로 떠나게 된다. 야생동물이 있고 멋진 모험이 가득한 정글을 떠올렸다면 아니다. 미카의 가족이 만난 정글은 다 쓰러져가는 코끼리 조련사들이 모여있던 그리고 병든 코끼리만 남아있던 곳이다. 자신의 유산을 팔아버리지도 그렇다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못하는 미카에게 누나의 제안으로 가족은 정글에 남기로 결정한다.

태국의 한 정글에서 살아남기로 결정을 한 가족들은 어쩌면 각각의 마음의 방황을 다잡고 싶었던 모양이다.  갑작스레 아내를 잃고 그리고 직장도 잃고 세아이를 데리고 막막함과 부정적인 생각뿐이었던 아빠. 남자아이들에게 심한 콤플스를 가지고 있던 맏딸 샬리, 그리고 찔찔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막내 바르의 하루하루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자신을 단단하게 다져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미카는 정체성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태국에 살게 되지만 미카프랑스인임을 주장하고 싶다.

그런 현실 도피적인 미카에게 할아버지는 소년의 능력을 일깨워준다. 자연을 통하여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 이것은 미카의 숙제이지만 그 능력을 스스로 일깨우도록 이끄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해야할 의무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은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고 그 능력을 제대로 짚어보고 제대로 된 길로 이끌어야 함은 어른들의 몫임을 일깨운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고 더욱 작은 소리를 듣게 되면서 미카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에 대한 경외함과 넓은 자연을 받아들이면서 현실속에서 늘 비판적이였던 소년은 어느덧 넓은 정글속에서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멋진 소년으로 자라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정글을 비추는 환한 태양속에 같이 서있는 듯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지루할 수 있는 결말이 정해진 성장소설의 틀을 벗어난 5년전의 살인사건의 등장과 숲속에서 만난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들이 추리소설과 환상소설을 같이 읽어가는 재미를 준다.
할아버지의 존재와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책을 끝까지 놓지 않게 하는 스릴 넘치는 재미가 풍부한 책이기도 하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가족과 소원해질수 있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하여 어려움과 역경은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고 힘들수록 가족만이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충분히 마음 넓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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