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구재 시사회
최승환 지음 / 낮에뜨는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사십구재 시시회>라는 책을 듣고 나서는 책 내용보다는 그에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를 끌었다.

소설을 위한 홈페이지. 주제곡이 있는 소설..그리고 책을 출판과 절판과 재출판 과정에서 일어났던 슬픔등... 처음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뒤져보면서 무엇인가..말로 표현되지 못하는 서늘함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역시나.. 나는 책을 접하고 정말 날밤을 꼬박 새워서 읽었다. 책을 편식하는 나의 습관과 잘난 주제도 아니면서 이책 내용은 어떻고 저건 어떻고를 연발하면서 책을 정독하는 습관이 없다. 급한 성격탓에 일단 훑어보고 다시금 읽어대는 독서 습관으로 인해서 한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서 읽었다는 것은 나 스스로도 대견하다. 이렇듯 이 책은 단어 하나하나 표현 한구절 한구절을 놓칠까봐, 급해지는 내 성격을 차근차근 다독이면서 읽어 나갔다.

슬픔이라 표현되기에는 너무 저리다. 가슴 저리다가 아니라 온 몸이 저리다가 맞다. 이 책은 나에게 온 몸이 저려오는 그 무엇을 전해주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 어지간한 감정도 어지간한 슬픔도 이젠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내가 책을 읽고 나서도 한참을 그 저려옴에 꼼짝할 수 없다. 흔한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에는 표현 하나하나..이야기의 전개 하나하나가 너무 절절하다. 

반전의 반전..세상을 나름 살아봤다고 말하는 내가 생각하던 결론을 뒤집어 버린 또 다른 결론.
그리고 그에 따른 주인공의 그 아픔..그 결정..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을 이해하면서도 너무 화가나고 짜증이 난다. 왜 그래야 하지? 이해한다. 사랑의 그 깊이가 어느 정도였는지 이해를 하지만 그래야 했나? 왜? 그럼..남은 사람들은??나는 현실적인 사람인가 보다. 결과를 보고 혼자서 끙끙대고 화를 삭히니 말이다.

작가는 사랑을 선택했다. 사랑이 모든것을 바꾸어 놓는다는 그 단순한 결론을 멋있게 행복스럽게 이끌어 낸다. 다시한번 나는 현실적인..감정이 메마른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조금 더 생각을 한다면..조금 더 사랑에 대한 깊이와 그 향기를 생각한다면 중간에 그토록 화를 내고 짜증낼 일이 없었을 것이다. 섣부른 나만의 결론을 내릴 일이 없었을 것이다.

<사십구재 시사회>라는 제목을 보고 무서움을 느꼈다. 그것은 없다고는 할 수 없는..영혼과 그 영혼이 살아 생전 사랑하던 이를 찾고. 정을 끊기 위해 행한다는 그 무엇..이것에 대해 그래도 조금은 알고 조금은 겪은 나였기에 현실과 다른 세계에 대한 무서움도 함께 느꼈다.

내가 죽는다면..내가 살아 생전 못했던 사랑의 표현을 이승 사람에게 표현하고자 48일간을 떠돌아 다닌다면..과연 나를 기억 하는 사람들은 내 영혼을 꿈속에서 보길 원할까? 아니면 나를 귀신이라 치부하고 도망칠까..역시나 나이 때문일까..내가 살아온 길에 대한 후회와 내가 살아갈 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젊은 두 연인의 사랑 이야기 뿐만 아니라 연인 주변의 사건을 통해 인간으로서 진정 무엇이 되었나.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슬프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 책에 대한 가벼운 표현이라고 하고 싶다.

행복함이다. 책의 결론을 떠나서 나 스스로 세상과 영혼과 삶과 주변 사랑들에 대한 그 가슴 넉넉한 행복감을 느낀다. 책 속의 한 구절에서 하나를 배워본다. 가지고 있던 것을 다 덜어내 베풀어 보는 그 무엇, 더 많이 웃어서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 무엇을 내 가슴에  담기 위해 책을 또다시 펼칠 것이다.

책의 뒷편에 있는 작가의 작품 후기를 보고 감히 작가님께 말하고 싶다. 좋은 곳에 가셨을 거라고. 아마도 그 절절함을 다 알기에. 그 슬픔을 다 안고 좋은 곳에 가셨을거라고 하찮은 위로를 드리고 싶다. 산 사람은 살게 마련이라고 참..야속한 말들을 하고 산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정확한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는 살아 있는 사람의 또다른 인생을 돌아보라는 뜻이다. <사십구재 시사회>의 모든 것을 접할 때마다 작가님의 슬픔이 또다시 떠오르겠지만 이토록 책 한권으로 마음속 깊이 저려옴을 느끼고 그것이 온몸으로 반응함을 느낄때..책을 만들었던 모든 사람들의 그 간절한 소망함이 이루어진것이 아닐까하며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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