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회의록 - 고정욱 선생님과 함께 읽는 산하어린이 154
안국선 지음, 고정욱 엮음, 이상권 그림 / 산하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금수회의록은 한말 개화기의 대표적 지식인 안국선이 쓴 신소설로, 1908년 황성서적업조합(合)에서 활자본 1책으로 출간 되었다. 

1인칭 관찰자 시점의 '나'가 꿈속에서 까마귀. 여우. 개구리.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새 등 8마리 동물의 회의를 참관한 내용을 기록한 소설로, 그때까지 전해오던 권선징악이나 이야기 서술에 치우친 다른 소설과는 달리 현실비판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소설은 금수를 빗댄 풍자속에서 일본의 정책과 친일정부 대신들을 비판하여 치안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최초로 판매금지된 소설이기도 하다.

각 동물들이 차례로 나와 반포지효(反哺之孝), 호가호위(狐假虎威), 정와어해(井蛙語海), 구밀복검(口蜜腹劍), 무장공자( ), 영영지극(營營之極),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쌍거쌍래(來)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인간세상의 비뚤어진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부모를 섬기지 않는 자식, 외국인에게 아첨하고 자기만 잘살려는 매국노, 제 나라 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잘난 체만 하는 위선적인 지식인, 가혹한 정치로 백성들을 괴롭히는 정치인, 배우자에게 절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하나님 인간에게는 특별한 영혼과 도덕심을 주었다고 한다.  금수들 역시 하나님이 정해주신 대로 순응하면서 하늘의 이치대로 살고 있지만 그런 금수들의 눈에 비친  인간은 기본적인 반듯한 생각과 생활도 모르는 주제에 만물 중에 가장 드높고 귀한 존재로 착각하고 사는 미련한 존재 일 뿐이라고 회의를 하면서 인간 세상을 비꼰다.

아동문학가 고정욱 선생님은 100년전의 이 작품을 내용의 흐름과 주제는 그대로 하였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문장을 다듬었고, 뜻이 어려운 단어에는 낱말 풀이를 달아 재미있게 엮었다.

이상권 선생님의 그림은 동양화의 느낌에 해학적인 표현까지 더해져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기에 아주 많은 보탬을 주고 있다. 

그 옛날의 소설이 지금 현대에 이르러서도 공감이 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 해봐야 할 문제이다.

잘났다고 소리치면서 살아온 것이 과연 다른 눈으로 봤을 때 올바로 살아왔는지 다시한번 짚어봐야 할 숙제인 것이다.

이 책은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과 함께 어른들도 같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부도덕한 모습의 인간사를 늘 접하면서 살게 되는 현대인들은 그것이 부도덕인지 모르고, 올바르지 못한 일인지 모르고 지나칠때가 있다. 뉴스에 매일같이 나오는 나라를 지키려 하지 않고 이익만 따지는 국회의원들, 나의 재산을 위해 타인을 해하는 인간들, 노인을 공경하지 못하고 버리는 인간들..

현대를 살아가면서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모범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금수회의록에는 시간이 또 지나도 인간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과 기본적인 삶을 담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할 일이고 그렇게 하라고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여러 독자들과 아이들이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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