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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커 - 자연과 삶에 관한 성스러운 기록
톰 브라운 지음, 김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원제는 <The Tracker>이다.
유명한 야생동물 추적자이며 가장 신뢰받는 재난구호 전문가인 톰 브라운이 자신의 자전적이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제목 '트래커'란 '짐승이나 인간의 발자국을 쫓는 자'를 일컬으며 탐색 대상물의 흔적 하나로 대상물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톰 브라운은 미국 뉴저지의 드넓은 숲에서 아파치족의 후예인 뒤를 밟는 늑대와 그의 손자 릭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숲의 흔적을 추적하는 법, 야생에서 생존하는 법,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방법을 배우게 되며, 그후 10년동안 도제살이, 직공살이를 통해 어떤 도구도 없이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게 된다.
책의 초반에서는 톰 브라운이 단순히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 동화되어 가는 삶만을 보여주는 듯하다.
자연에 동화되어 자연속에 살아가는 때묻지 않은 소년들의 이야기인듯 하다.
늪에서의 긴박한 탈출과 그로 인해 얻는 지혜, 한밤 눈밭에서의 추적을 통해 쉽게 여기면 안될 자연의 힘, 겨울 야영대회에서의 톰과 릭의 지혜로움, 두려움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훈련등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된다면 자연은 우리를 해칠 수 없다는 뒤를 밟는 늑대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자연은 풍성함과 부드러움만이 주는 것이 아니라 이면의 공포감과 증오심 또한 알려준다. 하지만 이 모든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숲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들개 무리와 비버의 시체를 통하여 숲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모든 것이 서로 공존해야 하는 신성하고 살아있는 곳임을 몸으로 깨달아 가고 있다.
책은 이어서 어린 소년으로만 머물지 않고 숲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어른으로 톰 브라운을 키워간다.
고된 도제살이와 직공살이에 오랜 시간을 보태었다. 숙련된 장인이 되기 위해 무수히 많은 곳의 자연을 접했다. 나름 자연에 대해 모든 것을 깨닫고 배웠다고 자부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인이 된 톰이 도시의 한 사람이 되었을 때, 숲에서 익힌 기술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어릴적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던 취미를 평생의 일로 착각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해서 스스로 회의에 빠지고 만다. 그 순간 그렇게 아름답던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저 아무 의미없는 한낱 숲으로 보여진다.
그러던 릭에게 파인 베런스의 실종사건은 큰 계기가 된다. 도시인의 눈에 보이는 릭은 과연 실종자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에 릭은 도시인들의 비웃음과 비와 추위에 맞서면서 추적자로서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한 사람의 유능한 추적자가 되기 위해서 좋은 스승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자세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훌륭한 스승 뒤를 밟는 늑대는 자연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줌에 있어 직접적인 해답 없이 순간이나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넌지시 알려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숲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언어로 표현할 수 없으며 오로지 체험으로만 표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알기 위해서는 체험해 봐야 한다. 이 모든 체험을 의문이 생기는 순간부터 해답을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
숲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이 숲이며 숲이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숲과 그 속에 사는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지혜는 자연의 이치와 똑같으며 자연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만이 현실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릴 두려움에 대해 진정한 용기와 따뜻한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과 더불어..라는 말은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 이어 미래까지 이어져야 하는 인간의 의무이자 책임감, 그리고 희망이기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