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작은새

소년과 작은 새
다니엘 문두루쿠 글, 세실리아 레보라 그림, 문세원 옮김 / 푸른길 / 2008년 11월

엄마와 함께 있던 소년은 엄마 잃은 작은 새를 만났습니다.  소년은 작은 새의 둥지가 되어줍니다. 먹이도 주고,  물도 먹여 주었습니다.  소년은 작은 새에게 정성을 들였답니다.   아마도 엄마 잃은 작은 새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싶었던 모양이지요.

소년의 엄마는 아이가 커가고 작은 새가 커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커간다는 것은 아마도 스스로 느끼고 겪어야 하는 과정일 겁니다.  어느덧 작은 새는 먹이도 혼자서 먹으려고 합니다. 아마도 혼자 날개짓을 하면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연습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작은새의 날개는 둥지를 떠날 만큼의 크기로 자랐는가봅니다.

작은 새가 떠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소년입니다.  하지만 창에서 노래하는 작은 새를 보면서 준비된 시간임을 알았답니다.  소년은 웃으면서 작은 새를 날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큰 둥지인 엄마에게 달려가 안깁니다.

둥지를 떠난다는 것은 엄마에게도 소년에게도 어쩌면 두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년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또다시 소년을 키우는 것은 자연의 법칙입니다.  작은 새에도 마찬가지로 자연의 법칙을 따르게 되어있답니다.  엄마는 그러한 자연의 법칙을 알고 있지만 무조건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소년이 어른으로 자라면서 스스로 알아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소년에게 언젠가는 엄마를 떠날 때가 옴을 알려주면서 엄마는 어쩌면 슬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뼘 한뼘 커가는 소년에게 엄마는 반드시 가르쳐 주어야 할 의무이랍니다.  작은 날개가 커지면 작은 둥지를 떠나 더 넓은 하늘을 향해 날아가야만 한답니다.  그래야 더욱 멋있는 날개를 가진 작은 새가 될 것이고, 더 많은 꿈을 가진 어른이 될 것입니다.

소년과 작은 새에 그려진 삽화는 글씨를 모르는 유아들이 보아도 내용이 알 듯 합니다.  작은 새가 둥지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작은 새의 몸집은 아주 작게 그려져 있어서 둥지 밖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한 페이지 가득한 작은 새의 그림은 어느덧 둥지를 떠날 만큼 자란 작은 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년이 엄마에게 팔을 벌리면서 달려가는 그림에서는 어느덧 아가에서 커져버린 나의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뿌듯하면서도 자랑스러우면서도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내 둥지를 떠나야 함을 생각하고 서서히 넓은 하늘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함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책 속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나의 아이들과 나에게는 늘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함을 알려준답니다.

"언젠가는 내 날개도 자라서 둥지를 떠날 때가 오겠지.

날개는 커졌는데 여전히 새장에 갇혀 산다면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없고,

내 노래도 즐거울 수 없을 거야.

하지만 하늘을 맘껏 날아다닌다면

내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될 거고,

그러면

나는  행복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