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스탠딩
래리 호건 지음, 안진환 옮김 / 봄이아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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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정치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내 삶이 움직이는 동안 부딪히게 되는 정치적 이슈는 그저 하루 뉴스의 헤드라인처럼 아.. 그런 건가.라는 느낌으로 알뿐이다. 이런 필자의 성향이기 때문에 미국 정치인의 이야기를 읽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한국 사위 메릴랜드 주지사 래리 호건'이라는 문구는 광고성을 앞세운 하나의 전략으로 인식하면서도 무슨 연유로 한국 사위를 운운하는가 찾아보게 된다.


거의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스틸 스탠딩>을 읽어가면서 아.. 정치란 이런 것이어야 하는구나. 국민들. 시민들의 앞에서 거대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마인드는 이러해야 하는구나. 온갖 비방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정치 조직에서도 이런 멋진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하는구나라는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된다.


미국의 정치와 한국의 정치는 상당히 다르고, 미국의 주지사라는 위치와 한국 지방 자치제의 위치는 상당히 다르지만, 또한 그들이 추구하는 정치의 색 역시 다르지만, 한 국가, 조직, 지방자치, 또는 사적인 조직을 통틀어 어떤 마인드로, 어떤 시선으로 시대를 바라보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답은 <스틸 스탠딩>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다.


래리 호건은 사실상 정치적 활동이 활발한 집안에서 성장을 했고, 어린 나이부터 정치에 대해 빠른 안목을 갖게 되었던 만큼 뼛속까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공화당, 민주당에 대한 이해는 솔직히 말하면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차치한다. 대신 그가 어떤 시사점을 가지고 정치판에서 신념을 갖고 움직이고 달리고 있는가에 주목하면서 읽어본다면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된다.


래리 호건은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성장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정치를 잘 몰랐던 시절에 인식될 수밖에 없는 세력 간의 정치 행태에 젖어들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래리 호건이 주장하던 '초당파적..."이라는 단어는 무척 새롭고 흥분되게 하는 행동이고 신념이다.

메릴랜드의 터무니없는 세금에 대해 반하는 행동과 그것을 위해 주지사로 나서게 되는 일련의 과정,  그리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검소하고, 진실되게 유권자들과 메릴랜드의 시민들을 만나서 행동하는 모습은 생각지도 않는 여운을 남겨준다.


래리 호건의 부인인 유미 호건과 딸들의 언급은 상당히 놀라운 이야기였다.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이 미국의 개념이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그들의 생활 방식이지만, 어쩌면 이런 래리 호건의 일련적인 의식에서 나오는 결과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래리 호건이라는 사람은 참 진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진국이라는 말이 딱 맞겠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의 정치. 특히 선거전을 앞둔 미국의 정치는 말장난, 인신공격, 어린아이들보다도 못한 유치찬란한 말싸움으로 이루어지는 고집불통의 안하무인격인 그런 존재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미친놈 같은 행태는 정치의 문외한인 필자조차 저거 뭐 하는 행태냐고 비웃을 정도인데 그에 대한 생생한 정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코로나 19로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래리 호건이 보여주는 이슈에 대한 전략적 선택과 무엇을 위해 주지사의 직함의 파워를 제대로 사용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한국 사위'라는 단어에 포함된 한국과 미국 메릴랜드 주의 협력은 이제는 전 세계가 아우르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현시점에서 각국의 정치가들이 어떤 행동을 보여주고 실행하는가를 분명하게 깨우치는 한 예로 볼 수 있다.


<스틸 스탠딩>은 상당히 두꺼운 책이다. 정치인의 삶과 신념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에 굉장히 지루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독자와 다른 신념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다.

정치, 미국, 네거티브라는 것을 떠나서 제대로 된 정치는 무엇인가를 충분히 보여주는 책이다.

더구나 최근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정치판과 리더의 어긋난 정치 신념이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를 충분히 감안하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도 예전에 비해서는 정치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유권자 스스로 무엇이 현재의 이 나라와 지역을 위하게 되는 것인지 현명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래리 호건의 굳건한 신념을 가진 정치인의 등장이 꾸준하고 넓게 지속된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의 미래는 분명 더 좋아질 것이다.


래리 호건이 밝히고 있는 여러 에피소드, 이를테면 래리 호건이 암을 극복하는 이야기라든지, 한국 여자 유미 호건과의 만남과 결혼을 얘기한다던지. 볼티모어 폭동에 대한 대처나 워싱턴의 정치 분열 등등,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여기 서평에서 의미가 없다.

<스틸 스탠딩>을 읽고 진정성 있는 리더십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거나 국가의 직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이 용기 있고 소신 있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을 스스로 느낀다면,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시민과 국민들이 알아본다는 더할 나위 없는 성공이고, 아직도 여전히 서있는 래리 호건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앞에서 우리는 참 힘이 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어떻게든 우리는 이것을 이겨내고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래리 호건같이 올바른 신념을 꿋꿋하게 실천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울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래도 스틸 스탠딩.. 여전히 서 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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