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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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철학과 사장의 주류였던 제자백가 중 하나인 도가는 노자와 장자에 걸쳐 이루어진 사상으로 무위자연을 일컫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가라는 의미는 상당히 심오하지만 현실과 떨어진 사상이 아닌가라는 선입견에 도를 추구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협함도 있다.

복잡한 현대를 살면서 어느 시기부터 '비움' '덜어냄' 또는 '미니멀리즘'이라는 트렌드로 좀 더 단순하고 간결함을 찾고 있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트렌드 속에서도 도가의 '비움'이라는 것 쉽게 매치가 되지 않는 것은 '도가'의 의미를 상당히 추상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장자의 비움공부>에서 말하는 비움을 보자.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되돌아봐야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 쓸데없는 것으로 가득 채우고 있지 않는가라는 점이다. 즉, 채워지기 전의 본연의 마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비움이라고 한다.

좀 더 나아가 비움을 통해서 한 단계 성숙한 인간으로의 성장을 얻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리석은 현대인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비움'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으로 채우고 가꾸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참 어렵다.

나는 아직도 내 속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고, 살면서 공허하다고 하는데 이미 채워져서 내 본연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데?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내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위해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등등의 고민이 덜컥 나선다.

<장자의 비움공부>에서 100편의 관련 옛 글이 있다. 쉽게 풀이가 되어있지만, 그 속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이에 저자는 차분한 글로 독자에게 비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백옥이 안합에게 말하길 '자신의 얕은 재부만 믿고 상대방에게 맛서려 한다면 위태로울 수 있으니 이점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당랑거철, 사마귀가 발을 치켜들고 수레에 대항한다는 고사를 통해서 인간도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을 꼬집는다.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더 강한 상대에게 덤비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역질문에 독자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인간관계를 실패하는 이들은 자신보다는 타인을 탓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역린이 있다. 인간관계가 실패한 경우 자신이 상대방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봄도 좋지 않을까?

재경이 나무를 깎아 북 받침대를 만든 것을 보고 사람들은 신의 솜씨라고 극찬을 한다. 노나라 임금이 어떤 기술로 이를 만들었는가 물어본다. 재경이 말하기를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몸을 단정히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일을 하기 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작하는 것이 몇 번이나 될까? 늘 바쁘고, 시간에 쫓기는 것이 마치 현대의 시간 속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장자는 비움의 하나로 마음을 차분히 하라는 것을 말한다. 삼국지의 뛰어난 전략가인 제갈공명 역시 마음을 차분히 하는 것이 학문의 기본이라고 하였다. 마음을 차분히 하는 것. 요즘 말로 멘탈을 다스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어떤 것을 시작하고 결정하고 마무리를 해야 한다. 내가 시작한 것은 내가 끝내야 하는 것이 맞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정신력이 필수이다. 이 정신력을 강하게 하는 것은 바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됨을 저자는 말한다.

<장자의 비움공부>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주체의 나를 위한 것도 있지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필수인 현대인들에게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삶과 인간, 비즈니스, 관계 등에 충분히 적용하고 응용하는 안목을 갖게 한다.

취업이 안돼서 고민인 독자에게는 요임금이 자주지보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한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준다. 일자리만 있다고 무조건 덤벼서 할 것이 아니라 그 자리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포기할 줄 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나라의 왕을 주겠다고 해도 그것을 거절하는 자주지보의 결정을 보면서 비록 작은 일이고 벌이가 적다고 해도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꾸준히 하다 보면 재능도 발견하고 없는 능력도 생길 것이라 한다.

'비움'이라는 의미가 이렇게 크게 적용되는지를 <장자의 비움공부>를 통해서 알게 된다. 의식적으로 비우자고 하면서 우리는 늘 무언가를 쟁취하려고 하고, 기억하려고 하고 놓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린 것을 의식하게 된다.

나만의 생각으로 나의 비움을 말하자면, 말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자고 말을 하면서도 놓지 못한 욕심에 스스로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나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여전히 벌어야 하고, 여전히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기대를 하게 되고, 여전히 더 많은 재산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심리학 용어를 빗대어 말하자면, 유리창을 깨진 채로 방치했더니 온갖 사고가 일어나지만 유리창만 새것으로 바꾸면 범죄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작은 일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큰 것에 욕심을 내고 있지는 않을까?

큰 사람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한다고 <장자의 비움공부>가 가르쳐주듯이 작은 내 마음의 욕심과 근심과 무조건적인 모방을 비워봄은 어떨까? 그러면 흐릿하던 내 앞날에 대한, 그리고 내 인생에 대한 불확실함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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